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와 ‘월간 태백(문화예술전문잡지)’은 시내 1000여 곳의 시내버스 정류장에 책을 비치하는 ‘정류장 도서관 프로젝트’를 내달부터 시범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이 프로젝트는 ‘국립 한국문학관’ 유치 경쟁에서 춘천시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내달부터 비가림막 시설이 있는 50~100여 곳의 정류장에 책장이 설치된다. 책장에는 시민들로부터 기부 받은 도서가 비치된다. 시민들은 ‘정류장 도서관’에서 책을 대여, 버스를 기다리면서 읽거나 버스 안에서 책을 읽은 뒤 목적지의 정류장에 책을 넣어두면 된다.
지역 문학계는 프로젝트의 시행범위가 시 전체의 정류장이라는 것에 적지 않은 의의가 있고, ‘정류장 도서관’이 생기면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는 시민들이 증가해 ‘문학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최동용 춘천시장은 “이 프로젝트는 모든 시민이 이용자이자 도서관장이 된다는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춘천시에서 시작해 강원도 및 국가 정책으로도 연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달 30일 열린 ‘월간 태백 복간호 출판기념회’에서 월간 태백의 김현식 발행인이 춘천시에 공식 제안해 성사됐다. 김 발행인은 “국립 한국문학관 유치에 전 강원도민이 동참하는 것에 발맞춰 문학에 대한 춘천시민의 관심과 교양을 높이기 위해 제안했다”며 “올 하반기의 시범 운영 기간을 통해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보완, 빠른 기간 내에 춘천시내 모든 지역에 설치될 수 있도록 시와 협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24개 자치단체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국립 한국문학관' 부지는 이달 중순 우선협상 대상을 선정해 현지실사와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다음 달 중 최종 확정된다. 한국문학관은 국비 450억원을 투입해 우리나라의 모든 문학자산을 수집, 전시, 연구, 활용하는 시설로 내년부터 2019년까지 공사를 한 뒤 2020년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김시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