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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부 예수 그리스도를 인식하기
이번 주의 영성수련에 대해 루도비코 성인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식하기 위하여 이 주간을 보내야 합니다. 사람은 알지 못하는 것을 사랑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또 우리는 반만 아는 것을 온전한 마음으로 사랑할 수도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안다는 것은 온전히 안다는 것을 뜻합니다. 만일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가졌다 해도 예수님을 알지 못한다면 아무 것도 모르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주간의 영성수련 기간 동안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온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성령과 성모님께 도움을 청해야 하며 성모님을 통해 예수님께서 우리를 다스리시도록 해야 한다. 또한 악을 끊어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왕, 우리의 주님으로 모셔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이번 주에는 “오 주님, 저로 하여금 당신을 알게 하소서”라는 화살기도를 자주 드리도록 한다.
제34장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
만물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사람이 되셨다. 그리고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으로 이 세상에 오셔서 하늘나라에 관한 가르침과 치유와 죄의 용서를 통해서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보여주셨다. 특히 ‘죄인을 부르러 오신 그리스도’께서는 세리였던 레위를 당신의 사도로 삼으셨고, ‘행실이 나쁜 여자’ 막달라 마리아에게 죄의 용서를 선언하셨다. 세관장 자캐오에게 구원을 선언하셨고, 죄인들과 식사를 함께하시며 그들의 벗이 되셨다.
1) 요한 복음 1, 1-5. 10-13
1 한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셨는데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2 그분께서는 한처음에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 3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고 그분 없이 생겨난 것은 하나도 없다. 4 그분 안에 생명이 있었으니 그 생명은 사람들의 빛이었다. 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둠은 그를 깨닫지 못하였다. 10 그분께서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그분을 통하여 생겨났지만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11 그분께서 당신 땅에 오셨지만 그분의 백성은 그분을 맞아들이지 않았다. 12 그분께서는 당신을 받아들이는 이들, 당신의 이름을 믿는 모든 이에게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권한을 주셨다. 13 이들은 혈통이나 육욕이나 남자의 욕망에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다.
루카 복음 5, 27-32
27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밖에 나가셨다가 레위라는 세리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28 그러자 레위는 모든 것을 버려둔 채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29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님께 큰 잔치를 베풀었는데, 세리들과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지어 함께 식탁에 앉았다. 30 그래서 바리사이들과 그들의 율법 학자들이 그분의 제자들에게 투덜거렸다. “당신들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먹고 마시는 것이오?” 31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32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 회개시키러 왔다.”
2) 준주성범 2장 1-6항
1. 제자의 말 주님, 제가 당신의 어지심과 인자에 의지하여 당신께로 나아가나이다. 병자가 구세주한테로, 배고프고 목마른 자가 생명의 샘으로, 가난한 자가 천국의 왕한테로, 종이 주인에게로, 조물이 조물주께로, 위로가 없는 자가 진실한 위로자에게로 나아가나이다. 그러나 당신이 제게 임하신다는 것은 그 어찌 된 일이옵니까? 제가 누구이온데 당신을 제게 주시나이까? 죄인이 어떻게 당신 대전에 나타날 수 있나이까? 또 당신은 어떻게 죄인에게 임하실 수 있나이까? 당신은 당신 종을 잘 아시오니 당신께 드릴만한 아무런 좋은 것도 없는 줄을 잘 아시나이다. 그러므로 저는 제 천함을 자백하옵고 당신의 착하심을 승복하오며, 그 착하신 마음을 찬미하옵고 그 지극한 사랑을 감사하나이다. 이렇게 하심은 제게 공로가 있어 그런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하여 하시는 것이오니, 당신의 착하심이 저희에게 더 드러나고, 당신의 사랑이 더 인식되고 겸손이 더 완전히 나타나게 하기 위함이옵니다. 당신이 이렇게 되기를 원하시고 또 명하셨사오니 저도 당신의 이 후의를 즐겨 받나이다. 다만 제 죄악이 이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랄 따름이옵니다.
2. 오, 극히 착하시고 인자하신 예수님, 당신의 품위는 아무도 능히 헤아릴 수 없사오니, 당신의 성체를 영하기에는 얼마만한 공경과 감사하는 정과 그침 없는 찬미를 당신께 드릴 것이겠나이까? 그러나 성체를 영하러 제 주님께 나아갈 때 신심 있게 영할 마음은 간절하오나 합당하게 존경할 수 없사오니 무엇을 생각하오리까? 저를 당신 대전에 전혀 겸손되이 생각하고 당신의 무한한 인자를 제 위에 들어 높이는 그 생각 외에, 더 낫고 더 유익한 생각이 어디 있으리이까? 저의 하느님이시여, 당신을 찬미하고 영원히 들어 높이나이다. 저를 천히 보고 저 자신의 비천함을 생각하고 당신 대전에 저를 낮추나이다.
3. 보소서! 당신은 성인 중에 가장 거룩하신 분이시온데, 저는 더러운 죄인이옵니다. 그런데 당신을 뵈옵기도 부당한 저를 당신은 굽어보시나이다. 그런데 당신은 저에게 임하시고, 저와 더불어 계시고자 하시고 저를 당신 잔치에 청하시나이다. 당신은 저에게 천상의 양식, “천사들의 양식”(시편 78,25)을 주시고자 하시오니,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이며 세상에 생명을 주는”(요한 6,33) 당신의 살을 우리에게 내어 주심이옵니다.
