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비는 보들보들해서 좋더라
는개비는 마른 낙엽같은 얼굴, 얼굴들 살짝 적혀 주어 좋더라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은 괜시리 기분 좋더라
보슬비는 보석가루를 뿌려 주는 듯하여 좋더라
부슬비는 레인 코트와 멋지게 어울려 좋더라
가랑비는 가랑 가랑 이쁘게 내려 좋더라.
싸락비는 간질럼쟁이라 좋고
작달비는 속이 션하게 풀려 좋고
여우비는 진짜 여우 같아 좋고
소낙비는 메마른 대지를 흠뻑 적혀 주어 좋고
도둑 비는 세상 도둑 중에 젤루 반가워서 좋고
궂은 비 내리는 날, 그야말로 옛날식 다방에 앉아~
찬비는 기분좋게 차가워서
밤비는 나를 울리기도 하고
단비는 오래된 내 닉네임이라서 좋아라
그렇게, 이렇게, 요렇게, 나는 모든 비를 좋아합니다.
지금도 질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하지만
살아있는 생명을 앗아가는 빗님은 안 반긴다고 하늘에 대고 협박을 합니다.
어쩌면 비를 좋아하지 않게 될지도 모른다고.
비가 오면, 되도 않는 생각으로 비 오는 날에 수채화를 내 맘대로 그려 봅니다.
첫댓글 와~
비의 종류가 이리 많나요~
저도 이 모든 비들을
사랑하지요.
폭우와 홍수는 별로지만.
한국어의 표현은 정말 무궁무진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국을 더욱 사랑하는지도 모르지요.ㅎㅎ
위연실님이 좋다니
나도 덩달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