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기복력(老驥伏櫪)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있다. 재능을 펴지 못하고 썩히다.
늙을 로(老 / 0) 천리마 기(馬 / 16) 엎드릴 복(亻 / 4) 말구유 력(木 / 16) ‘조조는 웃다 망한다.’ ‘조조도 제 말하면 온다.’ ‘조조의 살이 조조를 쏜다.’ 등등 曹操(조조)에 관한 속담이 제법 된다.
모두 자만심이 가득한 간사스런 인물로 잔꾀를 부리다 자멸하는 부정적인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三國時代(삼국시대)보다 더 잘 알 정도로 많이 읽혔을 것이라는 중국 三國志演義(삼국지연의)에서 난세의 奸雄(간웅)으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元明(원명) 시기의 羅貫中(나관중)이 蜀(촉)의 劉備(유비)를 정통으로 세우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조조는 실제 억울할 듯하다.
後漢(후한) 말기 어지러운 때에 태어난 그는 병법에 통달하고 할거한 군웅과 黃巾(황건)의 난 진압에공을 세웠다.
선조가 환관의 양자였던 점과 후일 스스로 魏王(위왕)으로 칭한 게 빌미가 됐지 싶다. 조조는 다방면에 재주가 뛰어난 중에 시문에도 탁월했다.
八斗之才(팔두지재)라 하여 천하의 글 재주 중 팔할을 차지한다는 그의 아들 曹植(조식)이 하늘에서 그냥 떨어진 것이 아닌 셈이다.
진중에서도 밤에는 경전을 읽고 시부를 지었을 정도이니 建安文學(건안문학)을 꽃피게 한 원동력이 될 수 있었다. 조조의 작품은 시 20여 수와 산문 40여 수가 전해지고 있다는데,
늙은 천리마(老驥, 노기.)가 말 구유에 엎드려 있다(伏櫪, 복력.)는 구절이 나오는 ‘龜雖壽(구수수)’의 비유는 뛰어나 많이 인용된다.
말 구유는 말 먹이를 담아주는 그릇이다.
전반부에 나오는 내용을 보자. ‘신령스런 거북이가 장수한다 해도 언젠가는 죽는 때가 있고, 신구수수 유유경시(神龜雖壽 猶有竟時),
날아다니는 뱀이 안개 타고 승천해도, 끝내는 흙이 되고 먼지가 되네. 등사승무 종위토회(騰蛇乘霧 終爲土灰).
늙은 준마가 구유에 엎드려 있어도, 그 뜻은 아득히 먼 곳에 있을 것. 노기복력 지재천리(老驥伏櫪志在千里). 뛰어난 인재는 나이든 이후라도, 웅대한 포부는 그치지 않으리. 열사모년 장심불이(烈士暮年 壯心不已).
조조가 당시 고령이라 할 50세가 넘어 지었다는 시의 내용은 하루에 천리를 달리는 천리마가 늙어 마구간에 엎드려 있어도 의지까지는 없어진 것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 환경이 발달하여 인간의 수명은 백세시대라 할 정도로 장수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노인이 오래 살고 출생 인구는 갈 수록 떨어져 기력 잃은 나라가 되지 않을까 모두 우려할 정도다.
이들을 위한 복지 혜택이 후세에 큰 빚으로 남는다고 걱정도 한다.
하지만 생물학적 연령으로 일괄적인 은퇴를 한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도 손실일 수 있다. 선진국에 다다랐다는 우리의 수준은 중 노년층의 온몸 바친 열정에 힘입은 바가 있으니 지혜를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는 길이 서로에 좋다.
늙었다고 뒷방에만 있다면 말구유에 엎드린 천리마와 같이 큰 뜻도 사라진다.
= 받은글 편집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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