4. 오 사랑의 근원이시여! 당신의 인자는 어떻게 빛나나이까? 이 모든 것을 위하여 얼마나 감사하고 얼마나 찬송하여야 하리이까! 오! 성사를 세우신 당신의 계획은 그 얼마나 좋고 유익하나이까! 당신 자체를 양식으로 주시는 그 잔치는 그 얼마나 좋고 즐겁사옵니까? 주님, 당신의 업적은 그 얼마나 기묘하나이까! 당신의 능은 그 얼마나 크나이까! 당신의 진리는 그 얼마나 오묘하나이까! 당신이 말씀하시매 모든 것이 이루어졌고 당신이 명하시매 모든 것이 그대로 되었나이다.
5. 참 하느님이시요 참사람이신 저의 주 하느님이여, 당신이 작은 면병과 술의 형상 안에 온전히 계시오며 영하여도 진(盡)하지 아니하는 이 사실은 과연 기막힌 일이요 인간의 지력을 넘고 신앙으로써 믿을 일이옵니다. 우주 만물의 하느님이여, 당신은 아무 부족한 것이 없으시면서도 성체 성사로써 저희와 더불어 사시고자 하셨나이다. 제 마음과 몸을 조촐히 보존케 해주시어 특히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 또 영원한 기념을 위하여 결정하시고 세우신 성사를, 즐겁고 깨끗한 양심으로 자주 영하고 또 영원한 구원을 위하여 영하게 하소서.
6. 내 영혼아, 이 눈물의 골짜기에 있는 네게 남겨 주신 고귀한 예물과 특수한 위로를 생각하고 즐기며 하느님께 감사하라. 네가 이 성사를 거듭할 때와 그리스도의 성체를 영할 때마다 구속의 사업을 거듭함이요, 그리스도의 모든 공로에 참례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리스도의 사랑은 조금도 줄어드는 때가 없고 그분의 어여삐 여기시는 마음은 조금도 진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항상 마음을 새롭게 하여 이 성사를 잘 영하도록 준비하고 정신을 차려 이 구원의 신비를 묵상할 필요가 있다. 미사를 드리거나 혹 참례하거나 할 때마다 그 날에는 그리스도께서 처음으로 사람이 되시어 동정녀의 복중에 내려 임하시는 것처럼 혹 십자가에 달려 사람의 구원을 위하여 고난 받아 죽으시는 것처럼, 그만큼 중대하고 새로우며 즐거운 일로 여겨야 한다.
제35장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리스도
하느님은 인자하시고 자비로우신 분이시지만 동시에 공의로우시며 정의로우신 분이시다. 그래서 그분은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간의 죄를 물으심으로써 당신의 정의를 드러내셨다.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바로 이 죄의 대가를 대신 치르기 위해서이며 그로써 모든 이를 구원하기 위해서였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고 죽으심으로써 우리는 사탄의 속박으로부터 구출되었고 영원한 생명과 하늘나라의 문이 우리에게 열려졌다. 그리스도의 죽음으로 우리는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무한한 사랑이 드러난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내가 구원되었음을 깊이 인식하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그리스도를 묵상해보기로 하자. “십자가 아래에서 당신 아들 예수님의 희생과 똑같은 희생을 드리신 통고의 성모님, 저희가 이토록 비싼 값을 치르고 구해졌음을 결코 잊지 않게 하소서.”
1) 루카 복음 23, 33-49
33 ‘해골’이라 하는 곳에 이르러 그들은 예수님과 함께 두 죄수도 십자가에 못 박았는데, 하나는 그분의 오른쪽에 다른 하나는 왼쪽에 못 박았다. 34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그들은 제비를 뽑아 그분의 겉옷을 나누어 가졌다. 35 백성들은 서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지도자들은 “이자가 다른 이들을 구원하였으니, 정말 하느님의 메시아, 선택된 이라면 자신도 구원해 보라지.” 하며 빈정거렸다. 36 군사들도 예수님을 조롱하였다. 그들은 예수님께 다가가 신 포도주를 들이대며 37 말하였다. “네가 유다인들의 임금이라면 너 자신이나 구원해 보아라.” 38 예수님의 머리 위에는 ‘이자는 유다인들의 임금이다.’라는 죄명 패가 붙어 있었다. 39 예수님과 함께 매달린 죄수 하나도, “당신은 메시아가 아니시오? 당신 자신과 우리를 구원해 보시오.” 하며 그분을 모독하였다. 40 그러나 다른 하나는 그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같이 처형을 받는 주제에 너는 하느님이 두렵지도 않으냐? 41 우리야 당연히 우리가 저지른 짓에 합당한 벌을 받지만, 이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으셨다.” 42 그러고 나서 “예수님, 선생님의 나라에 들어가실 때 저를 기억해 주십시오.” 하였다. 43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 44 낮 열두 시쯤 되자 어둠이 온 땅에 덮여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다. 45 해가 어두워진 것이다. 그때에 성전 휘장 한가운데가 두 갈래로 찢어졌다. 46 그리고 예수님께서 큰 소리로 외치셨다. “아버지, ‘제 영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이 말씀을 하시고 숨을 거두셨다. 47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백인대장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정녕 이 사람은 의로운 분이셨다.” 하고 말하였다. 48 구경하러 몰려들었던 군중도 모두 그 광경을 바라보고 가슴을 치며 돌아갔다. 49 예수님의 모든 친지와 갈릴래아에서부터 그분을 함께 따라온 여자들은 멀찍이 서서 그 모든 일을 지켜보았다.
