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시]
무소금 권하는 사회에서
왜 세상의 소금 되라 하실까?
소금, 절실한 세상도 있나?
화안한 길 가는 제자에게
왜 너희는 세상의 빛 되라 하실까?
빛, 그리운 깜깜한 세상도 있나?
성인병 넘치는 사회에
왜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 하실까?
양식, 절실한 형제도 있나?
부요함은 필요를 만나야
행복하다.
[들어가며]
2020년, 세기적인 역병(코로나19)이 노새의 발목을 걸었다. 준비된 사랑을 짊어지고 동족어린이들을 찾아 가던 길이었다. 온 세계는 순식간에 국경을 걸어 잠궜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유일하게 열린 땅을 두셨다. 내 사랑하는 한반도였다. 휴전선을 따라 가며, 그 땅을 바라 볼 수 있어 행복했다. 평화전망대에서, 임진각에서, 을지전망대에서, 통일 전망대에서 그 땅을 바라보았고 또 복을 빌었다. 사랑할 수 있어 행복했고, 기도할 수 있어 감사했다. 그리고도 남은 시간이 있었다. 자전거 한 대를 빌렸다. 한반도의 남쪽 3천리를 달렸다. 강따라 달리고, 해변따라 달렸다. 길따라 달렸고, 신앙의 유적지를 답사하며 달렸다. 동족어린이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기도로 응원했다. 절반의 순례였다. 통일이 오면, 북녘 땅도 달리고 싶다. 그날엔 One Korea 자전거 순례도 완성되리라. 필요한 형제들을 생각하며, 부요한 미완성을 돌아보는 꿈의 여정!이었다.
1. 환난(코로나19) 중에 얻은 돌아봄의 시간
주께서 하시는 일은 신묘막측이다. 왜 나를 필요로 하는 세상은 닫으시고, 내가 없어도 좋을 풍요 속의 세계로 달리게 하실까? 열면 닫을 자가 없고 닫으면 열 자가 없는 열쇠를 들고 계신 주를 바라 본다. "왜 이 상황을 허락하시나이까?" 묻다가 답을 생각해 본다. '주인이 주신 안식의 시간, 동족어린이사랑을 돌이켜 보면 어떨까?' 지난 12년간, 앞만 보고 달려왔던 동족어린이 섬김 사역이었다. 좋은 일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돌이켜 보고, 보완하여 더 바람직한 길로 나아가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그런즉 안식할 때가 하나님의 백성에게 남아 있도다.”(히4:9)
그리고 보면, 70세 접어드는 나에게 허락된 첫 안식년이다. 경건하게 돌아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
2. One Korea 한반도 자전거 순례
통일을 주시면, 꼭 실천해보고 싶었던 소원이 있었다. One Korea 자전거 순례! 통일은 아직 소망 요원하다. 반토막 순례지만, 기회 있을 때 시작하자. 시작이 절반이다. 오늘, 내게 열린 곳은 남녘 땅이다. 통일의 날이 열리기를 소원하며 한반도 남쪽부터 순례를 시작한다.
자전거로 가는 삼 천리 길! 산은 푸른 나무가 울창하고, 강은 푸른 물로 넘친다. 가는 곳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엔 윤택함이 넘쳐 흐른다. 도시와 농촌은 우리 어린 시절의 가난을 벗었다. 필요 속의 형제들이 아프다.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시작한 순례는 한강, 낙동강, 섬진강, 영산강, 금강 등 5대강을 따라 이어진다. 바다를 끼고 달린 제주도 올레길, 경북 동해안 길, 강원도 동해안길 순례는 꿈길이다. 태백산맥 줄기를 넘어가는 낙동강 천리 길은 고되고 길다. 하지만, 오르막길 내리막길 구비구비 돌아가는 산길 어느 곳에서도 그분은 함께 하신다. 고성 통일 전망대와 해안 을지 전망대, 임진각 파주 오두산 통일 전망대를 순례하며 품어야 할 형제를 생각했다. 부요함은 필요를 채울 때 행복하다. One Korea 자전거 순례 중, 만났던 유서 깊은 기독교 유적지들! 놀랍다. 양화진 선교사 묘지, 제암리 교회, 증도 문준경 전도사 순교교회, 제주 이기풍목사님 기념교회, 광주호남신학교 뒤편에 있는 선교사 묘지에서, 대구 동산에 있는 선교유적지와 선교사 묘지에서, 강화 교산교회, 서울 새문안 교회, 연동교회, 안동교회, 부산초량교회 어느 하나 그냥 지나칠 곳 없다. 그분께서 우리 민족에게 주신 영적 부요함이 이런 것인가 했다. 힘에 부치는 때 없지 않았지만, 내가 연약한 곳에서 그분의 은혜는 더욱 넘친다. 함께 하신 동족어린이 사랑 동역자들의 응원이 카톡소리 속에 번뜩번뜩 정신을 돌려 놓는다. 사랑과 관심 속으로 달리노라니, 순례가 외롭지 않다.
