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마침내
중요한 단서 포착
물증은 이것으로 충분
마중물- 땅속의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펌프 위에 붓는 물.
마중물과 꾸중물
by나무 위에 내리는 비Nov 24. 2021
옛날 우물에서 물을 길을 때 바닥이 얕으면 그냥 바가지로 푸면 되지만, 좀 깊은 곳의 물을 푸려면 도르래를 매달고 두레박을 오르내리게 했다. 이도 세월이 흐르면서 좀 덜 힘들이며 길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가 하여 모색하다가 만들어낸 기구가 바로 펌프다.
펌프질 하는 모습이 마치 풀을 자르는 작두와 같다고 하여 ‘작두펌프’라 하는데, 사실 경상도에선 펌프라 하지 않고 다들 '뽐뿌'라 한다. 이런 작두펌프를 이용하려면 반드시 마중물이 필요하다. '마중물'은 펌프질을 할 때 물을 끌어올리기 위하여 미리 들이붓는 물을 뜻한다.
물은 어느 그릇에 담든 수평을 유지하려는 성질이 있는데 이 원리를 이용하여 만든 기구가 바로 작두펌프다. 즉 마중물을 부으면 펌프관 내부에 순간적으로 물의 높이가 바닥 물의 높이보다 높아지며, 펌프관 내부 물의 압력도 높아진다.
이때 펌프질 하면 펌프관 내부 물의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그로 인해 펌프관 내부의 공기도 밀려 빠져나오고 결국 물이 쉽게 나오게 된다. 그러니까 ‘마중물’은 깊숙한 우물 속의 물을 이끌어내는, 즉 ‘깨끗한 물을 마중하러 나가는 물’이란 뜻이니 참으로 멋지고 고운 우리말이 아닌가.
즉 아무리 성능 좋은 펌프라도 마중물을 먼저 넣지 않고는 결코 물을 끌어올릴 수가 없다. 말하자면 마중물이 꼭 필요하다. 그래서 이 고운 마중물이란 말을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비유할 때 종종 쓴다.
득도한 스님은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 마중물’로, 올곧게 살다가 간 그리스도 신자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마중물'로, 아인슈타인과 같은 위대한 과학자는 '과학 발전의 마중물'로...
그런데 왜 마중물 얘기에 꾸중물이 나오는 걸까? ‘꾸중물(표준어는 ‘구정물’)’은 ‘무엇을 씻거나 빨거나 하여 더러워진 물’을 가리키는데... 마중물과 꾸중물은 얼른 보기에 아무 관련 없어 보일 게다. 허나 한 번이라도 시골에서 펌프질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 둘이 연결돼 있음을 눈치 채리라.
처음 마중물을 넣고 펌프질 했을 때 올라오는 물은 우리가 바로 쓸 수 있는 깨끗한 물이 아니다. 아무리 깨끗한 마중물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마중물에 이어 올라오는 물은 흙탕물에 다름없는 꾸중물이다.
이는 도로공사나 물탱크 청소 등으로 하여 수돗물이 잠시 끊기었다가 다시 들어올 때 그 물을 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이리라. 호스에 끼어 있던 때(찌꺼기 또는 녹)가 함께 나오는 바람에 오물이 섞인 꾸중물, 즉 버려야 할 물이 먼저 나온다.
깨끗한 물을 얻기 위해선 더러운 물을 먼저 받아야 하는 역설. 꾸중물 없이는 깨끗한 물도 없다는 이 묘한 이치. 어떨 땐 한 바가지쯤 나오면 바뀌지만 가끔 댓 바가지도 더 되는 꾸중물을 버려야만 깨끗한 물을 얻을 때도 있다.
깨끗한 물은 더러운 물이 다 빠져나오고 난 다음에야 나오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사람들은 마중물만 기억할 뿐 꾸중물은 버려야 할 물로만 여긴다. 헌데 꾸중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어떨까? 결코 깨끗한 물을 받을 수 없다. 반드시 꾸중물이 먼저 나와야 깨끗한 물이 따라 나오니까.
전에는 마중물이란 낱말이 좋았고 마중물 같은 사람이 우러러보였다. 그렇지 않은가. ‘부처님의 자비를 전하는 마중물’이니,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는 마중물'이니, '과학 발전의 마중물' 등의 쓰임만 봐도 얼마나 깔쌈한가?
거기에 비하면 꾸중물이란 말의 어감이 별로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쓰임도 좋지 않다. ‘꾸중물(구정물)을 하수구에 버리다.’ ‘꾸중물(구정물)을 뒤집어쓴 것같이 기분이 좋지 않다.’ 이런 예문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자. 처음부터 깨끗한 물이 나오지 않고 꾸중물이 다 빠지고 난 뒤에야 깨끗한 물이 나온다. 이 이치가 우리 사는 세상에 그대로 적용된다. 아침 출근길에 깨끗이 정리된 인도 위를 걷게 되면 기분도 상쾌해진다.
직장에 들어섰을 때도 마찬가지다. 대걸레질 깨끗이 한 복도를 걸어도 그러니까. 또 직장에 우선 처리할 일이 있어 평소에 달리 새벽에 나와 본 사람들은 알리라. 신새벽에 길을 쓸고 있는 분들, 건물 복도에서 대걸레로 밀고 있는 분들.
그렇다. 청소하다 보면 오물도 묻고 먼지도 들이키고 한다. 그 몸은 꾸중물이 된다. 그러기에 주변을 깨끗이 만든다. 높은 자리에 앉아 깨끗한 물로 행세하는 사람들, 사람들의 본보기가 되어 이름이 빛나는 마중물 같은 사람들...
허나 우리가 잊고 있지만 비록 자기 몸이 더러워질지언정 이웃을, 사회를, 국가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이름 없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새벽에도 깨끗한 세상을 꾸미기 위해 때를 묻히고 있는 무명의 '꾸중물'들에게 이 글을 바친다.
마중물 뜻이 뭐지?
Gon's world 2018. 12. 28. 10:52
언론에서 마중물, 마중물이란 표현이 많은데, 한번 알아봅시다.
마중물은 펌프를 시동할 때 미리 펌프 동체에 외부로부터 채우는 물입니다.
마중물에서 '마중'은 '오는 사람을 나가서 맞이함'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그래서 마중물은 '맞이하는 물'이라는 뜻도 되는 듯 합니다.
마중하는 한 바가지 물은 보잘 것 없는 적은 물이지만 깊은 샘물을 퍼 올려서 세상과 소통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세상에 마중물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마중물....
이젠 어렵지 않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되었으면 합니다.
자신은 초라한 존재지만, 세상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
마중물의 숨은 뜻이 아닐런지요.
출처: https://sisatong119.tistory.com/169 [짠돌이프로젝트:티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