로마서 5, 6-11
6 우리가 아직 나약하던 시절, 그리스도께서는 정해진 때에 불경한 자들을 위하여 돌아가셨습니다. 7 의로운 이를 위해서라도 죽을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혹시 착한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죽겠다고 나설지도 모릅니다. 8 그런데 우리가 아직 죄인이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돌아가심으로써, 하느님께서는 우리에 대한 당신의 사랑을 증명해 주셨습니다. 9 그러므로 이제 그분의 피로 의롭게 된 우리가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의 진노에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0 우리가 하느님의 원수였을 때에 그분 아드님의 죽음으로 그분과 화해하게 되었다면, 화해가 이루어진 지금 그 아드님의 생명으로 구원을 받게 되리라는 것은 더욱 분명합니다. 11 그뿐 아니라 우리는 또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을 자랑합니다. 이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제 화해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2) 준주성범 제4권 8장 1-2항
1. 예수님의 말씀 나는 네 죄를 위하여, 벗은 몸으로 두 손을 십자가 위에 펴고 자기를 온전히 하느님 성부께 자유로이 바쳐, 내게는 아무 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이, 전혀 하느님의 마음과 화해시키는 제사가 되게 하였음과 같이, 너도 그렇게 매일 미사 때 자유로이, 할 수 있는 정성을 다하여 너 자신을 모든 능력과 정과 더불어 결정하고 거룩한 제물로 삼아 나에게 바쳐라. 너를 온전히 내게 맡겨 두는 일에 힘쓰는 것밖에 내가 네게서 무엇을 더 구하랴? 네가 너 자신이 아닌 그 모든 것을 다 바친다 하더라도, 나는 그것을 상관치 않는다. 네 선물을 내가 바라는 것이 아니요, 너 자신을 구하기 때문이다.
2. 너도 너 자신이 아닌 것을 다 차지한다 할지라도 만족하지 않을 것과 같이 너 자신을 내게 바치지 않는다면 무엇을 주든지 그것이 내게 홉족할 수 없다. 너를 내게 바치고 하느님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라. 이것이 곧 합당한 희생이 되리라. 보라, 나는 너를 위하여 성부께 나를 온전히 바쳤으며 또 나의 몸과 피를 양식으로 주어 온전히 네 것이 되고 너도 나의 것이 되게 하고자 하였다. 너는 아직도 네 안에 서 있고, 즐겨 너를 나의 뜻에 맡기지 아니하면 완전한 희생이 못 되고 나와 너 사이엔 완전한 결합이 없다. 그러므로 자유와 은총을 얻고자 하면 무슨 사업보다도 먼저 하느님의 손에 너 자신을 즐겨 바칠 것이다. 마음의 광명을 받고 자유를 얻는 사람의 수가 그처럼 적은 것은 자신을 온전히 희생할 줄 모르는 까닭이다. “누구든지 나의 제자가 되려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버려야 한다.”(루카 14,33)라고 한 말은 확실한 말이니, 네가 나의 제자가 되려거든 너 자신을 네 모든 정과 더불어 나에게 바쳐라.
제36장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
그리스도께서는 돌아가시기 전에 우리에게 사랑의 두 가지 선물을 주셨는데 그것은 지극히 거룩한 성체성사를 통하여 당신의 살과 피를 주신 것과 또 당신의 어머니를 우리의 어머니로 주신 것이다. 특히 그분은 당신 자신을 일컬어 “생명의 빵”이라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생명의 빵이다.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럼 나는 과연 그분을 참 생명을 주시는 생명의 빵으로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가?
1) 요한 복음 6, 47-58
47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48 나는 생명의 빵이다. 49 너희 조상들은 광야에서 만나를 먹고도 죽었다. 50 그러나 이 빵은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죽지 않는다. 51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52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53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54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55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56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57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58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코린토 1서 11, 23-27
23 사실 나는 주님에게서 받은 것을 여러분에게도 전해 주었습니다. 곧 주 예수님께서는 잡히시던 날 밤에 빵을 들고 24 감사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한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5 또 만찬을 드신 뒤에 같은 모양으로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내 피로 맺는 새 계약이다. 너희는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26 사실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27 그러므로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 됩니다.
