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음악 애호가들이 다 그렇듯,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들 중에서 내게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 음반은 별로 없다. 그 이유는 내가 남달리 고급스럽고도 우아한 음악만을 즐겨 듣는 하이 마니아라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음악이 듣고 싶을 때마다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 안에서 몇 장씩 사서 나르다 보니, 비록 남들 보기에는 별스러울 것도 없다는 말을 들을지언정 그때마다 나름대로 가슴속에 남아있는 희미한 기억들과의 연관성이 있어 그랬던 것이니, 1천여 장에 가까운 CD음반들 하나하나에 남다른 애착이 배어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독 각별한 손길과 마음이 가는 음반이 있으니, 다름 아닌 영화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OST 앨범이 바로 그것이다.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 OST.
그 앨범을 꺼내들고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표지 사진만 바라보고 있어도 나는 행복하다. CD에 담긴 음악을 듣기 위해 더 이상 음반을 오디오에 걸지 않아도 충분한 이유는, 그 앨범에 담겨있는 음악들 모두가 이미 내 가슴속에 저장되어 있어 가끔씩 마음이 지쳐올 때면 내 가슴의 창문을 밀치고 나온 그 음악들이 수많은 갈매들로 날아올라 나의 영혼을 영원한 태양의 신 앞으로 조용히 인도해 주곤 하기 때문이리라.
지난 1973년, The Children of Sanchez 등 주로 사회성을 주제로 한 영화를 만들어 왔던 영화사 ‘홀 베트럿 필름’은 미국의 조종사 출신 작가인 ‘리처드 바크(Richard Bach)’의 베스트셀러 Jonathan Livingstone Seagull의 제작에 착수하면서, 이 영화의 음악을 누구에게 의뢰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다.
여러 곡절 끝에 결국 미국의 중견 대중음악가 닐 다이아몬드에게 이 작업을 의뢰하기로 결정되었고, 영화사로부터 작곡을 의뢰 받은 그는 곧 산으로 들어가 깊은 음악적 사색과 명상에 홀로 잠겨 있다가 수개월이 지난 어느 날, 야만인이나 다름없는 원시적 모습으로 두툼한 악보뭉치를 가지고 산을 내려왔다.
이 악보뭉치 속에는 그 유명한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사운드트랙 전곡이 담겨있었고, 그것은 평소 혼자 고독한 척 하고 왕자병에 빠져있는 가수라는 혹평을 가했던 일부 비평가들의 생각을 바꾸도록 만들었다.
닐 다이아몬드는 처음부터 가수가 아닌, 1941년에 뉴욕의 부룩클린에서 출생하고 성장한 싱어송라이터였다. 당시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Rhinestone Cowboy나 ’Sun Frower‘로 인기를 누리던 ‘글렌 켐벨’ 등 많은 가수들에게 곡을 주었으나 그들이 자신이 만든 노래를 잘 소화해 내지 못한다고 생각한 나머지 자신이 직접 가수로 나서 큰 성공을 거두게 된 인물이다.
어깨까지 드리우는 검은 장발과 짙은 눈썹의 수려한 외모에 Stones, Play Me, September Morn, Sweet Caroline 등 팝 발라드의 전형적 정서를 담고 있는 그의 친숙하고 편안한 목소리와 더불어 깨끗한 음색의 현악기를 즐겨 사용하는 그의 음악세계는 우리나라에서도 여전히 꽤나 두터운 올드팬 층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뮤지션으로서 자신에게 꿈이 있다면 교향곡을 작곡하는 일이라는 그의 말답게, 파퓰러 뮤직이 얼마나 고전음악에 접근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조나단 리빙스턴 시걸’의 사운드트랙이 이를 입증해 주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그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었다.
물론 이 영화가 흥행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며 줄거리 역시 상업적 흥미도를 가진 작품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드넓은 바다와 거대한 태양이 일렁이는 대자연의 광대한 정경과 더불어 한 갈매기의 특이한 일상을 내세워 우리 인간들에게 있어 생존의 의미란 결코 빵이 목적일 수만은 없다는 고결한 인문학적 가치를 절로 떠올리게 만드는 아름다운 영상 너머로 웅장한 사운드 트랙이 솟구치며 관객을 화면 속으로 끌어들이는 촬영기법은 비평가들로 하여금 매우 아름답고 수준 높은 영화라는 평가를 내리도록 만들었다.
