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i hei! 안녕하세요~!
얼마 전까지 미세먼지 때문에 고생들 많으셨지요? 가족들과 한국소식을 매일 접할수록 이 나라가 너무나 부럽네요. 여기저기 유치원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아이들이 마당이나 숲에서 계속 뛰어놀며 크고 있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부럽기 그지없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죄송하지만 오늘은 쓴소리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우리나라 유치원은 영어 유치원부터 시작해서 어린아이때부터 이거저것 가르치느라 바쁜 곳이라면 여기는 그저 친구들과 함께 야외놀이 하는 것이 주요 일과라고 하네요.
한국에서 얼마전에 다큐멘터리에서 다음과 같은 걸 방영했나봅니다.
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1183326
영어, 중국어, 음악, 운동, ..... 학교들어가기전에 배워야하는 거라고 교육전문가(진짜?)라는 사람이 나와서 이야기하는 걸 보고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이렇게 자란 아이들이, 세계 속에서 대단한 리더라도 될까요? 절대로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남과 잘 어울리기, 협력하기일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아요. 남들과 비교해서 '특별한 아이'로 키우려고 하는 한국과 '남들과 너는 다르지 않다. 너는 특별하지 않다'라고 키우는 북유럽은 시민성에서도 국격에서도 그 차이를 보입니다.
제가 유학길에 오르기 전에 유학경험이 있던 친구들이 저에게 하나같이 한 슬픈 경고가 생각이 납니다. '한국인을 조심해라', '한국인과 최대한 멀리 떨어져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왜그런지 물어보니 같이 붙어 다니다가 서로 비교하고 질투하고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물론 이걸 일반화해서 말할 수는 없겠지만, 경쟁에 내몰려왔던 우리이기에 이런 것이 본능처럼 살아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슬프게도요.
그리고 그렇게 살아온 저또한, 여기에서 적응하면서 가장 많이 고쳐야할 점이 '독립된 사람이 되기', '비교하지 않기', 그리고 '협력하기' 였습니다. 스스로 많이 노력하고 있답니다.
좀 슬픈 이야기부터 해서 죄송합니다. 화제를 바꿔서 여희숙 선생님께서 요청하신 도서관 전경에대해 간략히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1. 오슬로의 도서관
(1) 오슬로대학교 블린데른 캠퍼스 메인도서관
구석구석 예쁜 곳이 많은데, 사람이 있을 때, 카메라를 들이댈 수가 없어서 멸로 못찍었습니다. 다음에 꼭 아침 일~찍 가서 다시 찍어올리겠습니다. 여기는 제가 있는 블린데른캠퍼스의 메인(사회과학)도서관 입니다. 책을 보는 공간은 여러가지 모양의 쇼파, 책상과 스탠드가 멋지게 있어서 공부할맛이 제대로 납니다. 게다가 공연과 전시, 강연이 열리고 있습니다. 물론 학생뿐 아니라 모든 지역주민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1층 로비에서는 매주 한번씩 이런 클래식 공연도 있답니다 ^^
공짜 커피와 와플도 먹을 수 있었어요.
특히 1층은 사람들이 대화도 하고, 강연과 전시도 하는 곳이라 조용하지 않습니다. 조용하게 시간을 보낼 사람을 위해 마련된 귀마개는 공짜로 쓸 수 있답니다. 신기하지요? ^^
조용히 공부하길 원하는 사람은 2,3,4층을 이용하면 됩니다.
저기 멀리 보이는 쇼파처럼 되어있는 곳은 다리를 쭉 뻗고 앉아도 되는 곳이에요. 다음에 더 자세히 나온 사진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사진은 처음 도서관을 간 날 마치 저를 마중이라도 나온 듯 한국어 소설책이 반납 북카트에 놓여 있더라구요. 바리데기와 날개, 정말 반가웠습니다.
메인 라이브러리의 야경은 참 멋져요.
+
저는 메인 도서관에서보다는 교육학과 건물 안에 독서실에서 공부를 하곤 합니다.
사람이 별로 없어서 조용하네요 ^^
자판기 커피 한잔에 15 크로네 (= 2200원 정도...;;)
(2) 오슬로 국립도서관
오슬로 시내에 큰 도서관 하나가 있습니다. 예전에 찍어두어서 보여드릴 수 있게되었네요. 오슬로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드나들던 도서관인데요, 외관이 참 멋지지요?
이 당시만 하더라도 입학전이라 아무것도 안하고 사람들 공부하는 것만 훔쳐(?)보고만 있었습니다.
그밖에 멋진 성당, 도서관을 만나게 되면 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2. 식료품
각오는 하고 왔지만 가장 큰 걱정이 높은 물가였습니다. 실제로 엄청나게 비싸더군요! 왜 이 나라에서 도시락문화가 발달했는지, 왜 그럴수밖에 없는지 알게되었습니다. 음식점에서 식사를하는 건 저로서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한끼에 3만원정도는 각오해야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런데, 식료품은 의외로 저렴하게 구할 수 있습니다. 오슬로에서 오슬로같지 않은 풍경을 보이는 곳이 한군데 있습니다. 바로 그론란드(Grønland) 입니다. 이 곳은 파키스탄, 인도 음식점, 아시안 마켓처럼 이민자들이 차린 식당들과 상점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무척 저렴하지요.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이곳에와서 장을봅니다. 주말에도 문을 여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매일 아침 도시락을 쌉니다..