2) 참된 신심 266-269항
266. (영성체 할 때) 첫째, 하느님 앞에서 깊이 그대를 낮추어라! 둘째, 완전히 타락한 그대 자신과 그대의 눈에 훌륭하게 보이는 모든 자애심을 버려라. 셋째, “어머니, 저와 저의 모든 것이 오로지 당신의 것입니다” 하며 그대의 봉헌을 새롭게 하라. 넷째, 예수님의 영광에 맞지 않는 그대의 더럽혀지고 변덕스러운 마음으로 인해 예수님께서 그대에게 오시기에는 부당하므로 예수님께 합당하게 되도록 어머니 마리아의 마음을 빌려주고 도와주시라고 마리아께 간청하여라. 마리아의 아들 예수님을 받아 모시기 위하여 마리아께서 그대에게 오시고 함께 머무시도록 간청한다면, 모든 사람의 마음을 다스리시는 마리아께서는 그렇게 하실 수 있다. 그리되면 당신의 아들 예수님이 더러움이나 잃어지실 위험 없이. 모욕당하실 위험도 없이 당신께 의해 잘 받아들여지실 것임을 상기시켜 드려라. “그 한가운데에 하느님의 계시므로 흔들림이 없으리라”(시편 46,5). 그리고 그대가 마리아에게 드리는 모든 선행이 마리아에게 영광이 되기에는 너무나 작지만 영원하신 아버지께서 당신께 주신 것과 똑같은 선물을 영성체로써 마리아에게 만들어 드리고 싶다고 신뢰심을 다해 말하라. 그러면 그대가 이 세상의 모든 부귀를 바친 것보다도 더 마리아를 영광되게 할 것이고, 결국 그리스도께서는 비록 그대의 영혼이 마구간보다도 더 초라하고 불결하지만 마리아께서 거기 계시므로 주저하지 않으시고 마리아 당신에게서 즐거움을 누리며 편안히 쉬시기를 원하신다고 말씀드려라. “오, 마리아님, 당신을 저의 모든 것으로 받아들이오니, 당신의 마음을 제게 주소서!”라는 정성어린 말로 마리아의 마음을 구하라! (요한 19,27과 잠언 23,26 묵상.)
267. 예수 그리스도를 받아 모실 준비가 다 되었으며 곧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하고 세 번 외워라! 첫 번째는 우선 영원하신 아버지께 말해야 하는데, 배은망덕과 나쁜 생각을 함으로써 외아들을 받아 모시기에 부당하지만 아버지의 종(루카 1,38) 마리아께서 너를 대신하여 영성체하고 지존하신 아버지께 대한 신뢰와 희망을 주실 것이라는 말씀을 드려라!
268. 두 번째는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하고 성자 예수님을 향해서 말하라! 그대의 쓸데없는 나쁜 말들과 예수님을 섬기는 데에 충실하지 못했음으로 인해 주님을 받아 모시기에 부당하지만 그러나 영성체하면서 그대가 그분을 주님의 어머니이면서 또한 그대의 어머니이신 마리아의 집에 모시겠음을 말씀드려라. 또 주님께서 그대를 불쌍하게 여겨주실 것을 말씀드려라! 주님께서 일어나셔서 당신의 휴식처로, 당신의 계약궤로 오십사고 청하여라. 그대는 에사우와 같이 자신의 힘이나 공로나 준비를 믿지 말고 어린 야곱이 어머니 레베카를 신뢰한 것처럼 그대의 사랑하올 어머니 마리아의 힘과 공로만을 완전히 믿는다는 것을 주님께 말씀드려라. “주님, 당신 쉬실 곳으로 갑시다. 당신의 힘 깃들인 계약궤와 함께 갑시다”(시편 132,8). 그대는 비록 에사우와 같은 죄인이긴 하지만 거룩하신 어머니의 공로와 성덕의 힘에 의지하여 지극히 거룩하신 성자 예수님께 감히 나아간다고 말씀드려라.
269.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하고 성령께 말씀드려야 한다. 그대가 행한 모든 것이 열성 없고 죄스러운 것이며, 성령의 감도하심에 순종하지 않았으므로 성령의 사랑의 걸작품인 예수님을 받아 모시기에 부당하지만 그러나 그대는 성령의 충실한 정배이신 마리아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말씀드려라. 그러므로 성 베르나르도와 같이 “마리아께서는 저의 모든 희망의 근원이시니, 저는 마리아에게 저의 모든 신뢰를 두나이다” 하고 성령께 말씀드려라! 그대는 성령께 정배이신 마리아를 또 찾아오시라고 청하면서 마리아의 품속은 그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순결하고 마음은 항상 사랑의 불로 타오르고 있으며, 그대 영혼 속에 성령께서 내려오시지 않으시면 그곳에 예수님이나 마리아도 형성되지 않거나 혹은 마땅하게 거하시지 못하실 것이라고 말씀드려라.
3) 준주 성범 제4권 13장 1-3항
1. 제자의 말 주님, 어찌하면 제가 홀로 당신만을 찾아 모시게 되어 당신께 온 마음을 바쳐 제 영혼이 원하는 대로 당신을 제 즐거움으로 삼으리이까? 그리되면 아무도 나를 경멸하지 않고 아무 조물도 제 마음을 요동케 하지 아니하며 바라보지도 아니하오리니, 당신이 홀로 제게 말씀하시고 제가 당신께만 말할 것이오니, 이는 마치 사랑하는 자에게 말하고 친구가 친구와 잔치하는 것과 같은 것이옵니다. 주님, 저는 온전히 당신과 결합하여 제 마음이 조물을 끊어 버리고 또 더욱 영성체함과 가끔 미사를 드림으로써 천상의 것, 영원한 것에 맛들이게 되는 것을 빌고 또 바라나이다. 오! 주 하느님이시여, 저는 언제나 완전히 당신과 결합하여 있고 당신께 흡수되어 저를 완전히 잊으리이까? 당신은 제 안에 계시고 저는 당신 안에 있게 하시어, 저희가 더불어 합하여 하나가 되어 머물기를 은혜로이 허락해 주소서.
