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춘천 동내 초등학교)를 다녀와서-
드름산 건너편 산 아래, 신작로로 뽀얀 먼지 일으키며 서울로 가는 차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며 꿈을 키우던 유년기 모교 동내 초등학교 총동문회 체육대회가 손짓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운동장 에워싸고 늘어선 아름드리 벚나무들-. 비만 오면 전교생들은 까만 벗찌를 주워 먹으며 절대빈곤시절 허기진 배를 채워주던 유년기 시절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점심 시간이면 학교 뒷산에 올라 싸릿가지로 나무젓가락 만들어 꽁보리밥 도시락 먹고 나무 타고 놀던 때와, 우유가루 분배받고 옥수수 빵 숙직실에서 배급 타 먹던 시절도 잊지 못한다.
인분 퇴비 채 마르기 전에 캐먹던 뚱딴지며, 빨간 감자, 무 캐먹고 민원이 들어와 그 밭으로 다니는 학생 모두 교장실에서 회초리로 달똥같은 눈물이 나도록 많이 맞던 유년기의 추억이여!
집집마다 이엉과 연료 장작을 납부하던 동절기 시절도 추억의 손잡이가 된다.
편모 슬하라 뒤늦게 오조밥이 되도록 갈라진 장작을 지고 학교에 오신 큰형보다 정갈히 가른 장작을 한 강지 지고 오신 일찍 납부하신 창모 아버님이 꽤나 부러웠지만, 네가 가져온 장작이 훨씬 잘 탄다고 등을 다독여 주시던 선생님 말씀을 평생 잊지 못한다.
당시 어린 마음에 부의 상징으로 부러워했던 대상들은 무엇인가? 우산, 특히 헝겊우산, 운동화, 가방, 계란 후라이, 이밥 등-. 비가 오면 자루를 접어 쓰고 어깨 한쪽을 내주던 유년기였다. 5학년까지 까만 쫄쫄이 바지를 입고 다녔으나 어찌나 창피하였던지-. 모두들 입은 옷이 얇아 동절기 때 타종만 치면 달려 나와 남향 벽을 서로 차지하여 해바라기 하던 때를 어찌 잊으리오.
그 후, 행운유수는 추억을 살라먹는 괴물을 등장시켰다.
동서 유일한 교통로인 착내고개를 넘으며 봄이면 길섶 패랭이 꽃을 따고, 산딸기 따먹고 새집을 맞고, 진달래 먹고, 제비쑥 뜯던 등하굣길의 추억들-. 여름이며 주인이 막을 떠난 참외밭을 서성이며 덜 익은 참외를 줍고,신트랑 고갯길 나무 아래서 옛날 이야기하던 등하교 곳곳이 칠전동 골프장 괴물에게 영원히 실종되어 너무 원망스럽다.
그래도 아직까지 생존해 보살펴 주신 은사님들 은혜 무엇으로 갚아 오리까? 이제 조강지처 같은 모교도 드름산 아래 수많은 군단의 아파트를 주위에 거느리고 새로운 변신으로 새 역사에 앞장서며, 솟발이, 아래 착내, 옷바위, 자라오, 팔미리, 송암리, 칠전리 모두 추억을 소중히 간직하며 어디서 무엇을 하든지 출신들에게 추억의 양식들을 듬뿍 안겨 활기찬 내일의 활력소가 된다.
추억은 아름답다. 유년기 추억은 더욱 진홍빛이다. (끝)
첫댓글 럭비공님이 쓰신글이 바로 나의 유년시절을 옮겨놓은듯해서 다시한번 회상해 봅니다..
글구보니 울 동창 말숙이 아녀고무신 거꾸로 신고 야밤 도주 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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뚱딴지라 하는것은 일명 돼지감자 라고도 불렀는데 생강 비슷 하게 생겼고 대궁과 꽃은 해바라기 비슷한 야생 감자라 보시면 될겁니다.맛은 야콘과 비슷하죠.어렸을적 즐겨 먹던 간식 이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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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많이 울었으면 지금쯤 중년 가수가 되셨어야 하는데...논어 맹자 대학 중용 사서삼경을 일찌기 통달 하셨군요.전 서당에서 천자문 배운 기억 밖에요...
조신하게 학교다닌 기억뿐 1학년담임선생님은얼굴이 동그랗던..2학년때 선생님이 개량한복비슷하게..입고다니신 것같아요. 3학년때 선생님은 캐나다로이민가시고...4학년때뚱뚱했던남자선생님 5학년때 여자선생님과 실습시간화채해먹던생각나고..6학년때 담임 선생님 남자분....10여년전경기도어느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되셨던지금은건강하신가글고선생님아들하고초등학교동창.이런생각들뿐입니다. 큰오빠가있어선가 제겐 어려웠던시절이 없었던것같아요. 오빠 결혼 하기전까진(파월장병)나와서 저5학년때 결혼했고 ..
조신하게 핵굘 다니셨기에 영혼이 맑은겁니다.제 버릇은 여든까지 갑니다..에효~
초등학교 동창모임에 갔더니,,,다른 친구들이 저를 보고 하는말이 "넌 더 작아진거 같아~~" 헐~~~~~~~지금키가 6학년때 키거든요~~~~그때 그애들보다 컸는데 지금은 더 작아서리~~~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