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 박성우 시창고
거미 / 박성우
거미가 허공을 짚고 내려온다
걸으면 걷는 대로 길이 된다
허나 헛발질 다음에야 길을 열어주는
공중의 길, 아슬아슬하게 늘려간다
한 사내가 가느다란 줄을 타고 내려간 뒤
그 사내는 다른 사람에 의해 끌려 올라와야 했다
목격자에 의하면 사내는
거미줄에 걸린 끼니처럼 옥탑 밑에 떠 있었다
곤충의 마지막 날갯짓이 그물에 걸려 멈춰 있듯
사내의 맨 나중 생(生) 이 공중에 늘어져 있었다
그 사내의 눈은 양조장 사택을 겨누고 있었는데
금방이라도 당겨질 기세였다
유서의 첫 문장을 차지했던 주인공은
사흘만에 유령거미같이 모습을 드러냈다
양조장 뜰에 남편을 묻겠다던 그 사내의 아내는
일주일이 넘어서야 장례를 치렀고
어디론가 떠났다 하는데 소문만 무성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아이들은
그 사내의 집을 거미집이라 불렀다
거미는 스스로 제 목에 줄을 감지 않는다
[출처] 거미 / 박성우|작성자 마경덕
박성우 시인의 첫 시집인 "거미"는 200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작품입니다. 이 시집은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독특한 구조를 지닌 시로,
쓰라리게 아름다운 서정의 세계를 열어 보여줍니다 .
박성우 시인은
1971년 전라북도 정읍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하고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후 아동문학과 청소년문학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습니다.
"거미"는
그 사내의 집을 거미집이라 불렀다는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인 박성우의 작품은 현실의 가난과 노동을 솔직하게 그려내며,
그의 시집은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거미집"은 박성우 시인의 시집 "거미"에서 나오는 흥미로운 개념입니다.
이 시집에서 거미집은 사내의 집을 뜻하는데,
거미처럼 얇은 줄로 연결되어 있는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상징적으로 표현합니다.
이런 독특한 비유를 통해 시인은 현실의 어려움과 노력을 솔직하게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공감과 생각을 불러일으킵니다.
--
시집 '거미'에는 어떤 주제와 감정이 담겨있나요?
박성우 시인의 시집 "거미"는
가난과 슬픔의 가족사를 진솔하게 녹여낸 작품입니다.
이 시집은 현실의 어려움, 가족의 사연, 그리고 삶의 고난을 솔직하게 그려냅니다.
주인공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때로는 험난하고 어려운 순간들이 뒤섞여 있습니다.
이런 주제와 감정을 통해 독자들에게 공감과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시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