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클 제978-979차 제7기 신곡 연옥편 제31곡(2-3) 2024-1-13~2024-1-20
신곡(The Divine Comedy)
연옥편 제31곡 : (제7원)지상낙원(4)-베아트리체의 질책과 단테의 참회
강사: 김태연 선생
1. 제 31 곡 개요
연옥31은 지상낙원(제28-33곡) 중에서 절정(climax)의 칸토이다.
1)고백(confession,1-42): 베아트리체가 단테의 죄를 칼로 치듯 닦달한다(1-30), 눈앞의 거짓
쾌락이 발길을 돌리게 했다고(31-36), 베아트리체가 단테의 참회를 받아들인다(37-42).
2)통회(contrition,43-90):베아트리체의 닥달(49-63),수염을 쳐들라(64-84),나는 넘어 졌노라(85-90)
3)만족(satisfaction,91-102):마틸다 단테를 잠그더니 강 맞은편으로 데려감
4)후주(後奏,postlude):베아트리체의 미소(103-145):마틸다- 4여인(four cardinal virtues)에게로,
-세여인(three theological virtues)-(103-111),3 여인이 베아트리체의 눈을 단테에게 돌리라고 청원함(112-145)
2. 줄거리
베아트리체가 계속 단테를 신랄하게 질책한다. 그동안 범한 죄에 대하여 고백하라고 한다. 그는 목청이 달싹거리기는 하여도 말이 나오지 않는다(7~9행). 눈물과 한숨을 내 뿜다가 죄를 고백한다(14행). 베아트리체는 심한 질책으로 그치지 않고, 무엇이 덕스런 길을 가지 못하게 방해했는가를 다그친다(23~25행).여기서의 참회는 주로 베아트리체 사후의 10년동안의 단테의 죄를 묻는다(52~54행). 그는 양심의 가책을 견딜 수 없어 넘어진다(88~90행). 단테의 의식이 돌아왔을 때 자신은 마텔다에 이끌려 강물 속에 잠겨 있음을 발견한다. 마텔다는 단테가 익사하지 않도록 바싹 끌어안는다(100~102행). 그리고 물속으로 목까지를 잠기게 한다. 이렇게 물에 잠긴 단테를 꺼내 네 명의 춤추고 있는 아씨들(4樞德) 사이에 내려놓는다(104행). 네 아씨는 교회성립 이전에의 인간이 지켜야 할 도덕 즉 용기, 정의, 절제, 사려를 상징한다. 그들은 베아트리체 앞에 단테를 안내한다. 단테는 그녀의 눈(진리, 계시)을 응시한다(120행). 그는 그리핀( 신인 양성의 그리스도)을 베아트리체의 눈속(反影)을 통해서 본다(121행). 마지막으로 세 아씨(信望愛를상징)가 베아트리체에게 그의 눈을 단테를 향하여 돌리고 입을 열어 그녀의 아름다움을 보게 해 달라고 간구한다(133행). 아폴로와 시의 여신들이 파르나소스의 우물을 싫도록 마신자라도 베아트리체의 모습을 그리려 들제, 정신이 아찔해지지 않을 것이뇨? 라고 단테는 반문을 한다(139~145행).
3 본문해설
1) 칼날 끝에 찔린 단테(1~21행)
30곡에서 베아트리체는 천사를 향하여 간접적으로 단테를 책망하였다. 그러나 31곡에선 직접으로 그의 죄를 책망한다. 심문을 당하는 죄수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레테강 저쪽에 서 있는 단테여! 이제 그대의 참회를 듣고 싶구나! 베아트리체의 칼날은 단테의 참회를 재촉한다(1~6)'. '잘못 했습니다'라고 했으나 소리는 목구멍과 입에서 사그라지고 만다(7~9). 그녀의 다그침은 계속된다(10-12).'그렇소'라는 말이 나갔으나 입술의 움직임을 눈으로 보고서야 알 정도이었다(13-15).단테는 눈물과 한숨으로 목소리가 사그러졌다(16-21). 교황도 지옥에 처넣었던 당당한 단테였건만, 베아트리체 앞에서 너무나 작아진 모습을 본다.
