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_구수영/시인
디카시_김법정/시인
골다공증
자식에게 다 주고
선물처럼 남은
그래도 더 주고 싶은
_ 김법정
<해설>
요즘 친구들과 부모님 이야기를 나눠보면 건강하게 잘 지낸다는 분이 거의 없다.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무릎관절 때문에 못 걷는 어머니,
치매가 깊어진 어머니에 고관절이 괴사된 어머니,
황반 변성으로 시각장애 어머니도 있다.
이제 팔십 대 중반의 어머니를 둔 우리의 결론은
건강관리 잘해 자식에게 폐가 되지 말자는 말인데 우리 부모님인들 그렇게 되고 싶었겠나?
오늘 디카시 ‘골다공증’은 시인이 숲길 트레킹 중 만난 고사목에 붙어사는 버섯을 포착했다.
나는 사진과 언술에 공감을 하면서도 한편 우리는 왜 가슴 아프고 고통스러운 사물에서 늘
부모님을 떠올리는 것일까?
피는 꽃보다는 지는 꽃, 넘실거리는 바다보다는 말라가는 강줄기가 내 부모의 모습과 환치된다.
골다공증은 잘 알다시피 뼛속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병이다.
우리 몸을 만들고 있는 뼈대가 약해지니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니겠는가?
젊어서는 살림을 일구고 자식을 키우느라 당신들 몸을 돌아볼 틈이 없었던 가난했던 부모님,
갖가지 질병 앞에 노출된 그분들의 서러운 노년을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도 고통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며칠 전 문득 20대 MZ 세대인 딸에게 무엇을 보면 엄마 아빠 생각이 나냐고 물었다.
정원이 예쁜 곳에 가면 엄마 생각나고,
횟집 앞 수족관 보면 아빠 생각이 난다고 했다.
디지털 시대는 분명 젊은 사람들이 앞서가나 디카시는 남녀노소의 구분이 없다.
오히려 삶의 관조가 깊이 베여있는 어른의 디카시 한 편은 어떤 긴 문장의 글보다 울림이 크다.
삶의 현장 또는 자연의 현상에서 마주친 소재들이 날로 확장되고 있다.
디카시는 문학과 삶이 따로 떨어져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당신과 함께 걷고 있다.
김법정 시인 이력
* 충남 당진 출생
* 시사모, 한국디카시학회 운영위원
* 서울디카시아카데미 수료(2기)
* ‘동인지’ 외 공저
구수영 시인 이력
* 2018년 계간 ‘시와편견’에 신달자 시인 추천 등단
* 시집 ‘나무는 하느님이다’, ‘흙의 연대기’
* 동인지 ‘베라, 나는 아직도 울지 않네’ 외 다수
* 시사모, 한국디카시인모임 운영위원
* 시편 작가회 회원
* 제1회 ‘한국자유시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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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경남도민신문(http://www.gn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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