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유진 수필집 얼기미로 걸러낸 해밀 150 * 211 * 19 mm 288쪽 ‘귀주머니’ ‘반짇고리’. ‘흑립’, ‘대님’, ‘목단꽃 십자수’, ‘운동화’, ‘돌꼇’. ‘은비녀’, 이 정겨운 이름 속에는 그리운 할머니, 엄마의 지극했던 가족 사랑의 마음이 들어있다. 할머니의 손때 묻어 낡은 귀주머니는 요술 주머니였다. 어머니가 애지중지하던 반짇고리는 할아버지 도포와 두루마기 한복을 멋지게 지어내거나 자식들의 구멍 뚫린 양말 장갑 떨어진 단추까지 못 깁는 것이 없었다. 또 ‘돌꼇’은 어떤가? “할머니의 손때가 묻어 반질거렸고 그 손때가 윤기로 반짝거릴 때 더 멋있어 보였다.” 작가는 젖은 손 마를 새 없이 식구들을 위해 집안을 건사했던 옛 여성들의 노고와 희생, 사랑의 사연을 아름답고 애틋한 이 이름들에 담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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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환 시집 왜왜
134 * 213 * 16 mm 128쪽 “심연에 대한 유현幽玄한 사유와 통찰” 김상환 시인은 순례의 구도자인 듯 아지랑이처럼 번지는 현기증의“야마野馬”와 살아있음의‘살갗’의 감각, 그리고“읍울悒鬱과/ 거룩”(「빈집」)함이 모두 공존하는 세계 내 존재의 내밀한 깊이 속으로 침잠해 들어가 그 울림을 지음한다. 달빛과 병과 이별, 음악과 꽃과 슬픔, 이런 모든 것들에 대해 이름 붙일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아픔의 고행이 그의 시 쓰기다. … 그의 시법이나 정관적 태도는 동양의 고전시학에서 말하는 충담沖淡의 멋, 번잡하고 물욕이 판치는 세속적 현실에서 벗어나 음양의 조화를 관조하는 담백한 멋이 내재한다. 그리고 우주적 이치를 응시하는 유현한 사유로 말미암아 초예超詣의 미학을 구현한다. 그 심연에 대한 유현幽玄한 사유와 통찰이 김상환 시의 에스프리이자 테크네이며, 우리를 깊은 사색의 세계로 인도한다. (김홍진, 한남대 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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