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박물관하면 서울 근교엔 박정희 대통령이 즐겨 찾았다는 배다리 술박물관이 있고
일동 가는 쪽 포천군 화현면에 배상면 주가의 산사원이 있습니다.
산사원은 이곳과 양재동에도 분원이 있습니다. 저는 일동 용암천에 갔다오며 가끔
들리는 곳입니다. 산사원은 위의 그림처럼 오른쪽 아래 술박물관이 있고 가운데
田자 모양의 옥외 저장공간 오른쪽 위의 한옥군으로 크게 나뉩니다.

오랫만에 가보니 전시실 공간배치가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세시줍니다.

망치로 깨먹도록 포장된 <오매락 퍽!>이라는 술입니다.
기념할 일이 있을 때 샴페인 터뜨리듯이 망치로 퍽 깨뜨리는 것도 재미있겠습니다.
망치는 기념으로 남겨 두었다가 부부싸움할 때?

술독에 술이 발효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던 방은 배상면씨가 생전 기록한 일기장
형식의 노트를 확대해 붙여 놓았고 각종 책들과 책상 집기류가 전시돼있습니다.
각종 설비에 대한 자작도면과 실험 결과 등에 대한 기록들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록을 잘하지 않지요? 저런 기록들을 보며 배상면이라는 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던 차에 위와 같은 메모를 보게 되었습니다.
-----
좋은 식품의 조건
1.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식품첨가물의 안전추구
]2. 부당한 표시는 완전 배제
3. 화학조미료로 손쉬운 맛내기를 하지 않고 원재료와 기술로 아름다운 맛을 창조한다.
4. 품질에 알맞는 타당한 가격을 산출한다. 등 등
과학자이며 기업가이며 게다가 이상주의자이기까지 ... 감탄을 금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저 백세주 하나로 알려져 술장사나 하는 기업 정도로만 알았는데
그 저변엔 이런 분이 있어 피나는 노력과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니...

박물관은 2천원의 입장료를 받습니다. 그리고 작은 유리 술잔과 <대포>
미니에이처를 하나씩 주고 방 한가운데 마련한 시음대에서 각자 맛보고픈
술을 따라 시음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양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좀체로 이곳을 떠나지 못합니다.


우리나라 전통주 지도 - 전통술이 이렇게 많았습니까?

술은 달처럼 차고, 달만큼 따뜻합니다.....카~~

술을 빚어볼 수 있는 실습실.

이 묘하게 생긴 회랑은 세월랑이라 이름 붙였는데 해인사 불탑이 있는 마당의
법계도 만(卍)자의 형태로 설계되었고, 이 야외에서 1년간 숙성과정을 거친다 합니다.


세월랑에서 건너편 우곡루가 보입니다.

우곡루 곁의 포석정을 본뜬 유상곡수로 물은 소쇄원처럼 개울물이
담장 밑으로 흘러 들도록 만들었습니다.

자, 정말 명당자리 입니다. 우곡루에 올라서면 멀리 수려한 운악산이
한폭의 동양화처럼 한눈에 들어 옵니다.

자신이 즐겨하는 일에 흠뻑 빠져 살다 세상을 마치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세월랑, 우곡루, 유상곡수, 자성재, 부안당, 취선각이 배치된 산책로를 걸으며
오로지 이익만을 쫒는 장사치의 얄팍한 상술이 아니라
낭만주의자의 이상이 구현된 여유로움 속에서 깊어가는 가을을 느낍니다.

베어스타운 근처 김치말이국수집.

쫄깃한 국수가닥과 시원한 김치국물이 잘 어우러지는 국수.
한 점의 편육과 갈은 두부가 맛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산사원 홈피 http://www.sansawon.co.kr/index.asp )

닥다리 블로그
http://blog.daum.net/fotomani
첫댓글 배상면 주가 산사원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시원한 김치말이 국수로 마무리 ??
양평 근방에 '죽여주는' 무슨 국수라는 집이 있어 이집도 그러려니 했는데
정말 맛이 있네요.
배상면, 이 분은 술의 장인이라고 할만한 분이고
자녀들도 가업을 이어받아서 술 회사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큰 아들은 국순당-백세주, 국순당막걸리...
작은 아들은 배상면주가-산사춘,느린마을막걸리...
딸은 부자막걸리...
작은 아들이 아이디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느 분야든 이런 분들이 많아져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