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2023. 5. 26:: 금요묵클럽 15기 마지막 모임 안내

[묵돌]

안녕하세요. 묵돌입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마지막'이라는 것이 대부분 별다른 예고 없이, 끝난다는 신호도 없이,

혹은 끝났다는 걸 납득할 수 있을만큼 성대한 과정도 없이 다가온다는 건

죽 살아가다보면 얻는 지혜이자 슬픈 통찰입니다.

좋아요. 마지막 모임 공지입니다.

시작할 때처럼 편안하게 해보자고요.

- 

미국판 개봉 포스터.

:: 금주의 묵픽 (Muk's pick) ::

「위플래쉬」 (데미언 셔젤, 미국)

:: Comment ::

과거 <라라랜드>와 최근 개봉한 <바빌론>으로 잘 알려진 셔젤 감독의 출세작입니다.

일단은 음악영화이기는 한데...

<라라랜드>이전 이 영화가 유명세를 탄 데에는 나름대로 비결이 있었죠.

제발 좀 나가!!!

바로 이 빡빡이입니다.

이 영화에 5점 만점을 줬던 이동진 평론가도

한줄평에 J.K 시몬스를 따로 언급했을만큼 강렬한 연기였습니다.

하여간 '강렬하다'는 어휘를 빼고 이 영화를 설명하는 건

검지손가락없이 이 공지를 작성하는 것만큼 성가신 일입니다.

못할 건 없지만. 그것 말고도 장점이 많은 영화겠지만.

어떤 강렬함을 순간에 담아내는 것이 영화라고 정의한다면,

<위플래쉬>는 그 교과서적 사례에 당당히 들어갈만한 작품이 아닐까요. 

: TIP ::

-  많은 음악 영화가 그렇듯, <위플래쉬>도 서사로 승부를 보는 타입의 영화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드럼을 잘 치고 싶은 주인공이 웬 미치광이 빡빡이 선생을 만나서 드럼을 존나 치는 그런 얘기죠. 러닝타임은 106분으로 짧은 편에 속합니다. 몰입감이 훌륭한 영화라 생각보다 금방 끝난다는 인상을 받을지 모릅니다.

- 주인공이 동경하는 드러머 '버디 리치'는 재즈 드럼의 신화와 같은 존재입니다. 드럼을 잘 치면 얼마나 잘 치겠나 싶은데. 

...대충 이런 느낌입니다. 저는 드럼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보기만해도 전완근이 좀 아픈 것 같습니다. 흠. 이런게 노력만으로 될까요?

- 우리는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꿈이며 목표 같은 것들을 위해 무한히 헌신할 것을 요구받곤 합니다. 그리고 헌신에는 얼마간의 희생과 단념이 필요한 법이죠. 하지만 대체 어디까지 포기해야하는 걸까요? 훌륭한 XXX가 되기 위해 포기해야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한눈 팔아서도 안되고, 딴생각을 해서도 안되고, 잔인한 질책에 분한 마음을 먹어서도 안됩니다. 어떤 분야에서 훌륭해진다는 것To be great은 그만큼 어렵고 가혹한 일입니다. 빡빡이는 바로 그러한 집착의 현신이고요.

- 그러나 재미있는 건 저 영상의 주인공인 버디 리치는, 드럼을 제쳐두고 재즈 보컬로 활동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심지어 목소리가 꽤 괜찮은 편이었는데요. 보컬로 한 눈을 팔아도 재즈니까 괜찮은걸까, 아무튼 위대해진 다음에는 뭘 해도 상관없는걸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단 한 가지'에 미친듯이 몰입해보는 경험에 대해, 거의 그리움이라고 해도 좋을 감정을 갖고 있습니다. 공부가 됐든, 운동이 됐든, 게임이 됐든, 단일한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다른 건 전부 상관하지 않았던 그런 스스로를 그리워합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 지혜로운 사람은 인생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보인다던데, 저는 살면 살수록 인생이 복잡해보이기만 하는 것을보니 지혜와는 거리가 먼 사람같습니다. 이렇게 사는 것이 복잡하니까 단순한 걸 찾아 헤매는 모양입니다. 한 가지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들. 꿈에서 깨지않도록, 부디 심심하지 않은 영화를.

:: 모임장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동교로23길 40 지하 카페 <공상온도>

- 홍대입구역 1,2 번 출구 6분 거리

* 마지막 모임 특전으로, 친구나 지인 초대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회원 1명당 2명까지 초대할 수 있으니, 부담없이 데려와주세요.

:: 일시 ::

2023년 5월 26일 금요일. 오후 8시 ~ 오후 11시 

* 3시간 진행, 도중에 참여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모임의 흐름을 따라가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에 맞춰 참석해주세요.

* 카페 <공상온도>의 방침상, 기존 고객 퇴장 및 대관 준비 시간으로 인해 오후 7시 20~30분부터 입장이 가능하오니 이용에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숙제 ::

「위플래쉬」 (데미언 셔젤)  감상

- 넷플릭스 및 IPTV 서비스 등에서 시청가능

:: 기타 ::

• 간단한 다과 반입이 가능하지만, 웬만하면 식사를 하고 오시길 추천 드립니다. 
• 모임 시작전에 말씀드리겠지만, 참여부터 입장과 퇴장 시점까지 모두 자유입니다. 문 닫을 때까지 쭉 참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 주차 공간이 여의치 않으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 해당 카페는 편집샵을 겸하고 있는 장소이므로, 내부 인테리어 소품에 손상이 가지 않게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 카페 출입은 7시 20분 부터 가능합니다. 너무 일찍 가서 방황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