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적 연구의 도움없이는 더 이상 물질계에 머무를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인간 발달단계에 도달했습니다(인간, 혼, 영에 관한 지혜, 2023, 205)."
'과연 그런가'라는 생각이 든다. 슈타이너가 타계(1925.03.30)한지도 내년이면 벌써 100년이 된다. 이런 생각을 100년 전에 했으므로, 지금은 더 많이 드러나거나 또 앞으로 나아갔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자랑이고 세계인이 축복하는 노벨문학상을 한강 작가가 받았다. 노벨문학상 수상연설에서 의미있는 문장이 있었다. 세 가지라고 생각되는데, 첫째 질문이다. 한강작가는 어떤 질문을 가지고 그 질문을 완성하는 과정이 자신의 소설이라고 밝혔다. 인간이 질문을 하면 자신의 정신기관에 접속된다. 그 과정, 질문을 해결하거나 완성하는 과정이 정신기관의 활동인 것이다. 따라서 정신기관이 성장-발달할려면 반드시 질문을 해야 한다. 둘째는 그 질문이 인간에 대한 사랑, 다른 사람에 대한 이해, 인간 실존에 대한 질문이라는 사실이다. 과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신의 이 질문이 다른사람에게 실처럼 연결되어서 닿는다고 하였다. 셋째, 이렇게 해서 한강 작가가 말하는 문학은 생명 파괴에 맞서는 일이다. 요컨대 '문학을 읽고 쓰는 작업은 생명을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는 일이다'. 이것은 명백히 인간 정신기관의 발달이다. 그와 다른 이유를 말하거나 쓰기는 어려울 듯하다.
또 다음은 노벨상 심사위원잠인 '안데르스 올슨'과 매일 경제신문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우리나라의 극우인사들이 올슨 심사위원장에게 한강작품이 명백히 우리나라의 역사를 왜곡했다는 메일을 보냈다고 한다. 이에 대한 그의 답변이다. 한강작가가 특정 이데올로기를 갖고 있을 수도 있겠고, 물론 그에 대해 난 확신할 수 없지만, 문학에서 중요한 건 특정 문제에 대한 의견이 아니라 예술적으로 설득력있게 현실을 표현해 내는 능력이다. '이처럼 명쾌한 답변이 있을까'.
또 올슨 심사위원장은 번역된 한강의 모든 작품을 읽었다고 한다. 그는 스웨덴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된 작품을 읽었는데, 그 중에서도 독일어 번역이 다른 언어 번역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그러면서 '불행히도 한국어를 알지 못한다'. '한국어로 한강소설을 읽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라고 겸손하게 덧붙였다. 위 모든 문장은 매일경제 신문 내용을 발췌헸다.
이렇게 세계 인류는 앞서가고 있다. 올슨 심사위원장의 문학에 대한 정의, 예술적으로 설득력있게 표현해 내는 능력을 읽는 순간 숨이 멎었다. 이는 인간의 정신기관의 발달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렇게 나아가는 인류를 따라가거나 앞서갈려면 자신의 정신기관을 발달시켜야 한다. 필자 역시 『채식주의자』를 읽으면서 통상 읽는 문장이 아니라서 적잖게 당황했다. 예컨대 문장이 일반적으로 접하는 문장이 아니다. 어떤 감정을 표현하거나, 읽는 사람에게 카타르시스를 주는 그런 문장이 아닌 것이다. 이제 돌아보니 그런 문장 자체가 아무나 쓸 수있는 문장이 아니었다. 오랜 세월동안 갈고 닦아야 그런 문장을 쓸 수 있을까하는 그런 문장이다. 물론 그런 문장을 보는 안목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만약 이런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발달시킬까'가 질문이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물질의 이면이 정신이므로 모든 물질을 통해서 발달시킬 수가 있다. 한강작가처럼 글을 읽고 쓰는 작업을 통하여, 또 음악을 통하여 등등. 하지만 그런 물질을 통하여 정신을 보는 일은 굉장히 어렵다. 그렇기에 인류를 앞서 나아가게 하는 인간이 극소수인 것이다. 정신세계의 속성을 통하여 발달시키는 것이 가장 쉬운, 그러면서도 분명한 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정신세계의 속성을 통한 방법에는 여러가지 종교와 명상단체가 있다. 그 중에서 슈타이너 방법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말하고 싶은 것이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그 방법이 정신세계의 속성에 맞다면, 반드시 길을 안내하고 또 노력한 만큼 정신기관이 발달한다. 즉 어떤 경우에도 노력한 것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것이 '업을 지으면 깊은 바다 밑, 높은 하늘위라도 업을 받는다. 반면 '복을 지어도 마찬가지다'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삶을 정신세계의 속성에 맞게 살아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순서, 일 번이다. 이것을 슈타이너의 언어로 말하면, 정신세계의 속성에 어긋나면 그만큼 자신의 정신기관이 딱딱해지거나 굳는다. 정신기관이 부드럽고 밝아야 하는데 어두워지는 것이다. 이런 사실도 경험을 하면 저절로 정신기관의 속성에 맞는 삶을 살게 된다.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상상', '영감', '직관'이다. 이러한 요소를 발달시키는 영역은 인간의 아스트랄체이다. 아스트랄체는 감정체로서 인간을 벗어나서 움직인다. 예컨대 인간이 잠을 잘 경우 아스트랄체는 자아와 함께 인간의 육체를 떠나서 우주 천체에 머물다가, 다시 잠이 깰 무렵 육체와 에테르체에 연결된다. 이 상황을 파악하는 것이 인간의 초감각적 영역이다. 아스트랄체는 우주 천체에 가서 무슨 일을 할까. 슈타이너가 말하기를, 인간이 물질세계에 오기 전 정신세계에 있었던 자신을 거기에서 알아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과는 자신이 어떤 힘을 받아서 육체에 다시 투입함으로써 건강해진다고 한다.
