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399) 시 합평의 실제 2 - ⑪ 윤성관의 ‘창조론 유감(遺憾)/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2
티스토리 http://koreacreationtheology.tistory.com/1381/ 생명 신비와 완전성에 대해(창조론과 진화론 11-1강)
⑪ 윤성관의 ‘창조론 유감(遺憾)
<원작>
창조론 유감(遺憾)/ 윤성관
내고향은쥐의난소(卵巢)이다하느님이우리조상을이땅에내려보낸후대대(代代)로난소촌에살며옆동네사는자궁과힘을합하여후손을낳아쥐나라를지탱하고있다어느날나는흰가운을입은사람에게집에서납치당하여나라밖실험실에갇혔다내몸에는사람유래의외부유전자(人遺傳子)가심어졌다
사람에게 몹쓸 짓을 당하여 재조합세포(再組合細胞)로 창조되는 순간, 나는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영원히 사는 능력을 가진 암세포처럼 변하였다 밀폐된 강철그릇에 넣어져 주는 공기와 밥 먹으며 쉼 없이 나와 똑같은 유전자를 가진 나의 분신을 낳고, 내게는 아무 쓸모없지만 사람에게 돈이 되는 단백질(蛋白質)을 만들고 있다 재조합세포가 될 때 사람의 결정을 거역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쓴 나는 가족도 친구도 사랑도 배신도 없는 강철그릇 안에서 나의 분신들과 함께 사람의 뜻에 따라 삶과 죽음이 정해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느님은, 지금의 나를 아는 체하지 않는다.
<합평작>
창조론 유감/ 윤성관
내고향은쥐의난소이다하느님이우리조상을이땅에내려보낸후대대로난소촌에살며옆동네사는자궁과힘을합하여후손을낳아쥐나라를지탱하고있다어느날나는흰가운을입은인간에게납치되어실험실에갇혔다내몸에는사람유래의외부유전자[人遺傳子]가심어졌다
사람에게 몹쓸 짓을 당하여 재조합세포로 창조되는 순간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영원히 사는 능력을 지닌
암세포처럼 변이되었다
밀폐된 강철그릇에서 주는 대로 공기와 밥을 먹고
쉼 없이 분신을 낳으며 인간에게 돈이 되는 단백질을 만들고 있다
재조합세포가 될 때, 인간의 결정을 거역하지 않는다는 각서를 썼다
가족도 친구도 사랑도 배신도 없는 강철그릇 안에서
사람의 뜻에 따라 삶과 죽음이 정해지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느님은 나를 아는 체하지 않는다.
<시작노트>
저는 바이오산업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는 제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았습니다.
교수님께 평가받는다는 것이
초등학교 때 숙제 검사 받는 기분이라서 긴장됩니다.
어떤 생각이 나면 무조건 써봅니다.
써놓고 나면 언제나 불만이 남기 마련이지만
어떤 때는 맘에 안 들어 다 버리고,
어떤 때는 ‘어, 이건 좀 괜찮은데’ 하고 생각하다가
조금씩 바꾸고, 또 버리고를 반복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이것저것 써볼수록 참 어렵다는 생각을 합니다.
빨리 뵙고 싶습니다.
<합평노트>
자연적인 창조는 아름답고 위대하지요.
하지만 인간들은 유전자를 변이시켜 편리함을 얻고, 이익을 창출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씨 없는 수박, 크고 단 과일을 만들어내는 것들이 그 일례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가져오는 폐해 등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것도 시인이 지녀야 할 태도입니다.
비판적 접근이란 남을 헐뜯고 힐난하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알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이 시는 비판력이 뛰어납니다.
인간에 의해 유감스런 창조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분석적으로 바라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경우, 휴머니즘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킬 때는 ‘사람’이라고 표현하고,
만물의 영장적인 이미지 혹은 자연의 일부로서의 인간을 강조할 때는 ‘인간’이라고 표현합니다.
이 시에 등장하는 사람도 이기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인간’으로 수정합니다.
제2연 끝의 “변하였다”라는 어휘는 “변이되었다”라고 수정합니다.
‘변하다’는 무엇이 이전과 달라지거나 딴 것으로 되는 것이고,
‘변이하다’는 같은 종류의 개체 사이에서 형질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 한자를 병기하지 않으면 오해의 소지가 있을 때만 한자를 쓰고,
일반화된 어휘들은 한자를 병기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독자의 눈만 어지럽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1연에 “인간유래의 외부유전자”를 괄호 속에 넣어 (人遺傳子)라고 표기했는데,
이럴 때는 괄호가 아니라 대괄호로 묶어 [人遺傳子]라고 표기해야 합니다.
괄호는 앞의 어휘와 똑같은 의미, 즉 안현심(安賢心)과 같은 경우에 사용하고,
대괄호는 “인간유래의 외부유전자[人遺傳子]”처럼 앞의 의미를 다르게 설명할 때 씁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2.12.17.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399) 시 합평의 실제 2 - ⑪ 윤성관의 ‘창조론 유감(遺憾)/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