2. 참으로 당신은 저의 사랑하는 분이시요, “만인 위에 뛰어난 사람이시니”(아가 5,10), 제 영혼이 제 온 일생에 당신 안에 거처하고자 하나이다. 참으로 당신은 제게 평화를 주시는 분이시니 당신 안에 지극한 평화와 참된 안정이 있고, 당신 밖에는 수고와 고통과 한없는 불행이 있나이다. “하느님께서 너도 몰래 너를 보살피시니”(이사 45,15), 당신은 악인들과 같이 상의하시지 않고, 당신은 겸손한 자들과 순직한 자들에게 말씀하시나이다. “주님의 불멸의 정기는 만물 안에 들어 있다!”(지혜 12,1). 당신이 자녀들에게 당신 즐거운 사랑을 보이시기 위하여 가장 단 면병을 하늘로부터 내리시어 그들을 은혜로이 기르시나이다. “우리 하느님 야훼께서는 우리가 부를 때마다 가까이 계셔 주시는 분이시다. 그처럼 가까이 계셔 주시는 신을 모신 위대한 민족이 어디 또 있겠느냐?”(신명 4,7). 당신은 모든 신자들에게 가까이 계셔 일용할 위로로 마음을 천당으로 향하게 하시기 위하여, 당신 자신을 주시어 먹고 누리게 하시나이다.
3. 우리 그리스도의 백성과 같이 훌륭한 백성이 어디 있나이까! 신심 있는 영혼과 같이 사랑을 받는 조물이 이 세상 어디에 있나이까? 하느님께서 이런 영혼에게 임하시어 당신 영화로운 육신으로 그를 기르시나이다. 오! 형언할 수 없는 은혜여! 오! 신기한 어짐이여! 오! 사람에게만 베푸신 무한한 사랑이여! 이 은혜를 위하여, 이렇게 탁월한 사랑을 위하여 주께 무엇으로 갚으리이까? 제 마음을 저의 하느님께 완전히 드려 서로 친밀하게 결합시키는 것보다 더 마음에 맞는 것을 드릴 수 없나이다. 제 영혼이 완전히 하느님과 결합하게 되면 제 안에 있는 모든 것이 용약하리이다. 그 때에 하느님께서 제게 이르시기를, “네가 나와 더불어 있고자 하면, 내가 너와 더불어 있으리라.”하시리이다. 제가 대답하기를, “주님, 제가 즐겨 당신과 더불어 있고자 하오니, 은혜로이 저와 더불어 머물러 계시옵소서. 제 마음이 당신과 결합되는 것이 나의 모든 원이옵나이다.”하리이다.
제37장 모든 신심의 목적이신 그리스도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람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신심의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목적이시며, 성모님을 통하여 우리의 봉헌을 받으시는 분이시다. 그분은 알파요 오메가, 모든 것의 시작이며 끝으로서 성모님께 대한 신심, 성모님께의 봉헌 역시 그 귀결점은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는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될 것이다.
1) 요한 복음 14, 6-14
6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7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8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하자, 9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하느냐? 10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11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12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13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그리하여 아버지께서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시도록 하겠다. 14 너희가 내 이름으로 청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
필리피 2, 6-11
6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하느님과 같음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으시고 7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이렇게 여느 사람처럼 나타나 8 당신 자신을 낮추시어 죽음에 이르기까지,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순종하셨습니다. 9 그러므로 하느님께서도 그분을 드높이 올리시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그분께 주셨습니다. 10 그리하여 예수님의 이름 앞에 하늘과 땅 위와 땅 아래에 있는 자들이 다 무릎을 꿇고 11 예수 그리스도는 주님이시라고 모두 고백하며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게 하셨습니다.
2) 참된 신심 61-63항
61. 참 하느님이시며 참 사랑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들의 모든 신심의 궁극 목적임에 틀림없다. 그렇지 않으면 그 모든 신심은 거짓이며 사람들을 잘못 이끄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는 모든 것의 시작이요 마침이시며 알파요 오메가이시다(묵시1,8). 바오로 사도의 말씀과 같이 무슨 일을 하든지 예수 그리스도께 영광을 드리기 위해서 해야 한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이 천주성의 모든 충만함과 은총과 성덕과 완전성의 충만함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모든 영적인 축복을 받았고,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가 가르침 받아야 할 유일한 스승이시며, 의지해야 할 유일한 주님이시며, 일치해야 할 유일한 머리이시며, 우리가 따라야 할 유일한 모범이시며, 우리의 질병을 치유해주실 유일한 의사이시다. 우리들을 먹여 길러주실 유일한 목자이시며, 길 잃은 우리들을 인도해야 할 유일한 길이시며, 그릇되기 쉬운 우리들이 믿어야 할 유일한 진리이시고, 또 우리에게 생명을 주실 우리의 유일한 생명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의 모든 것이시다.
