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395) 시 합평의 실제 2 - ⑦ 이환홍의 ‘진달래’/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2
웹문서 http://100.daum.net/multimedia/ 진달래
⑦ 이환홍의 ‘진달래’
<원작>
진달래/ 이환홍
이슬을 머금은 꽃망울
분홍치마 마른 풀잎 두르며
물오른 꽃 가슴 풀어 헤친다
바람난 속내 하늘하늘
해 저무는 줄도 모르고
바라다볼수록 목이 탄다
굽이굽이마다 피고지고
스치는 인연 간직한 채
가녀린 모가지 내어준다
해진 치맛자락 밟으며
은은하게 꽃술이 익고
지글지글 꽃전이 핀다
<합평작>
진달래/ 이환홍
이슬 머금은
꽃망울
물 오른 가슴을 풀어헤친다
바람난 속내
하늘하늘
해 지는 줄 모르고
목이 탄다
<시작노트>
대청댐에서
봄을 보고 왔습니다.
진달래 만발한 산을 돌아다니며
그 감흥을 시로 써보고 싶었는데
부족하기만 하네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날을 고대합니다.
<합평노트>
요즘 진달래가 참 예쁘지요? 우리 땅 곳곳을 붉게 물들이는 꽃.
저도 진달래 만발한 산을 다녀온 후 시 두 편을 썼습니다.
수업시간에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시를 보면 ‘나, 참 좋은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글을 오래 읽다보면 글로써 그 사람의 품성을 점칠 수 있거든요.
글은 곧 그 사람이요, 시는 곧 그 사람이라고 리처즈도 말했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명심할 게 있습니다.
자칫 시가 싱거워질 수 있는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좀 더 치열하게 창작에 매달려보면 좋겠습니다.
두루뭉술한 정서를 표현하기보다 더욱 날카롭고 예리하게 파고들어야겠습니다.
쉬운 일이 아닌 줄 알면서도 강력히 주문합니다.
마지막 두 연을 삭제하면서 작품의 50%를 버리기로 합니다.
진달래에 관한 모든 앎을 욕심 부려 드러내려고 하지 말고,
리비도를 자극하는 주제로만 몰아가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서 행과 연도 대폭 정비합니다.
합평작을 읽어보세요. 얼마나 간결하고 좋습니까?
예쁘고 단정한 시 한 편이 탄생했습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2.12. 4.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395) 시 합평의 실제 2 - ⑦ 이환홍의 ‘진달래’/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