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6월 07일 금요일
[ (백)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 성화의 날) ]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은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공경하며 그 마음을 본받고자 하는 날이다. 이 대축일은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다음 금요일에 지내는데, 예수 성심이 성체성사와 아주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예수 성심에 대한 공경은 중세 때 시작하여 점차 보편화되었다. 1856년 비오 9세 교황 때 교회의 전례력에 도입되었으며,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대축일로 지내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에 따라, 1995년부터 해마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에 ‘사제 성화의 날’을 지내고 있다. 이날은 사제들이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 선포의 직무를 더욱 훌륭히 수행하는 가운데 완전한 성덕으로 나아가고자 다짐하는 날이다. 또한 교회의 모든 사람이 사제직의 존귀함을 깨닫고 사제들의 성화를 위하여 기도와 희생을 바치는 날이기도 하다.
오늘의 전례
오늘은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이며 사제 성화의 날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의 피로 우리를 의롭게 하십니다. 사제들이,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하나를 찾고자 애쓰시는 예수님의 성심을 닮은 착한 목자가 되도록 기도합시다.
입당송
시편 33(32),11.19 참조
주님의 마음속 계획은 대대로 이어지네. 죽음에서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먹여 살리시네.
본기도
전능하신 하느님,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성심을 통하여 저희에게 베푸신 놀라운 사랑을 기리며 기뻐하오니 이 사랑의 샘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은총을 언제나 가득히 받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또는>
하느님, 저희 죄 때문에 상처를 입으신 아드님의 성심을 보시고 저희에게 무한한 사랑을 인자로이 베푸시니 저희가 그 성심을 정성을 다하여 공경하며 마땅한 속죄의 제사를 드리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
제1독서
<내 마음이 미어진다.>
▥ 호세아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11,1.3-4.8ㅁ-9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1 “이스라엘이 아이였을 때에 나는 그를 사랑하여, 나의 그 아들을 이집트에서 불러내었다.
3 내가 에프라임에게 걸음마를 가르쳐 주고 내 팔로 안아 주었지만, 그들은 내가 자기들의 병을 고쳐 준 줄을 알지 못하였다. 4 나는 인정의 끈으로, 사랑의 줄로 그들을 끌어당겼으며, 젖먹이처럼 들어 올려 볼을 비비고, 몸을 굽혀 먹여 주었다.
8 내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른다. 9 나는 타오르는 내 분노대로 행동하지 않고, 에프라임을 다시는 멸망시키지 않으리라. 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다. 나는 네 가운데에 있는 ‘거룩한 이’, 분노를 터뜨리며 너에게 다가가지 않으리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화답송
이사 12,2-3.4ㄴㄷㄹ.5-6(◎ 3)
◎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보라, 내 구원의 하느님. 나는 믿기에 두려워하지 않네. 주님은 나의 힘, 나의 굳셈. 나를 구원해 주셨네.” 너희는 기뻐하며 구원의 샘에서 물을 길으리라. ◎
○ 주님을 찬송하여라. 그 이름 높이 불러라. 그분 업적을 민족들에게 알리고, 높으신 그 이름을 선포하여라. ◎
○ 위업을 이루신 주님을 찬양하여라. 그분이 하신 일 온 세상에 알려라. 시온 사람들아, 기뻐하며 외쳐라. 이스라엘의 거룩하신 분, 너희 가운데 계신 분은 위대하시다. ◎
제2독서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소서.>
▥ 사도 바오로의 에페소서 말씀입니다. 3,8-12.14-19
형제 여러분, 8 모든 성도들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것없는 나에게 은총을 주시어, 그리스도의 헤아릴 수 없는 풍요를 다른 민족들에게 전하고, 9 과거의 모든 시대에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 안에 감추어져 있던 그 신비의 계획이 어떠한 것인지 모든 사람에게 밝혀 주게 하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이제는 하늘에 있는 권세와 권력들에게도 교회를 통하여 하느님의 매우 다양한 지혜가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11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이루신 영원한 계획에 따른 것입니다. 12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그분에 대한 믿음으로, 확신을 가지고 하느님께 담대히 나아갈 수 있습니다.
14 이 때문에, 나는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15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종족이 아버지에게서 이름을 받습니다.
16 아버지께서 당신의 풍성한 영광에 따라 성령을 통하여 여러분의 내적 인간이 당신 힘으로 굳세어지게 하시고, 17 여러분의 믿음을 통하여 그리스도께서 여러분의 마음 안에 사시게 하시며, 여러분이 사랑에 뿌리를 내리고 그것을 기초로 삼게 하시기를 빕니다.
18 그리하여 여러분이 모든 성도와 함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19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이렇게 하여 여러분이 하느님의 온갖 충만하심으로 충만하게 되기를 빕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환호송
마태 11,29 참조
◎ 알렐루야.
○ 주님이 말씀하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 알렐루야.
