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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특정한 시기 각국의 도시 모습은 어떠했으며, 그것이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지닌 나라들을 비교하는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이 책의 기획 의도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교류의 시작과 장소의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이름도 생소한 ‘한국 18세기 학회’라는 학술모임의 기획으로 출간된 것이라 한다. 18세기라는 시기는 동서양을 막록하고, 현대적 도시의 성장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체 5부로 나누어, 유럽과 비유럽으로 구분하여 일단 유럽 중심의 시각이 강하게 투영되어 있다고 생각되었다. 세계 각국의 주요 도시들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으며, 연구자의 전공이 다양하기 때문에 글의 내용과 깊이 역시 매우 다양한 편차를 지니고 있다고 여겨졌다. 저자에 따라 격변의 역사적 현장으로서의 도시와 그곳을 기반으로 살아왔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해서 깊이 있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고, 때로는 문화적 사회적 의미를 통하여 해당 도시가 지닌 성격을 규명하려는 시도가 엿보이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해당 도시에 대한 개략적인 소개에 머무르고 있거나, 그 도시에 대한 개략적 소개나 지리적 특징 등에 대해서 개략적인 설명에 그치는 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나로서는 이 책의 기획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유럽과 비유럽 국가들의 경우, 18세기는 역사적 단계나 시대적 상황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고 여겨진다. 결국 18세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제외한다면, 이들 도시가 왜 한 권의 책에 묶여 다루어져야 하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읽을 수 없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다만 마지막 5부에서 논하고 있는 한국의 도시에 대해서는, 고전문학을 전공하는 나의 관심과도 맞아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고 하겠다. 차라리 한국의 18세기와 도시, 혹은 당시의 역사와 사회 현실 등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논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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