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10분 정차하기 편한 곳에서 희정님를 만났다. 희정님은 정주님을 태우러 씩씩하게 달린다. 이번 여행에 우리의 발이 되어 주고자 선듯 허락했다... 나는 오랜만에 문학기행에 참여한다.
고성에 천재지변으로 큰 산불이 났다. 마음도 아프고 죄 진듯 좌불안석이다. 왜 하필 기행 바로 전에 불이 났을까? 나는 양심도 철도 없는 넉두리로 주절거려 보기도 한다. 밤새 불이 빨리 잡히길 조바심으로 기다렸다. 여행을 연기를 해야 하나 생각도 해 보았다. 여러 이유를 달아서라도 가고싶다. 이기적으로 돌변한 나를 본다.
구들마루에서 내린천휴계소로 마중겸 나오신 교수님은 치장도 뒤로 한 채 우릴 맞이 해 주셨다. 지영님과 동승한 미희님 덕은님이 도착한다. 두어시간전에 딛고 있던 도시의 숨결은 우람한 산천아래서 잡스런 생각은 사글히 사라진다.
신흥사입구에 들어서니 분지처럼 넓고 설악이란 이름맘큼 덩치큰 산들이 병풍처럼 있고 안쪽으로 절이 조용히 자리하고 평화로워 보였다. 산들은 아직 칙칙하고 푸석한 머리카락처럼 엉성한 나무들이 산 아래에 꽃들의 아우성에 기운을 내려는 듯 하다.
절로 들어가는 도중에 권금성을 오르는 케이블카가 있었다. 교수님은 이곳이 늘 분벼서 포기한 코스라 하셨다. 운이 좋았던지 대기줄이 널널하다. 내려다 보이는 전경은 예전 기억을 잊은 채 처음본 듯 새롭다. 권금성에서 울산바위 뒷자락을 이웃하고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 든든해 보인다.
전망대에서는 케이블시설때문에 울산바위가 온전히 보이질 않는다. 우리는 시원하게 보고자 교수님과 권금성으로 오른다. 정상은 설악의 한면을 꽉 채우고 있었고 우리는 자연에 대해 경의를 표할 수 밖에 없었다. 울산바위는 여기서도 몸을 온전히 내주지 않아 교수님의 속을 태웠지만 우린 남은 절경을 보고 담는걸로 충분히 만족했다.
절 입구는 활짝 피어난 벗꽃과 연녹색의 아기새순들이 고즈넉함을 더 자아낸다. 절에 구석진 곳에는 법종이 깊은 유례를 자랑하고 있고 부처님의 자비가 살아 있는 듯 평온함이 깃들어 보이는 내부가 편안하게 느껴진다. 신흥사는 가야 김수로왕 창건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고도 한다.
좀 늦은 점심을 동해바다의 자연산 활어로 하고 65년만에 오픈한 곳이라고하는 외옹치항 둘레길을 여유부리며 걷는다. 도시에만 있음직한 뿌연미세먼지가 수평선에 끝은 볼 수 없다.
우리는 살둔산장으로 가는 길에 양양고지에서 기념샷을 하고 닭백숙집에 도착한다. 작년에 엄나무 새순짱아지에 빠져 피부발진으로 고생했었다. 그 두려움을 눈치빠른 주인장은 해독제를 내게 주었다. 변함없는 맛에 감탄을 하고 주인의 넉넉함에 남은 백숙은 포장해 왔다.
살둔산장이 변함없이 우릴 반긴다. 인연의 힘이 서먹함을 없애준다. 덕은님의 애정스런 준비와 지영님이 세심히 준비한 멋진 와인잔은 투명하고 맑았다. 모두 와인을 한 잔씩하고 볼에는 홍조를 띄우고 있다. 미희님에 넉살 ''교.수.님!~'' 이 웃음 자아 내고 교수님은 ''미.희.님!~'' 으로 받아치는 홍천의 변화가 왔다. 와인 잔의 소리는 산속에 깊은 밤으로 퍼져나간다.
이른새벽 희정님은 긴 여행을 홀로 갈 딸아이를 위해 미사를 드리고 왔다. 교수님내림커피향은 눈껍도 떼지 않은 아침를 깨웠고 와인잔에 커피맛은 여기서만이 느끼는 맛이 되어주었고 우린 긴시간 아침을 즐겼다.
주인장없는 살둔산장을 두고 서운 했지만 구들마루의 설레임도 있었기에 훌쩍 떠나기 쉬웠다. 구들마루는 교수님께서 긴 시간동안 찾아 자리한 곳이고 손수 집을 짖어다고 하셨다. 항상 기운이 달려 보였던 울 교수님이 집을 지셨다니?.....평소의 교수님의 대한 믿음이 크지 않았다면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대와 빨리보고 싶었다.
나즈막한 단층집 내부에 눌림벽이 예술이다. 자연 무늬결은 시간이 만들어 내는 나이테와 비슷하다. 세련미도 함께 했다. 교수님은 스스로의 칭찬을 가차없이 하시는게 과하다 싶었는데 직접보니 충분이 공감하고 확인할 수 있어 교수님을 다시 보게 된다. 구들이 놓인 황토방은 순전히 혼자 해 냈다고 하셨다. 그 방은 치유의방이다. 갖고 싶은 방이다. 구들마루에서의 생건반과 합류가 새롭고 반가웠다. 교수님의 형님인권정기선생님의 건강에 대한 강의 함케 듣는 것 또한 특별했고 내게는 행운의 시간이였다.
덕은님은 어찌 알았을까? 푸짐히 꽃들을 준비 해 왔다. 생건반과 문학반이 정성스럽게 심어 흔적을 남긴다. 깊은 골짜기에 녹음이 거두워 질때가 되면 다시 가고 싶을 것 같다.
종임님 글은 언제나 따스해서 읽을때마다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문학반이 제 인생의 든든한 배경이고 힘의 원천입니다.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삶의 축복이 아닐까? 산으로 들로 벗어날줄 모르는 사람이 문학기행만큼은 기를 쓰고 가는 이유인듯 합니다. 그 때의 행복이 살아나는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첫댓글 여행은 설렘이고 치유고 추억이다 소확행이 겸손한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문학기행은 언제나 내게 큰 즐거움이며 대확행이다
종임님 감사합니다~~
미희님!...
그냥 좋습니다.♡♡
종임님 글은 언제나 따스해서 읽을때마다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문학반이 제 인생의 든든한 배경이고 힘의 원천입니다. 함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함께 느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삶의 축복이 아닐까? 산으로 들로 벗어날줄 모르는 사람이 문학기행만큼은 기를 쓰고 가는 이유인듯 합니다. 그 때의 행복이 살아나는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늘~애써 주심에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