하늘 아래에 예수님의 이름 이외에 다른 어떠한 이름도 우리를 구원할 수 없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과 완덕과 영원한 영광의 토대로서 우리에게 주신 것은 예수 그리스도뿐이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라는 초석 위에 세워지지 않은 건물은 마치 모래 위에 세워진 것처럼 조만간에 틀림없이 무너지고 말 것이다. 포도나무 줄기에 붙은 포도가지와 마찬가지로 예수 그리스도께 결합되어 있지 않은 모든 신자들은 누구나 다 땅에 떨어져 말라버리게 되어 마침내 불에 던져지고 말 것이다. 만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 살고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계신다면, 우리는 어떠한 저주나 영벌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하늘의 천사들도, 지상의 사람들도, 또한 지옥의 악마들과 그 외에 어떠한 것들도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떼어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은 무엇이든지 모두 이룰 수 있다. 우리는 성령과 더불어 성부께 온갖 영광과 영예를 드릴 수 있고, 자신의 완성으로 우리의 이웃에게 영원한 생명의 향기가 될 수 있다.
62. 그러므로 우리가 마리아께 대한 참된 신심을 확립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신심을 더욱 완전하게 확립하기 위해서이며, 이것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확실한 방법을 얻기 위해서일 뿐이다. 만일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오히려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떼어놓게 된다면 그것은 곧 마귀의 술책으로 알고 물리쳐야 할 것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고 또 앞으로 자세히 말하겠지만 그러한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찾아내고, 그분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또 그분을 충실하게 섬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리아께 대한 신심이 필요한 것이다.
63. 오 사랑하올 예수님, 지금 여기서 저는 당신을 우러러보며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 아니, 가장 유식하다는 자들까지도 당신과 당신 어머니 마리아 사이에 맺어진 깊은 유대를 알지 못하는 것을 마음으로부터 슬퍼합니다. 오, 주님, 당신은 항상 마리아와 함께 계시고 마리아도 또한 항상 당신과 같이 있으며 당신 없이는 마리아는 더 이상 마리아란 존재가 되지 못합니다. 마리아는 자신의 존재로는 살고 있지 않다고 할 정도로 은총에 의해 온전히 당신으로 변화되었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그 어느 천사나 성인 안에서보다도 마리아 안에서 더욱 완전히 사시고 다스리시나이다. 아, 만일 사람들이 이 신묘한 마리아 안에서 당신이 받으시는 큰 사랑과 영광을 안다면, 사람들은 당신과 마리아에 대해서 지금까지와는 아주 달리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태양이 없는 빛을 생각하고, 불이 없는 열을 느끼는 것이 쉬울 정도로 당신이 없는 마리아는 상상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마리아를 당신으로부터 떼어놓기보다는 모든 천사들과 성인들을 당신으로부터 떼어놓기가 더 쉽습니다. 그것은 다른 모든 피조물들이 당신께 드리는 사랑과 영광을 합한 것보다도 마리아께서는 당신은 더욱 열렬히 사랑하고, 당신께 더욱 완전한 영광을 드리기 때문입니다.
3) 준주성범 제3권 9장 1-3항
1. 주님의 말씀 아들아, 네가 참으로 복되려면, 내가 너의 제일 높고 제일 마지막인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뜻을 두게 되면 자주 너와 조물을 나쁜 데로 기울어지게 하는 정이 조찰하여지리라. 만일 네가 무슨 일에 너를 찾는다면 그 즉시 너는 쇠약하여질 것이요, 메마르게 될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것을 준 이는 주님밖에 다시 없으니 모든 것을 제일 먼저 내게로 돌려라. 이렇게 모든 것이 무한한 선으로부터 옴을 생각하고 따라서 모든 것을 그 근본인 내게로 돌릴 것이다.
2. 작은 자나 큰 자나, 가난한 자나 부자나 다 마치 신선한 샘에서와 같이 내게서 생명의 물을 마신다. 또한 나를 즐겨 또 자유로이 섬기는 사람은 은총 위에 은총을 받으리라. 나를 떠나 다른 데서 무슨 영광을 취하려는 사람은, 또 무슨 사사로운 선익에서 낙을 취하려는 사람은 참 즐거움을 항구히 못 누릴 것이요, 그 마음에 즐거움이 충만치 못할 것이요, 많은 거리낌을 당하고 여러 가지 역경을 만날 것이다. 그러므로 너는 무엇이든지 좋은 것을 네게 돌리지 말고 또 무슨 덕을 어떤 사람에게 돌리지도 말고 모든 것을 하느님께 돌려라. 하느님 없이는 사람이 무엇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모든 것을 다 주었으니 모든 것을 다 다시 가지려 하며 내게 감사하기를 엄히 요구한다.
3. 이는 헛된 영광을 물리치는 진리다. 천상적 은총과 참다운 사랑이 들어간 그곳에는 아무런 시기나 마음의 좁음이 없을 것이요, 사사로운 애정이 그 마음을 점령치 않을 것이다. 하느님의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기고 영혼의 모든 힘을 긴장시킨다. 네가 옳게 생각한다면, 나 하나로 말미암아서 밖에서 즐거워하지 않을 것이요, 나 하나밖에는 희망도 두지 않을 것이다. 이는 “선하신 분은 하느님 한 분뿐”(루카 18,19) 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홀로 모든 것 위에 찬미 받으실 분이시요, 모든 일에 존경받으실 분이시다.
