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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즘’은 제1차 세계 대전 후 이탈리아의 무솔리니가 조직한 파시스트당을 중심으로 형성된 정치적 이념을 지칭한 것으로, 대개 모든 국가주의적 전체주의 체제나 그것을 기반으로 한 정부 형태를 가리킨다. 이 책은 근대성의 문제에서 ‘민족/국가’라는 주제를 중심에 다루면서, 그것을 ‘파시즘’의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한다. 근.현대사의 제반 문제를 논하면서 그러한 문제에 대한 정치한 분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을 제기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그러나 대체로 현대문학 논문들이 지닌 이론에 대한 현학적 나열이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 역시 정작 작품 분석이나 해석에 대한 서술은 매우 소략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이론에 대한 소개가 주를 이루다 보니, 여전히 논문들을 읽으면서 서술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 공감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이론에 대한 설명에 걸맞은 작품 분석과 그에 대한 해석이 더해졌다면 독자로 하여금 설득력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다른 한편으로는 파시즘에 대한 다양한 해석을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었다. 내용 중에서 남북한 문학 작품의 전체성에 대한 논의는 새롭긴 했지만, 치밀한 분석이 뒤따르지 않아 다소 자의적이란 판단이 들기도 했다. 개인적으로는 논문들에서 전반적으로 지나치게 현학적인 표현이 강했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논하고자 하는 본질에 도달하지 못하고 피상적인 검토에 머물고 있다고 여겨졌다. 문학을 통하여 우리 시대의 전체주의적인 특성을 고찰하고자 한 의도는 좋았다고 하겠으나, 그것이 논문들에 적절하게 적용되었는가에 대해서는 그리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없을 것 같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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