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무대에 서서 연기하듯이 생활해왔다.
친구들은 물론 심지어 가족들에게도 그래왔다.
웃고 떠들고 남들이 알아채지 못하게 남들이 바라는 나의 이미지를 연출해왔다.
난 지금 완전히 소진돼버렸다.
또 막다른 골목이다.
낼은 병원에 갈 수밖에 없을꺼 같다.
개강이 한 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택의 여지는 없다.
이대로 밀고 나가면 개강후 쓰러져버릴지 모른다.
그럼 또 휴학이다.
그건 싫다.
일년 남기고 또 이렇게 되버리면 어쩜 대학졸업을 포기해야할지도 모른다.
식구들에겐 말하지 말고 조용히 병원으로 가서 입원 수속을 밟아야겠다.
입원한 후 의사가 가족에게 알리게 하는 수 밖에.
내 원래 담당의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게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그라면 내가 자진입원을 하더라도 내가 나가겠다는 시점에서 순순히 퇴원시켜줄 사람은 아니니까.
지금 담당의는 하루정도만 있더라도 내가 나가겠다고 하면 별다른 특별한 상황이 아닌한 허락해줄꺼다.
딱 1주일 한도내에서 쉬고 싶다.
식구들은 이해하지 못할꺼다.
1년내내 학교 잘 다녔고 과 수석으로 장학금까지 탔으니 내가 이젠 완전히 정상으로 되돌아 왔을꺼라 믿었을꺼다.
내가 정상으로 보이기 위해 쏟아왔던 노력들...
이젠 그 노력할 수 있는 에너지가 바닥났다.
폐쇄병동의 단절된 생활이 지금 내겐 필요하다.
그 속에서 난 있는 그대로의 내가 될꺼다.
숨만 쉬고 있는 시체인 진짜 나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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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고 싶다...
정신과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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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02.18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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