제38장 세례성사의 갱신인 그리스도께의 봉헌
십자가에서 피 흘려 죽으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나는 잃어버린 은총의 지위를 되찾았고 생명을 얻게 되었으며 하느님과 화해하게 되었다. 그리스도 덕분에 나는 세례성사를 통해 무죄한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당신 자신을 죽임으로서 나에게 생명을 얻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제대로 의식해 본 적이 있는가? 그리스도께서 주신 생명을 나는 잘 꽃피우고 있는가? 세례성사를 통해서 모든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을 섬기는 데 내 자신을 온전히 봉헌하기로 엄숙히 약속한 나는 이 신성한 약속과 의무에 과연 충실했는가? 성모님을 통한 이 봉헌은 그러한 불충실을 기워 갚고 세례성사를 갱신하는 고귀한 효과를 가져다준다.
1) 요한 복음 10, 11-16
11 나는 착한 목자다. 착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내놓는다. 12 삯꾼은 목자가 아니고 양도 자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들을 버리고 달아난다. 그러면 이리는 양들을 물어 가고 양 떼를 흩어 버린다. 13 그는 삯꾼이어서 양들에게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14 나는 착한 목자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내 양들은 나를 안다. 15 이는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과 같다. 나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다. 16 그러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지 않은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 떼가 될 것이다.
로마서 6, 3-11
3 그리스도 예수님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은 우리가 모두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받았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4 과연 우리는 그분의 죽음과 하나 되는 세례를 통하여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을 통하여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5 사실 우리가 그분처럼 죽어 그분과 결합되었다면, 부활 때에도 분명히 그리될 것입니다. 6 우리는 압니다. 우리의 옛 인간이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7 죽은 사람은 죄에서 벗어나기 때문입니다. 8 그래서 우리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으니 그분과 함께 살리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9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시어 다시는 돌아가시지 않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죽음은 더 이상 그분 위에 군림하지 못합니다. 10 그분께서 돌아가신 것은 죄와 관련하여 단 한 번 돌아가신 것이고, 그분께서 사시는 것은 하느님을 위하여 사시는 것입니다. 11 이와 같이 여러분 자신도 죄에서는 죽었지만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위하여 살고 있다고 생각하십시오.
2) 참된 신심 126-133항
126. 나는 이 신심이 세례 때 한 약속의 완전한 갱신을 뜻한다는 것을 이미 말했었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나 세례 전에는 악마에게 속해 있었기 때문에 악마의 노예였다. 그러나 영세 때에 자기 입으로 혹은 대부 대모의 입으로 마귀와 마귀의 행실과 유혹을 끊어버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의 주인 또는 최고의 주권자로 삼아 자신을 사랑의 종으로서 완전히 바칠 것을 하느님께 엄숙하게 맹세하였다. 마리아께 드리는 완전한 봉헌을 통하여서도 그와 같은 것을 우리는 행한다. 봉헌 기도문에 있는 것처럼 우리는 마귀와 세속과 죄악과 자기 자신을 끊어버리고 우리 자신을 마리아의 손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 바치는 것이다. 아니 이 신심에 있어서는 오히려 그 이상이다. 왜냐하면 세례를 받을 때에는 다른 사람, 즉 대부 대모의 입을 통해서 말을 하고 그래서 대리인에 의해서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께 바치게 되나 이 완전한 봉헌으로는 우리 스스로가 자발적으로 또 명백하게 마리아의 손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께 자신을 바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례 때에는 적어도 명백하게 마리아의 손을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께 자신을 바치지 않고 자기 선행의 모든 가치를 예수 그리스도께 전부 바치지 않으므로 세례 후에 자기가 원하는 사람에게 이를 적용하거나 자신을 위하여 보존할 완전한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봉헌을 통해서 우리는 마리아의 손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께 우리 자신을 명백하게 봉헌하고 우리 선행의 모든 가치를 바치게 된다.
127.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은 사람들이 세례받을 때 마귀와 마귀의 유혹을 끊어버릴 굳은 약속을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약속은 가장 중대하고 절대적으로 필요 불가결한 것이라고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말한다.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 머물러 있겠다고 서약하는 우리의 가장 큰 서원이다.” 교회법 학자들도 세례 때의 서약은 “최초이면서 최종적인 약속이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과연 세례 때에 예수 그리스도께 약속한 것을 지키고 있는가? 세례 때의 약속을 충실하게 지키는 사람은 누구인가? 일반적으로 습관적인 망각 속에 평범하게 살아가는 동안 세례 때에 발한 약속과 맹세를 잊어버리고 세례에 의해서 하느님과 맺은 계약을 지켜나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128. 이것은 너무나 명백한 사실이었던 까닭에 그리스도인들의 이러한 현실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 위해 루이 왕에 의해 소집된 상스 공의회는 그리스도교의 사회적 도덕적인 타락의 근본 요인이 세례 때의 약속을 잊고 알지 못하고 사는 데에 있다는 판단을 내릴 지경이었다. 그래서 그 공의회는 이러한 병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서 영세 때에 약속한 바를 새롭게 갱신하는 도리밖에 없다고 결정지었다.
