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식품의 원료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온 것인지 정확하게 알 권리가 있다. 하지만 일반 매장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에는 식품표시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을뿐더러 복잡하고 어렵기만 하다. 소비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요즘, 상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식품안전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다. 바로 아이쿱(iCOOP)생협이다.
아이쿱생협은 소비자 조합원과 생산자가 함께 운영하는 사업체로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협동조합이다. 20년 전 6개의 작은 지역생협이 주춧돌을 놓아 설립됐으며, 크게 아이쿱생협사업연합회(회장 오미예), 아이쿱소비자활동연합회(회장 박인자)로 나뉜다. 이외에 30개의 자회사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아이쿱생협은 지구 건강에 해가 되지 않는 친환경 상품, 아동학대와 노동착취가 없는 공정무역 상품 등의 판매를 통해 윤리적 소비를 확산하는 데 목표를 두고 운영되고 있다.
아이쿱생협은 서울, 경기, 부산, 광주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 83개 지역생협을 두고 있으며 조합원의 요구와 관심사에 따라 식품, 농업, 교육, 주택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이커리, 외식, 매장사업을 아우르는 자연드림이 주된 사업이다.
2007년부터 매장사업을 시작한 자연드림은 신선한 친환경 농산물, 우리밀로 만든 베이커리와 피자, 무항생제 정육, 가공식품 등 건강한 유기농 상품들을 판매한다. 이 상품들은 충북 괴산, 전남 구례의 자연드림파크에서 생산돼 유통과정까지 모두 일괄 통제해 다른 첨가물의 혼입과 오염을 철저하게 차단한다.
춘천 아이쿱시민생협의 김환민 이사장은 “유기농이라 해도 생산과정에서 화학약품을 사용했을지 모른다고 의심하는 이들이 많다”며 사람들의 불신을 안타까워했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아이쿱생협은 생산과정 한 번, 출하 전 한 번, 유통과정 한 번 이렇게 총 세 번의 검사시스템을 거치며 상품 생산자들도 친환경 농산물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쿱생협은 조합원이 만든 조직이기 때문에 사업에 필요한 자금도 조합원이 낸다. 조합원으로 처음 가입할 때 내는 기초출자금은 5만원이며 물품공급과 관련된 물류센터 건립, 공장에 필요한 설비 등 83개의 지역생협에 공통적으로 사용된다. 반면 해당조합에서 발생하는 경비로 사용되는 조합비는 매월 내야 하며 조합의 규모와 현황에 따라 금액이 조금씩 다르다.
아이쿱생협은 총 21만 명이 넘는 조합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자연드림 매장과 인터넷쇼핑몰인 아이쿱몰에서 상품을 구입할 수 있다. 아이쿱몰에서는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해 신제품 홍보도 하고 조합원들에게 선물도 증정한다. 남미 콜롬비아에서 재배한 공정무역 카카오로 만든 초콜릿이나 유기농면 제품, 주방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원래 자연드림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은 조합원들만 구입할 수 있었지만 6월 14일부터는 비조합원을 상대로도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단 조합원보다는 상품의 가격이 다소 비싸다.
김환민 이사장은 “유기농산물을 직접 개발하고 생산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조합원들뿐만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게 더 안전하고 건강한 상품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시작한 자연드림 사업은 대한민국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중 가장 큰 규모에 속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조합원을 넘어 비조합원들에게도 개방한 자연드림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된다. 박여진 시민기자
▲ 춘천시 퇴계동에 위치한 '자연드림' 외관
▲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돼 있는 '자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