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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인간의 경제 활동에 필요한 생산과 소비 및 그로 인한 효과 등을 다루는 학문 분야이다. 경제학에서는 물건의 생산과 분매 그리고 소비 활동을 다루고 있지만, 일반적으로 경제 활동으로 인한 효과와 자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경제학은 눈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고 하겠다. 이에 반해 윤리는 인간이 마땅히 지키거나 행해야 할 도리와 규범을 일컫기에, 동일한 사안이라도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전혀 다른 해석이 가능한 영역이라고 하겠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과 추상적인 가치를 내리는 윤리는 일견 접점을 찾기 어려운 분야인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하겠다.
이제 자본의 영역이 무한 확장되고 있는 시점에 단순히 경제적 효과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이제 경제도 윤리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도래했다고 하겠다. 경제력을 지닌 이들이 그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여 ‘부익부 빈익빈’의 상황이 점차 확대되고 있기에, 일반인들도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단순하게 수치화된 경제 효과를 일방적으로 수긍하지 않게 되었다. ‘윤리 경영’이나 ‘경제생활에서의 윤리’와 같은 표현이 사용되기는 하지만, 무한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그야말로 이론에 불과할 따름이라고 여겨진다. 비록 현실에서는 제대로 적용되기 힘들겠지만, 그나마 경제학 일각에서 ‘윤리와 경제학’의 문제를 학문적으로 다루고자 한다는 점에 최소한의 의미를 두고자 한다.
저자의 서문에 의하면 ‘이 책은 오로지 과학으로서의 경제학, 즉 경제 이론과 윤리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만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전제가 당연히 이론적일 수밖에 없음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리하여 먼저 ‘윤리에 대하여’라는 항목으로 윤리가 지향하는 바에 대해서 서술하고, ‘윤리와 경제 연구’가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논하고 있다. 그리고 이어지는 ‘가치중립성 문제’와 함께 ‘경제적 인간-사회적 인간’의 의미를 천착하고 있다. 다양한 관점에서 경제 현상을 해석하고, 그러한 문제가 어떻게 윤리와 연결되는지를 경제학의 관점에서 논하고 있다.
실상 경제학에서 다루는 수치와 그래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나로서는 이 책에서 설명되는 이론들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결국 윤리와 경제학은 그 추구하는 바가 서로 상반되기에 딜레마의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음을 논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지극히 추상적인 윤리와 당장 현실에서 전개되는 경제학의 대상은 그만큼 거리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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