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문자를 위한 철학’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철학자인 슬라보예 지젝의 비판이론가로서의 면모와 그 사상의 기원, 그리고 동시대 사상가들과의 영향 관계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각각의 항목을 제시하고 대략 한 페이지 분량으로 해당 내용과 그에 걸맞은 그림을 제시하여, 지젝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입문자’들에게 그의 사상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체제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채 100페이지도 되지 않는 분량이지만, 목차만 3페이지에 걸쳐 있을 정도로 상세한 분류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저자는 일단 지젝을 ‘아웃사이더’로 규정하면서 내용을 시작하고 있다. 지젝은 헤겔과 마르크스 등의 영향을 받았으나, 강단에만 머물지 않고 정치적 활동을 추구했으며 비록 고배를 마셨지만 슬로베니아의 대통령 선거에도 나섰던 경력을 들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궁극적으로 그는 정치가는 아닌 철학자로 남았’으며, 그 과정에서 ‘공식적인 학술 환경에서 벗어나 활동한 사실은 그의 철학에 각인되어 있다’는 점을 아웃사이더로서의 특징으로 들고 있다. 그의 사상은 헤겔과 마르크스와 더불어 라캉의 정신분석에 영향을 받얐는데, 1980년대 슬로베니아에서 라캉학파를 설립하기도 했다.
이러한 그의 행적은 정치이론과 영화이론, 그리고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관심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현재의 대중문화에 대해 이론적으로 설명하면서 라캉을 비롯한 헤겔과 마르크스 등의 예시를 통해 사회현상을 해석한다고 평가되고 있다.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그의 사상의 특징과 아울러 그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던 사상 혹은 이론가들의 면면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한 입문서로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된다. 특히 지젝의 이론들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서, 이에 관련된 내용 혹은 인물 등에 대해서 ‘보론’의 형식으로 나란히 제시하고 있는 구성은 독자들의 이해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여겨진다. 비록 이 책을 통해 처음으로 지젝을 접했지만, 앞으로 그의 사상을 이해하는데 유용한 참고서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차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