3. 동족어린이 유치원 탁아소 사랑 공급
동족어린이들에게 들어갈 길이 막히니, 공급 사역 또한 제한적이다. 얼굴과 얼굴을 보며 그 사랑 나눌 수 없어 안타깝다. 가까스로 C국과 N국에 연결되어 있는 간접 루트를 두드린다. 부식 일부와 겨울 석탄145톤을 유치원 두 곳과 탁아소 두 곳에 공급했다.
4. 토론토 새터민 어린이 사랑
2020년 가을, 토론토에 찾아 온 새터민 네 가족을 섬길 기회를 받았다. 그들도 코로나 시대에 힘든 길을 가는 중이다. 그 자녀들 7명에게 작은 격려를 보낸다. 그들의 필요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너무 미미하다. '어린이는 왕이다!'는 구호가 생각난다. 왕을 이렇게 섬겨서야 싶다.
5. 동족어린이 사랑 사역에 관심 있는 교회 방문
고국 방문 중, 동족어린이사랑에 관심 있는 교회들을 찾았다. 서울 연동교회(김주용목사), 진주삼일교회(문장환목사), 서호교회(이호성목사), 홍천풍암교회(전영천목사), 그리고 익산, 부산, 삼척, 속초의 교회들; 그들의 동족어린이들을 향한 마음은 열려 있다.그 지도자들의 말씀을 듣노라면 마음이 참 기쁘다. 사역을 전하라면 순종했다. 대화를 통해, 우리 사역을 점검할 수 있으니 좋다.
11월, 캐나다에 돌아 와 몇 교회의 부름이 있다. 켈로나벧엘한인교회(김재학목사) 칠리왁한인장로교회(장영훈목사), 토론토열린교회(김덕원목사), 12/12 밀알장애인교회(김신기목사)다. 그분이 동족어린이들을 위해 입혀주시는 긍휼의 옷을 나누었다. 우리 민족을 향한 주의 긍휼을 전하노라면, 가슴이 벅차다. 마음을 나누는 교회와 성도들이 있어 행복하다.
6. 영성관리
1] 우리 동족어린이 사랑 모임에 함께 가는 몇 교회가 있다. 우리는 이 안식의 시간 동안 시간을 내어 그 교회를 방문하여 예배와 설교를 경청했다. 떨어져 있을 때는 유튜브를 통해 듣곤 한다. 그분들의 마음을 알 수 있으니 좋고, 영성을 관리할 수 있어 좋다.
2] 고국엔 가는 곳마다 예배하고 기도할 수 있는 교회가 있다. 길을 달리면서도 하나님께 감사하고, 위하여 기도하는 일을 계속했다.
3] 시간이 나면, 원어와 몇 언어 성경을 쓰고 읽으며, 주님의 말씀에 힘을 기울인다. 새벽 기도가 있는 교회를 찾는다. 토론토에서는 매일 밤 8시, 기도 모임에 참석, 기도할 수 있어 좋다.
4] 자전거와 테니스로 건강관리도 한다.
영육간 안식을 누릴 수 있으니 또한 행복하다.
마무리 감사
우리의 친구 동족 어린이들과 교직원들에게도 굶주림과 동장군, 코로나가 위협하고 있을까? 온 세상이 역병이 창궐하고 있다. 마음이 안쓰럽다. 주여! 긍휼을 베푸소서! 동족어린이를 사랑하는 여러분 모두에게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와 긍휼, 위로하심이 넘치시길!
"너희는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 받는 자처럼 긍휼을 옷 입고"(골3:12)
2020년 12월 24일 주 안에서 노새 올림
첫댓글 문장환목사님 위로의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님 덕에 많은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늘 제 설교를 들어주시고 또 격려해시니 그것도 많이 감사합니다.
오늘 ***님의 글을 우리 교인들과 나누려고 하는데, 괜찮겠습니까? 괜찮으시면 원고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카페에서 복사를 하려고 하는데 잘 안됩니다. ^^ 노 ***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