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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의 새로운 전략’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결국 ‘논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그것을 어떻게 글쓰기에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일종의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글쓰기의 교재로 활용하기 위해 만든 책이라 하겠는데, ‘논증’을 활용하여 글쓰기를 하는 방법만은 확실하게 안내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말하자면 일종의 ‘학술적 글쓰기’의 교재로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그것을 위해 저자는 ‘생각하고 논증하고 토론하고 글 쓰는 기술을 하나로 통합하여’ 보여주는 내용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시카고대학의 라이팅센터(Writing Center)에서 진행하는 글쓰기 교육의 성과를 토대로 기획되어, 이 책은 대학의 글쓰기 관련 과목의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책의 앞부분에 ‘일관성 있는 글을 쓰는 10단계 체크리스트’가 제시되어, 학문적 글쓰기를 위한 자신의 위치를 점검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목차를 통해서 글쓰기에서 ‘논증’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글에서 논리적인 흐름을 이끌어갈 수 있다고 논하고 있다. 크게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논증이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첫 번째 항목에 배치하고 있다. 글쓰기에서 필자의 시선이 아닌 ‘독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독자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논증을 적절히 활용하여 설득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즉 필자의 논리가 독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게 받아들여지는가 하는 점이 중요하다는 지극힌 평범한 ‘진리’를 각인시켜주고 있다고 하겠다.
이어지는 항목에서는 ‘논증을 전개하는 기술’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사례를 제시하며, 글쓰기의 전략을 설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는가?’를 정확히 규정하고, 독자들을 남득시키기 위해 ‘이유와 근거’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역설한다. 나아가 이에 대한 근거를 나열하면서 필자의 주장에 대한 전제를 제시하고, 그에 따라 제기될 수 있는 독자의 반론까지도 고려하여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단계를 거쳐 ‘논리적 사고에 대한 논리적 분석’ 항목에서는, 글의 논리를 뒷밭침하기 위한 논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각각의 단계마다 적절한 예시를 통한 ‘글쓰기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독자들이 직접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적용해볼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논증의 언어’라는 제목을 통해, 글을 쓸 독자들에게 때 ‘명확하게 간결하게 생생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글속에 ‘감정적 언어’가 남발되면 독자들로부터 설득력을 얻기가 힘들고, 때로는 글쓰는 이조차 ‘논리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경우가 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물론 저자의 ‘감성’이 충분하게 드러나는 내용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좋은 글쓰기 전략이 될 수 있지만, 근거를 갖추지 않은 막연한 비난이나 의도를 파악하기 힘든 비유를 많이 사용하면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음을 주지해야만 할 것이다. 이 책이 에세이와는 다른 학술적 글쓰기의 교재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으며, 목차의 구성이나 전체적인 흐름이 학술적 글쓰기 혹은 논리적 글쓰기에 대한 좋은 교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싶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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