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혁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설명이 붙은 영화 <흥부>.
처음 제목을 보고서 고전소설 '흥부전'에 대한 재해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의 내용은 소설 '흥부전'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가상의 인물을 설정하여 19세기 세도정치와 민중봉기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소설 '흥부전'은 이야기를 끌어나가기 위한 하나의 장치일 뿐.
조근현 감독의 작품으로, 2017년에 개봉했던 이 영화는 정우(흥부 역)와 김주혁(조혁 역)이 주연을 맡아 19세기 민중봉기를 주도하는 인물들로 설정되어 있다.
영화에서도 흥부와 놀부가 등장하지만, 소설 속의 인물들과는 달리 흥부는 소설가로 등장하면서 당시의 현실을 풍자하는 내용을 소설 '흥부전'을 쓴다는 내용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소설의 구체적인 내용은 등장하지 않지만 '흥부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임은 분명하다 하겠다.
다만 판소리 '흥부가'가 소설로 정착했다는 일반적인 학설과는 달리, 이 작품에서는 소설 흥부전이 창작 소설로 앞서 등장했고 이에 힘입어 판소리로 연행되었다는 다소 낯선 주장이 펼쳐지기도 한다.
아마도 당시 세도정권의 일익을 담당했던 광양(풍양) 조씨와 금산(광산) 김씨 사이의 알력을 그리면서, 광양 조씨의 일원이면서 부모 잃은 아이들을 돌보고 백성들의 정신적 지도자로 존경 받는 '조혁'(故김주혁)을 통해 19세기의 현실을 조명하고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이 영화에서는 특히 김주혁과 정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다만 '흥부전'에 대한 창작 경위는 철저히 감독의 상상력에 기반한 것이라는 것을 명심할 것.(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