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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제목처럼 나는 ‘어디서 살고 싶은가’를 가만히 생각해 보았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번잡한 도시나 아파트보다는 한적한 외곽이나 주택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은 아파트가 표준적인 삶을 제공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다. 공간이 있으면 가급적 높은 건물을 짓고, 그 속에서 다양한 편의시실을 갖추고 보다 적게 움직이는 삶을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의 교통과 주거 조건은 다른 의미에서 보자면 또 다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교통정체를 유발하는 도로 조건과 환경오염, 그리고 도시의 복사열로 인해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더 높게 치솟는 온도 등등. 이미 사람들의 삶이 그러한 조건에 맞추어져 있다면, 도시의 환경과 삶의 여건을 개ㅑ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가 살고 싶은 곳이 기준을 바꾸다’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에서는 살고 싶은 도시의 모습을 상상하고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을 물론이고, 도시의 삶과 건축을 인문적 시각에서 다양한 정보와 결합시켜 서술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특히 앞부분에 위치한 학교 건축에 대한 제안은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하였다. 저층의 학교 건물을 지어야 하는 이유는 그야말로 우리 아이들의 교육 환경과 건강을 위해서 반드시 귀를 기울여야 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이밖에도 건축의 역사와 더불어 자연적 환경에 맞추어 그 형태와 용도가 정해지는 과정에 대한 서술도 눈길을 끌었다.
결국 자연적 요인은 물론이고 사회적 환경과 문화적 요인에 따라 건축물의 위치와 형태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건축물을 창의적 관점에서 바라보느냐, 혹은 대중적 시선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도 하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건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형성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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