2) 거짓 쾌락에 빠졌던 단테를 책망한다(22~63행).
베아트리체는 단테로 하여금 천상의 행복을 사랑케 하고자 힘썼다. 옛 성 밖에 적의 공격을 막기 위해 주변에 파놓은 못을 해자(垓子,25행)라 한다. 단테가 파놓은 해자는 베아트리체의 소원을 막아버린 장애물(障碍物)인데, 그것은 그녀 사후에 다른 여인에게 관심을 돌린 것이다. ‘다른 무엇(28행)’은 세상의 쾌락이다. 거짓 쾌락(36행)은 '세상에 있는 모든 것 즉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다(요일1:16)'. 엔터테인먼트라는 TV프로의 대부분은 예술이란 이름의 거짓 쾌락이 많다. 성경은 '고운 것도 거짓되고, 아름다운 것도 헛되다'(잠언31:30)'라고 했다. 심문관의 모습(22-30)으로 나타난 베아트리체는 천상의 법정에선 거짓 고백이 곧 들통이 나며. 진실된 참회는 '하나님의 분노를 진정시킨다고 말한다(40~42행).‘세이렌(44행)’은 반인반어(半人半魚)의 요정, 즉 세상 즐거움의 상징이다. 위험한 사태의 발생을 알리는 싸이렌(siren)은 세이렌에서 유래했다. ‘눈물의 씨앗(46행)’-은 눈물을 흘리게 한 슬픔이다. ‘엉뚱한 데로(47행)’는 단테가 세상 쾌락을 향해 좇아가는 방향과 정반대의 길 즉 바른 길을 뜻한다. ‘흙에 묻힌 나의 육신(49행)’은 베아트리체의 죽음이다. ‘첫 화살(55행)’- 속임수의 화살이다. ‘깃 있는 새‘는 성인(成人)을 가리키며, 유혹의 화살을 능히 피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여기서 베아트리체는 진리의 '계시'를 뜻한다. 베아트리체 사후 단테는 정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정치라는 여인이 주는 쓴잔을 맛보았다. 철학과 시에 몰입하기도 했다. 오로지 하나님의 진리(眞理:베아트리체)의 길을 추구하지 않음에 대한 자신의 성찰(省察)이다(55~57행).
3) 수염을 쳐들라(64-90행).
‘더한 쓰라림(69행)’- 세상쾌락을 추구하면 더 큰 고통을 맛보리라. ‘수염(68행)’- 턱에 수염이 나면 어른이 되었다는 뜻이다. 단테가 어린애처럼 꾸중을 듣고 서있다. 어른이 왜 어린애 같이 유치한 짓을 했느냐고 책망을 받은 것이다. 이 말 속에 독이 있음을 나는 알았노라(75행). ‘이아르바(71행)’는 리비아의 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그 버팀성 보다 못지않게 힘들게 겨우 턱을 치켜들었노라(71-73행)’- 참나무가 뿌리채 뽑힐 때 저항하는 것보다 더 강한 저항을 나는 베아트리체에게 했다는 뜻이다. 그녀는 신인양성(神人兩性)을 지닌 ‘짐승(81행)’ 즉 그리스도만 보고 있었다. 베아트리체는 진리의 계시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진리 앞에서 전에 가장 좋던 것이 가장 큰 원수로 보인다.‘모든 것들(86행)’-세상 쾌락이다. 학문도, 권력도, 명예도, 돈도 그리스도(그리핀) 앞에서는 모두 진리를 방해하는 원수이다. 피렌체에서 추방당한 후 단테는 그가 그때까지 추구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며, 그림자인 것을 깨달았다(行深般若波羅密多時 照見 五縕皆空). 이 깨달음에 이르렀을 때 단테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진정한 참회의 모습은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인간의 허상(虛像)을 직시 할 때 비로소 그리스도를 보는 것이다.