그론란드 마켓
현재 환율은 곱하기 144정도입니다.
채소를 골라 담으면 한 종류당 20크로네를 넘기지 않습니다.
두손 가득 사도 3만원이 안 넘었던 기억이 납니다.
한인 마트는 없지만, 태국사람이 운영하는 아시안마켓이 있어서 가끔 갑니다. 여기에 반가운 음식들이 참 많아요.
불닭볶음면 하나에 35크로네. 5000원이 넘네요 ^^;
노르웨이에서 유명한 라면 Mr. Lee 라면 입니다. 라면사업에 성공한 사람이 한국인입니다. 얼마전에 TV에도 나왔었네요.
자수성가한 사업가 이철호씨
맛은 하나도 안매운 우리나라 라면 맛입니다. ^-^
3. 플랫메이트들과 밀크티파티
밤중에 기숙사 친구들과 수다떨다가 갑자기 밀크티 파티를 벌였습니다. 중국인 친구들이 차를 잘 만드네요~! ^^ 역시!
4. 한 밤의 클래식 콘서트
왕궁 앞에서 무료 클래식 콘서트가 열렸습니다. 같은 과 친구들과 함께 놀러갔습니다. 이런 멋진 무료 야외 콘서트가 열리는 이 나라, 그리고 이런 행사 때마다 사람들의 호응도가 높네요.
이야깃거리를 찾다보니 옛날 이야기도 꺼내게 됩니다. 지금은 과제에 절어있네요. 저번에 말씀드려서 아시겠지만 한 학기에 2000페이지를 읽어내야하고 숙제와 과제도 엄청납니다. 엊그제는 처음으로 그룹 프레젠테이션을 하게되었는데, 어찌나 떨리던지, 앞에서 말하는데 식은땀이 주륵, 손도 덜덜 떨었네요.;^^
예전에 배웠던 교육사회학 이론들을 한번씩 훑으니 재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세계화와 각 나라의 교육의 관계, 그리고 비교교육연구란 무엇인지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이제는 소논문으로 첫 번째 과목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식적으로 아는 것이 많더라도 언어의 장벽이 높아서 정말로 힘듭니다. 게다가 제가 찾으려고 하는 연구물이 한국에는 별로 없네요.. 언어제국주의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됩니다. 혹자는 곧 번역기가 발명이 될거라며 영어를 배울 필요 없다고 하는데요,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그렇게 되면 지식 수요자는 될 수 있지만 생산자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제가 아무리 아는게 많아도 언어문제로 남들을 설득할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무엇이 옳은 길인지 고민해야할 것 같아요.
오늘은 좀 어두운 이야기로 시작해서 어두운이야기로 끝나는 느낌이네요 ^^:;
그래도 우리나라는 정말 적응력과 변화가 빠른 나라, 다이나믹 코리아! 함께 옳은 방향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으쌰으쌰 하면 정말 빨리 변화할 수 있는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촛불시민이 아니겠습니까. ^^
모두들 건강하시고요! 또 뵙겠습니다!
하데브라~! Ha det bra!
삭제된 댓글 입니다.
송이샘 포도농장에 가셨군요~! 저도 여기 오기 전에 봉지싸러 간적이 있어요. 제가 씌운 포도들이 맛있게 익어갔다니 저도 너무 뿌듯하네요! ㅎㅎ
여긴 정말로 아이들 키우기에 딱인 곳인것 같아요. 게다가 한국과 다르게 항생제 처방도 절대로 안하고요. 불편한점이 있다면 병원에 가더라도 왠만한 병은 스스로 나으라는 거여서 힘들 때도 있다고 합니다 ;;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이 그립습니다. 만끽하시기를바랍니다~ ^^
[우리는 미래에 조금 먼저 도착했습니다]에서 노르딕 방식의 교훈과 통찰을 말하는데.....
현지에서 보고 느낀 준희샘 글을 접하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오늘도 생각을 살살 해가면서 글을 읽습니다, 읽고 또 읽고.....
준희샘 마음 근처에 가 닿는 것 같습니다.
우야동, 전 오슬로국립도서관에 가겠습니다, 멀지 않은 때!(노오력하겠어요)
우리의 미래가 이방향이라면 좋겠네요. 저절로 이런 사회가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
물론 이 나라가 완벽하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만 배울점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엊그제 대사님 초청에 관저에 저녁식사를 한 적이 있어서 그 때 들었던 이야기인데요, 노르웨이가 유럽 국가 중 가장 가난 했을 때부터 가난한 나라를 돕는 데 앞장섰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정말 대단하지요?
하지만 여기도 천천히, 서서히 자본주의에 물들어가고 있기도 합니다.
공부하기도 바쁠텐데요
장문의 글로
멋진곳을 소개해 주시고
고마워요^^
감사합니다~ 제가 여행을 온 입장이었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더 많은 것을 소개해드렸을 텐데.. 그렇지 못해서 죄송할 뿐 ^^:;
아... 너무 재밌다...
임준희... 이 순간 가장 부러운 사람...
근데 유학 끝나고 한국에서 다시 적응할 스 있겠니? ㅎㅎㅎ
메리 추석!^^
ㅎㅎ실제 생활은 도서관에서 온종일 앉아있는 것이 대부분이에요 ㅎㅎ
송이언니도 즐거운 한가위, 가을방학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