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 받지 못해 결국 떠날 수밖에…" 강원 도내 예술인 지원 사업 확대 필요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꿈 하나 펼치지 못하고 업계를 떠나는 강원 도내 예술인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
한국예총 강원도연합회(도예총)는 재작년 예술인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결과를 바탕으로 문화 예술 지원 사업의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도예총에 의하면 정회원은 4140명으로 집계된 반면 강원 지역에서 정식 예술 활동 증명을 마친 예술인은 2631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이 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다른 문제는 정식 예술 활동 증명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이다. 도내 예술인들은 정식 예술 활동을 증명해야지만 예술인 복지 사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증명 절차에는 ‘최근 3~5년 내 활동 실적과 관련 소득’을 증빙해야 하는 문항이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예술계 활동이 멈추며 자연스레 도내 예술인들도 활동을 하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이로 인해 해당 문항을 증빙하기 어려워져 정식 예술 활동 증명을 받지 못해 실질적인 혜택을 받지 못한 예술인들이 많아지게 된 것이다.
도예총의 이러한 건의 사항에 대해 김필국 강원문화재단 대표이사는 “2019년과 비교하면 도내 예술인 활동증명 인원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노력을 하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 엔데믹이 선언된 지금 이 시점에서도 여전히 강원 도내 예술인들은 미비한 지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도내 예술인은 수십 년간 지역의 문화ㆍ예술을 지키려 노력해온 중년ㆍ원로 예술인의 비중이 높은 편이며 이들이 지원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다수다. 도예총이 12개의 시ㆍ군예총과 도단위 협회, 90개 지부 소속 정회원을 연령대로 나눠 조사한 결과 50~60대가 전체의 59.3%로 절반이 넘는 비율을 차지했다. 20대 156명, 30대 341명, 40대 465명, 50대 960명, 60대 1339명, 70대 513명으로 나타났다.
강원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 폭의 그림으로 담아내고 있는 000씨(64세)는 코로나19로 인해 10년 넘게 해오던 예술 활동에 직격탄을 맞았다. 새로운 취미인 그림으로 인생 제 2막을 시작했다는 000씨는 “자식들에게 손 벌리기 싫어 그려온 그림들로 전시회를 열고 그림을 팔아 생활을 유지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시에서 운영하던 전시회장 지원 사업이 멈춰 돈을 벌기 어려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다시 지원 사업 공고를 보고 서류를 준비하려 했으나 근 몇 년 간 활동 실적과 소득이 없어 지원을 받을 수도 없게 됐다. 000씨는 “도내 예술인들이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속상하다”는 목소리를 내비쳤다.
해당 사태에 대해 도예총에 문의를 남긴 결과 도예총은 “민감한 사항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월 19일 ‘제1차 예술인 복지정책 기본계획(2023~2027)’을 발표하며 3ㆍ5년이던 증명 유효기간을 5년으로 단일화하고 20년 이상 예술 활동 증명 유지 예술인에 대한 재신청을 면제하는 등 절차 간소화를 추진했다고 밝혔다. 또 창작 준비금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예술인 주거 260호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서 예술인들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도내 예술인들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도예총은 묵묵부답인 상태며 강원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사업도 매년 큰 차이가 없는 상태다. 지속된 어려움으로 하나 둘 예술계를 떠나고 있는 도내 예술인들에게 어떤 지원 사업의 변화 및 확대가 주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