복음
<예수님의 옆구리를 찌르자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 요한이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31-37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신 날은 31 준비일이었고 이튿날 안식일은 큰 축일이었으므로, 유다인들은 안식일에 시신이 십자가에 매달려 있지 않게 하려고, 십자가에 못 박힌 이들의 다리를 부러뜨리고 시신을 치우게 하라고 빌라도에게 요청하였다.
32 그리하여 군사들이 가서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첫째 사람과 또 다른 사람의 다리를 부러뜨렸다. 33 예수님께 가서는 이미 숨지신 것을 보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대신, 34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찔렀다. 그러자 곧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35 이는 직접 본 사람이 증언하는 것이므로 그의 증언은 참되다. 그리고 그는 여러분이 믿도록 자기가 진실을 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36 “그의 뼈가 하나도 부러지지 않을 것이다.” 하신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려고 이런 일들이 일어난 것이다. 37 또 다른 성경 구절은 “그들은 자기들이 찌른 이를 바라볼 것이다.” 하고 말한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예물기도
주님, 사랑하시는 아드님의 무한한 사랑의 성심을 굽어보시고 저희가 드리는 이 예물을 속죄의 제사로 받아 주시어 저희 죄를 용서하소서. 우리 주 …….
감사송
<주님의 축일과 신비 감사송 4 : 그리스도의 무한하신 사랑(예수 성심 대축일)>
거룩하신 아버지, 전능하시고 영원하신 주 하느님,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어디서나 아버지께 감사함이 참으로 마땅하고 옳은 일이며 저희 도리요 구원의 길이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지극한 사랑으로 십자가에 높이 달리시어 저희를 위하여 몸소 자신을 제물로 바치시고 심장이 찔리시어 피와 물을 쏟으시니 거기서 교회의 성사들이 흘러나오고
모든 이가 구세주의 열린 성심께 달려가 끊임없이 구원의 샘물을 길어 올리나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와 성인과 함께 저희도 주님을 찬미하며 끝없이 노래하나이다.
영성체송
요한 7,37-38 참조
주님이 말씀하신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 나를 믿는 사람은 그 속에서 생명의 물이 강물처럼 흘러나오리라.
<또는>
요한 19,34 참조
군사 하나가 창으로 그분의 옆구리를 찌르자, 피와 물이 흘러나왔다.
영성체 후 묵상
하느님 아버지께서 “여러분이 모든 성도와 함께 너비와 길이와 높이와 깊이가 어떠한지 깨닫는 능력을 지니고, 인간의 지각을 뛰어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해 주시기를” 빕니다. 우리를 위하여 피와 물을 쏟으신 예수 성심의 한없는 사랑을 깨달읍시다.
<그리스도와 일치를 이루는 가운데 잠시 마음속으로 기도합시다.>
영성체 후 기도
주님, 이 큰 사랑의 성사로 저희에게 거룩한 사랑의 불을 놓으시어 저희가 언제나 성자를 사랑하며 형제들 가운데서 그분을 알아보게 하소서. 성자께서는 영원히 …….
오늘의 묵상
오늘 교회는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을 기념하며 그 마음을 본받고자 합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이 무엇을 뜻하는지 독서와 복음으로 묵상하여 봅니다.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은 연민으로 가득 찬 사랑의 마음입니다. 주님께서는 죄짓는 이들을 보시며 마음이 “미어지고, 연민이 북받쳐 오릅니다.”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을 처음부터 사랑하시고 지금도 사랑하시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알지 못하고 하느님을 잊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이를 분노로 갚지 않으시고 구원으로 갚으십니다. 주님을 거스르는 자들에게 분노로 행하시지 않고, 불쌍하게 바라보시며 끝까지 사랑하시는 마음을 보여 주십니다. 분노를 막아서는 하느님의 사랑과 연민이 거룩함입니다.
오늘 복음은 군사 하나가 예수님의 옆구리(심장)를 찔러 상처를 입히는 장면을 들려줍니다. 이처럼 우리의 죄는 그분을 십자가에 못 박고, 그분의 옆구리를 찔러 상처를 입힙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의 잘못이 입히는 상처를 침묵으로 받아 내시고, 분노하지 않으시며 원수를 구원으로 갚으십니다. 창에 찔린 상처에서 피(성체성사)와 물(세례성사)이 흘러나와 우리를 구원으로 이끌 은총이 흘러나왔듯이, 우리 죄에 찔린 성심의 상처에서 우리의 구원을 위한 자비와 은총이 흘러나옵니다.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셔서 우리의 배신으로 입으신 상처까지도 기꺼이 받아들이시는 마음, 그 고통을 구원으로 되돌려주시는 마음이 바로 예수님의 거룩한 마음입니다.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을 맞이하여 예수님의 지극한 사랑과 고통을 묵상하고 그 마음을 닮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연민의 마음으로 대하고, 악을 선으로 갚아 주는 그리스도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최정훈 바오로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