이와 같이 문제는 아스트랄체인데, 아스트랄체가 강화되면 현실 깨어있는 삶에서도 아스트랄체를 통하여 우주의 정보를 알 수가 있다. 통상 아스트랄체는 인간 내부에서 내부로 향해있는데, 만약 강화되면 아스트랄체의 촉수가 외부를 향한다고 한다. 다음은 슈타이너의 주장이다. "아스트랄물질이 머리의 특정 부위에서 뻗어나가 두 개의 촉수같은 것을 만들어 내면, 인간의 꽃잎이 두 개의 연꽃을 갖게 됩니다. 이것이 상상력 감각입니다(위 책, 67)." 그리고 후두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영감력 감각을 얻고, 연꽃은 16장이다. 심장 근처에 이런 현상이 일어나면, 직관력 감각을 얻고, 연꽃은 12장이다. 이런 현상은 정신기관의 발달 결과 드러나는 하나의 현상이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나타나면 상상력, 영감력, 직관력이 생긴다. 누구나 이런 감각을 갖고 싶지만 갖지 못한다면, 자신의 정신기관을 발달시키면 된다.
다음은 필자의 경험으로 여담이다. 필자는 상상력, 직관력은 그나마 이해가 되는데, 영감력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영감력은 어떻게 발달시키는가. 영감력이 무얼까라는 생각을 하는데, 어느 날 슈타이너의 다음 문장을 보게 되었다. 음악의 음정, 도, 레, 미, 파, 솔, 라, 시를 불러보면, 그중에서도 아주 몸서리치는 음을 발견할 것이다. 그 음이 아름다운 음으로 변화하면은 영감력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직히 불러보니 '파'음에서 아주 몸서리가 쳐진다. 참 신기했다. 그래서 가끔 파음을 나직히 불러서 아름답게 변하는 상상을 하였다. 예컨대 몸서리 치는 몸을 가볍게 바라보자 서서히 가라앉았다. 몸서리가 조금씩 수그러 드는 것이다.
그리고 자연을 바라보면서 자연이 아름답게 느껴지면 영감력이 생긴거라고 하였다.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자연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물론 이 문장을 읽기 전에는 자연이 그전보다 아름답게 다가온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 즉 아름답게 다가왔지만 인지하지 못한 것이다. 이렇게 정신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언제나 조금씩 발전한다. 그리고 영감력이 생긴 상태에서 감각에 집중했을 경우에는 영감이 떠오른다. 그런데 순간 필자가 '에이 그까짓 것' 하자 영감이 떠오르지 않았다. 정신은 이와 같이 아주 미세하고 소중해서 조금만 무시해도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이런 사실도 필자가 질문을 했기 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다. 그러므로 질문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인간이 현실의 상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의 내부에 가만히 몰입하면 이와 같이 정신기관은 발달한다. 현실의 상에 집착해서 휘둘리기 때문에 상상과 영감, 직관이 떠오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평정한 마음, 내적으로 평정하게 만들어야 현실의 상에 허둥지둥하지 않는다. 침착하고 꾸준하게 인내하면, 자신의 정신기관은 발달한다. 이것은 인류가 살아있는 한 진리이다. 만약 자신의 정신기관이 발달하지 못했다면, 이렇게 자신을 만들면 발달한다.
인간의 혼은 이렇게 아스트랄체를 발달시킴으로써 정신으로 나아간다. 슈타이너에 따르면, "아스트랄 촉수들이 밖으로 뻗고 십자로 교차하며 연꽃처럼 자신의 활동을 외부로 보낼 때 혼에서 영으로 상승하고 고차활동은 세롭게 태어납니다(위 책, 69)." 누구나 자신의 정신기관을 발달시킬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