이러한 비평가들의 지지에 힘입어 영화가 개봉된 1973년, 미국의 TIME지는 사람이 아닌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을 표지모델로 선정했을 정도로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Dear Father, Lonely Looking Sky와 함께 아름다운 현악기와 코러스가 감동의 바다 위에 수를 놓는 듯한 Anthem 등은 이 영화를 위해 동원된 2만 여 마리의 갈매기들과 어우러진 뭉클하고도 아름다운 악상으로 인해 차라리 종교적인 숙연함 마저 느끼게 만드는 걸작이다.
그리고 지난 70년대 세계 젊은이들에게 감성적 화두로 떠올랐던 그 영화 속의 대사를 누구나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지금 세상에서 아무 것도 배우지 못하면 다음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어느 곳이든 갈 자유가 있으며,
있고자 하는 곳에 있을 자유가 있다.”는
이 유명한 문구를 기억하는 이들 저마다 영화 조나단 리빙스턴과 그 주제곡 Be를 통해 얻었던 소중한 감동을 아주 잊고 살아가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차라리 가난한 소크라테스가 더 낫다는 휴머니즘적 믿음이 아직도 변하지 않는 한...
우리가 지닌 존재 의미는, 타인의 연약한 날개를 꺾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꺾여버린 날개를 어루만져 다시 날아 오를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友戀道士
Be (The Word & Music by Neil Diamond)
Lost, On a painted sky Where the clouds are hung For the poet's eye You may find him, If you may find him
There, On a distant shore By the wings of dreams Through an open door You may know him, If you may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day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Sun God will make for your way
And we dance, To a whispered voice
Overheard by the soul, Undertook by the heart And you may know it, If you may know it
While the sand, Would become the stone Which began the spark, Turned to living bone Holy, holy, Sanctus, sanctus
Be, As a page that aches for a word Which speaks on a theme that is timeless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day Sing, As a song in search of a voice that is silent And the one God will make for your way.
색칠한 구름이 뎅그러니 걸려있는 하늘에서 당신이 시인의 눈을 찾으려 한다면 당신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꿈의 날개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해변가에서 열려진 문을 통해 당신이 보려고만 한다면 끝내 당신은 그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인생의 의미를 찾는 한 단어를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태양의 신은 그를 도와줄 겁니다.
그러니 이제 함께 노래합시다. 고요한 목소리를 찾는 음악으로. 그러면 신이 당신의 길을 안내해 줄 겁니다.
마음에 맡겨진 영혼을 통해 우리는 춤을 춥니다. 우리에게 들려오는 속삭이는 목소리에 맞춰 춤을 춥시다. 당신이 알고자만 한다면. 당신은 결국 그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첫댓글닐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들으니, "I am.. I said.."를 좋아했었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듯한 가사와, 숙연함과 경외감을 느끼게하는 노래까지, 자 세한 설명들으며 잘 감상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들 소개,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음악이야기를 올릴 때마다 한결같은 댓글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엠 아이세드도 멋진 곡이죠. 저는, "그대가 해라면 나는 달, 당신이 가사라면 나는 음률이니, 나를 통해 그대 인생을 연주하세요."라는 내용의 'Play Me'를 좋아했죠. 스윗 캐럴라인, 솔리터리맨, 지극히 달콤하고 부드러운 Stones 등 그의 노래는 모두 팝 발라드 유형이라 부담이 없어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자상하신 다뉴브님께 감사드립니다.^^
