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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만연하여 쉽게 종식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은 진정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없던 오늘>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카피라이터의 시선으로 들여다본 코로나 이후, 시대의 변화'라고 붙였을 것이다. 언제가 될 지 가늠할 수는 없지만,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진다고 하더라도 그 이전의 상황으로 회귀는 불가능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금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바뀔 수 있겠다는 전망을 하기도 한다. 어쩌면 이미 어느 정도 익숙해진 지금 우리의 행동이나 삶의 조건들이 ‘새로운 기준’으로 작용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작년 초만 하더라도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공포감과 두려움 그리고 약간의 반발심 등 복잡한 감정이 수시로 표출되었지만, 이제는 이 모든 사태가 하루 빨리 지나가길 간절히 바라는 심정이 되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비록 힘든 시기를 겪고 있지만, '오늘을 사는 우리들은 위로받고, 칭찬받고,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할 자격이 있다.'고 강조한다. 나 역시 저자의 이러한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실상 따지고 보면 과거의 우리들은 하나의 목표, 혹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지는 않았는지 하는 성찰의 계기로 삼기도 한다. 그래서 "지구라는 행성을 공격하는 인간이란 '바이러스'를 없애기 위해 지구가 맞은 '백신'이 코로나라는 우스갯소리"가 전혀 엉뚱하게만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인간의 무한욕망을 위해 지구 환경을 난도질하고, 경제적 이익이 되는 일이라면 서슴지 않던 인간의 행위를 돌아보라는 경고라는 일각의 진단에도 일면 고개를 끄덕이도록 만든다. 모두 4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에서, 저자가 '오늘'을 바라보는 시각을 분명히 감지할 수 있다. '오늘, 우리는 예전의 우리와 어떻게 다를까?'라는 첫 번쩨 항목을 통해서, 코로나19 이전의 시대를 돌아보면서 마스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새로운 표준으로 작동되는 오늘의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감염에 대한 공포를 안고 살아가면서 마스크를 쓰고 출퇴근을 하면서, 자신만의 '안전가옥'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된다. 회식 이후 노래방으로 이어지는 놀이문화도 어느덧 과거의 추억처럼 되어버렸고, 가급적 수업이나 회의도 비대면으로 실시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오늘의 풍경이 더이상 어색하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저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것들은 변치 않을까?'라는 질문을 두 번째 항목의 제목으로 내세우고 있다. 최근 읽었던 세대론에 대한 책들에 공감을 하지 못하던 것이 비단 나만의 생각이 아니었던 듯, 저자 역시 젊은 세대와의 만남을 통해서 그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실상 자기계발서나 세대론 등의 주제는 글을 쓴 사람은 분명하게 자각되지만,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다소 공감하기 힘든 경우가 적지 않다. 사람마다 각자의 습관이나 생활환경이 다른데, 그 특징을 하나로 규정해서 설명한다는 것이 가능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내용을 통해서 위안을 받거나 도움을 받는 사람들도 있을 터이지만, 그것이 반드시 모든 사람들에게 통용되는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하겠다. 나 역시 종이책이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를 하고, 외할머니를 찾을 때의 반가움만큼이나 헤어질 때의 아쉬움을 표하는 에피소드가 진솔하게 전달되기도 했다.
'앞으로, 무엇이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될까'라는 세 번째 질문에 대해서 저자 나름 다양한 대답을 제시하고 있지만, 독자들 역시 그에 대해서는 자기 나름의 키워드를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마지막 항목에서는 '우리는 어떻게 단련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통해서, 이전에 없던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을 그려보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고 있다.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자신의 일과 관련된 내용들에 초점을 맞추어 서술하고 있지만, 각자의 상황에 따라 미래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저자는 가급적 디지털 기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다양한 방식으로 노력한다고 하는데, 나 역시 이미 그러한 생활을 실천하고 있다. 금년 봄에 별도의 공간에 아내의 작업실을 마련하고, 나는 주말 오후에만 그곳을 찾아 TV와 컴퓨터 등과 격리된 시간을 보내곤 한다. 주로 음악과 책을 읽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때로는 지인들과 함께 만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과 공유하는 수업카페나 이곳의 독서블로그를 제외한 일체의 SNS를 하지 않고, 전화기 역시 여전히 2G로 사용하기에 그 시간만큼은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지내게 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활동이 줄어든 상황에서 새롭게 생긴 시간 활용법이 된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과거의 삶을 돌아보면서 <없던 오늘>의 모습을 떠올려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비록 자의에 의한 선택은 아니었지만, 이 기회에 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새로운 삶의 모습을 꾸려나가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졌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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