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슬/ 노창호
님 떠나던 날은
까만 밤 이었고
열려진 창문으로
커튼을 날렸다오
희미한 가로등 빛
가을 비 보일 때
님 떠난 빈자리
그제야
알게 되었오
눈물로 써 놓은
한 장 하얀 메모지
얼룩져 있을 때
말없이 떠났던
그 밤은
낙엽잎 구르던
스산한 밤 이었다오
얇은 한 줄
겨우 붙어 있던
단풍닢 마져
가을 비 맞아
이별로 날리고
구르던 낙엽 위
적시던 소리는
이별의 소야곡으로
깊은 잠 날리어
내 눈
흠뻑 적시었다오
침묵 흐르던 그 밤
적막 헤치고
이별 고하던
뱃고동 소리 뿐
수십년 지난 뒤
보름달 빛 따다
환히 길 밝히오니
까만 밤
홀로 떠났던
희미해진 길 찾아
내 품 안으로
윤슬 타고
돌아와 주오
그대 돌아올 길
은빛으로 깔아
환히 길 밝혀
드리오리다
하얗던 메모지는
누렇게 퇴색되어
잉크 날리고
희미해 졌다오
희미한 글자 마져
지워질 때
잊지 못하던
님의 모습
내 기억 속
하얗게 지워 질까
걱정 되어
이 밤
윤슬 띄워
길고 긴
또
멀고 먼
수평선 넘어까지
길 밝혀 드리오니
떠나던 그 날 밤
기억 찾아
돌아와 주오
스산한 낙엽은
오늘도 구르고
이별 실었던
뱃고동 소리는
지금도
울리고 있다오
카페 게시글
우리들의 이야기
윤슬
백두산
추천 0
조회 22
24.11.20 06:01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