Play me는 저도 참 좋아했지요 먹이를 찾는 비행보다 꿈을 향해 나아갔던 갈매기 조나단 이야기는 감동이었죠 닐 다이아몬드는 싱어송라이터로 갈매기 음악 중간부분의 템포가 조나단이 더 높이 날아가려는 의지를 암시하고 있는듯 하군요 우연도사님의 말씀이 참 멋지네요 음악자료 감동입니다
이 도사님 웃다 돌아가시겠네요.ㅎ 우연도사님 말씀이 가끔은 그럴싸 하죠?ㅎ 교향곡을 연상케 하는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화음이 조나단의 극적인 깨달음을 축복하는 신의 손길처럼 느껴집니다. 글을 쓰는 일이 가끔은 힘들긴 해도 이렇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보람도 많군요. 저는 이렇게 음악을 소개해 드리고, 이 음악으로 인해 회원님들의 행복감이 상승하신다면 기쁜 일이죠. 글도 잘 이해해 주시고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연도사ㅎ
몇 년 전까지 임대해 쓰고있던 출판사 사무실은 상가에 있었죠. 상가에서 자는 사람들은 없었기에 깊은 밤까지 혼자 일을 하다가 마치고 나서 이 음반을 오디오에 걸고 볼륨을 크게 올린 다음 편안하게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JVC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명품 사운드에 젖다보면 그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죠. 척 맨지온의 '칠드런 오브 산체스'를 고음으로 들으면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음악은 제게 있어 백신이자 치료제었고, 손을 내밀면 잡아주는 변치 않는 친구였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음악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도 많았답니다..
첫댓글 닐 다이아몬드라는 이름을 들으니, "I am.. I said.."를 좋아했었던 기억들이 떠오르네요.
삶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하는듯한 가사와, 숙연함과 경외감을 느끼게하는 노래까지, 자
세한 설명들으며 잘 감상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노래들 소개, 계속 부탁드리겠습니다~
음악이야기를 올릴 때마다 한결같은 댓글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엠 아이세드도 멋진 곡이죠. 저는,
"그대가 해라면 나는 달, 당신이 가사라면 나는 음률이니,
나를 통해 그대 인생을 연주하세요."라는 내용의 'Play Me'를 좋아했죠.
스윗 캐럴라인, 솔리터리맨, 지극히 달콤하고 부드러운 Stones 등
그의 노래는 모두 팝 발라드 유형이라 부담이 없어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자상하신 다뉴브님께 감사드립니다.^^
Play me는 저도 참 좋아했지요 먹이를 찾는 비행보다 꿈을 향해 나아갔던 갈매기 조나단 이야기는 감동이었죠
닐 다이아몬드는 싱어송라이터로 갈매기 음악 중간부분의 템포가 조나단이 더 높이 날아가려는 의지를 암시하고 있는듯
하군요 우연도사님의 말씀이 참 멋지네요 음악자료 감동입니다
이 도사님 웃다 돌아가시겠네요.ㅎ 우연도사님 말씀이 가끔은 그럴싸 하죠?ㅎ
교향곡을 연상케 하는 풍부한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화음이
조나단의 극적인 깨달음을 축복하는 신의 손길처럼 느껴집니다.
글을 쓰는 일이 가끔은 힘들긴 해도 이렇게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기에 보람도 많군요.
저는 이렇게 음악을 소개해 드리고, 이 음악으로 인해 회원님들의 행복감이 상승하신다면 기쁜 일이죠.
글도 잘 이해해 주시고 감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연도사ㅎ
몇 년 전까지 임대해 쓰고있던 출판사 사무실은 상가에 있었죠.
상가에서 자는 사람들은 없었기에 깊은 밤까지 혼자 일을 하다가
마치고 나서 이 음반을 오디오에 걸고 볼륨을 크게 올린 다음
편안하게 앉아 커피 한 잔과 함께 JVC 스피커에서 뿜어져 나오는 명품 사운드에 젖다보면
그 시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죠.
척 맨지온의 '칠드런 오브 산체스'를 고음으로 들으면서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음악은 제게 있어 백신이자 치료제었고, 손을 내밀면 잡아주는 변치 않는 친구였죠.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면 음악이 있었기에 행복한 시간도 많았답니다..
solitary man 은 제가 기타 치면서 많이 불렀던 음악이었습니다.
지극한 효자라고 알고 있으며 이 분의 목소리 색깔은 그 누구도
따라가지 못할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