4) 레테의 물속에 잠기는 단테(91-123행)
‘축복받은 기슭(97행)’- 베아트리체가 있는 기슭이다. 기슭에 다가왔을 때 ‘우슬초로 나를 정결케 하소서(시51:7)- '라는 노래 소리를 듣는다. 마텔다가 단테를 레테의 물속에 잠기게 하니 그 물을 마신다. 단테가 침례를 받은 것이다. 죄의식을 완전히 잊고 물에서 올라온 단테를‘네 여인(104행)’한테로 데리고 간다(104). 네 여인은 교회성립이전의 네 가지 덕목(사려,공의,강기,절제)을 가리킨다. ‘베아트리체가 세상에 내려오기 전’에 그들은 그의 시녀였다. ‘시녀(108행)’는 네 가지 덕은 교회를 섬기는 덕이니 시녀이다. 네 여인은 그를 ‘세여인(信望愛)'에게 인도한다. 신망애는 단테의 눈을 날카롭게 해준다. 이리하야 단테는 그리프스의 가슴 앞에 인도를 받는다. 단테는 이제 베아트리체의 눈동자 즉‘비취 알(116행)’을 본다. 그 속에 비친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을 본다(121~123헹). 그리스도의 신비는 우리의 육안으로는 볼 수 없다. 베아트리체(啓示)의 눈동자를 통해서 만 본다.
5) 천사들이 베아트리체에게 눈을 돌리라고 간구(懇求)함(124~145행)
베아트리체의 눈동자 속에 비친 물체 즉 독수리의 모습에서 사자의 모습으로, 사자에서 다시 독수리로 변하는 모습이다. 인성(人性)과 신성(神性)의 교차적 변화의 신비를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124~126행). 단테의 놀란 마음을 독자에게 호소하고 있다. 진리탐구자가 진리를 발견했을 때의 만족감과 곧 이어 더 깊은 탐구에의 배고픔(127~129행)을 말한 것이다. 믿음, 소망, 사랑의 세 아씨가 이제 베아트리체를 향하여 노래하기를' 거룩한 눈을 당신의 신실한 종 단테에게 돌리라'고 한다. 당신을 만나려고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지옥, 연옥을 지나서 여기 까지 찾아 온 그가 아닙니까? 라고. 세 아씨는 베아트리체에게 둘째 아름다움은인 미소를 보게 해달라고 요청한다. 첫째 아름다움은 에메랄드 눈이 였고, 둘째의 미소는 인류를 위한 구원의 약속(Mark Musa,p342)이다.133~138행은 세 아씨가 베아트리체에게 단테를 부탁한 기원이다.
단테의 베아트리체 찬양의 노래(139~145행)이다. '끝없이 살아있는 빛의 찬란함이여'는 베아트리체이다. 시의 여신들이 살고 있는 파르나소스의 그늘 밑에서 시의 영감을 듬뿍 받고 시의 완성을 위하여 지친 자들이라 할지라도 너울을 풀어헤친 베아트리체의 아름다움을 묘사하기에는 어려움을 느꼈으리라(142~145행).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 누가 나를 이 사망의 몸에서 건져내랴! 바울의 절규를 생각나게 한다. 단테의 절규, 단테의 끝장에 까지 내려가야 참회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문헌>
1.Robert Hollander/Dante, Purgatorio, Anchor Book, 2004
2.原 基晶(日譯)/ Dante著, 煉獄編, 講談社, 2014
3.矢內原忠雄(日語), 土曜學校講義(6), 煉獄編, Misuzu書房, 1969
4.Mark Musa, Purgatory(vol 2), Penguine Books,
5.최민순옮김, 단테의 신곡(하), 연옥편, 가톨릭출판사
6.도래 그림/최승 옮김 ,연옥편 제31곡
(2007. 4. 13 2017. 5. 27 수정, 홍 응 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