129. 이 공의회의 결정을 거듭 강조한 트리엔트 공의회의 교리 문답도, 본당 사목자들은 신자들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마치 노예처럼 예속되어 있으며 봉헌되어 있음을 기억하고 믿도록 지도하라고 권장하고 있다. “본당 신부는 신자들이 우리 구세주이시요 주님이신 분께 노예나 다름없이 영원히 헌신하고 봉헌하는 것이 가장 올바른 일임을 알도록 이치를 들어 권장해야한다”(트리엔트 공의회 교리문답 제1편 3장 2절 15항).
130. 그런데 공의회들과 교부들 그리고 지금까지의 경험이 그리스도인들의 난잡한 행실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세례 때 약속한 의무를 기억하게 하고 그때의 서약을 갱신하도록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있다면, 마리아를 통해 주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하는 이 신심의 실천으로 그것을 더 완전하게 함은 어떻는가? 내가 ‘완전하게’ 라고 말하는 것은 주님께 우리 자신을 봉헌함에 있어서 모든 방법 중에서 가장 완전한 방법이 동정 마리아를 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131. 이 신심이 다른 어떤 새로운 것이라고 반대할 수는 없다. 이 신심이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은 공의회들과 교부들 및 과거나 현재의 많은 학자들이 주님께 대한 봉헌과 세례 서약의 갱신을 옛날부터 실천하던 것으로 소개하기 때문이며,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장려해왔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그것이 또한 필요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부패와 그에 따라오는 영원한 멸망의 근본 원인이 이 신심 실천에 대한 망각과 무관심에서 오기 때문이다.
132. 어떤 사람들은 이 신심으로 우리의 모든 선행, 기도, 고행 및 자선의 가치를 마리아의 손을 거쳐 예수 그리스도께 바침으로써 우리는 부모나 친구 및 은인들의 영혼을 도울 수 없게 된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이에 대해서 나는 이렇게 대답하겠다. 첫째로 우리들이 무조건 예수 그리스도와 마리아를 섬기기 위해 자신을 바쳤다는 이유로 부모나 친구 및 은인들이 손해를 입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예수님과 마리아의 능력과 자비를 모욕하는 일이 될 것이다. 예수님과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어떤 영적인 작은 자산이나, 혹은 다른 방법으로 우리의 부모와 친구, 은인들을 얼마든지 도울 수 있다. 둘째로 이 신심은 그 적용이 마리아의 손에 달려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죽은 사람이나 산 사람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신뢰를 가지고 기도하도록 이끌어 갈 것이다. 예를 들면, 어떤 부자가 왕에게 존경을 표하기 위하여 자기의 전 재산을 바친 뒤 자기에게 도움을 청하는 자기 친구에게 자비를 베풀어주십사고 왕에게 보다 더 큰 신뢰를 가지고 청하는 것과 같다. 왕은 자기를 공경하기 위해서 가난해지고, 자기를 부유하게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털어 바친 이 사람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을 기뻐할 것이 틀림없다. 예수님과 마리아의 경우도 이와 같으니, 예수님과 마리아께서는 감사하는 일에 있어서 절대로 누구보다도 못하지 않을 것이다.
133. 혹자는 “내가 만일 나의 모든 선행의 가치를 마리아에게 바쳐 마리아가 원하는 사람에게 자유로이 그것을 분배한다면 아마 나는 오랫동안 연옥에서 고통을 겪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반문은 하느님과 마리아의 너그러우심을 알지 못하는 무지와 이기심에서 나온 것이다. 자기 자신의 일보다도 하느님의 일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고,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더 드릴 수 없을 정도로 남김없이 하느님께 바치며,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하고 그리스도의 왕국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라고 그 나라를 얻기 위하여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바친 열렬하고 관대했던 영혼이, 다른 영혼들보다도 더 아량이 많고 욕심이 없었던 것으로 인해 저 세상에서 더욱 고통을 당해야 한다는 모순이 있을 수 있을까?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다음에 말하겠지만, 우리 주 예수님과 마리아께서 이러한 영혼에 대해서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서, 자연계와 은총계 및 영광계에 있어서 대단히 너그러우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3) 준주성범 제3권 8장 1-3항
1. 제자의 말 “티끌이나 재만도 못한 주제에 감히 아룁니다”(창세 18,27). 제가 과연 먼지보다, 재보다 더 크게 저를 헤아리게 되면 주님은 즉시 저의 이런 생각의 잘못을 밝혀 주시고 그리고 제 죄악도 이 사실의 참된 증거가 되어 나서리니 그러면 저는 반대할 도리가 없겠나이다. 제가 제 자신을 천히 보고 허무한 것같이 보며 또 저를 도무지 위하는 마음이 없고 저를 먼지와 같이 보아야 비로소 주께서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성총을 내려 주실 것이요, 제 마음에 광명을 내려 주실 것이옵니다.
그 때는 저를 위하는 생각이 비록 미소한 것이라 할지라도 저의 허무한 그 구렁에 영원토록 묻혀버릴 것이옵니다. 그런 지위에 있게 되면 주께서는 제게 현재의 저의 처지가 어떠하며 전에는 어떠하였으며 어떤 처지에서 지금 이렇게 되었다는 것을 가르쳐주시리니, 즉 제가 아무 것도 아니면서도 저는 그런 줄을 몰랐던 것이옵니다. 주님께서 저를 버려두신다면 저는 아무 것도 아니요, 아주 힘이 없어지고 말 것이오며, 주님께서 저를 돌보시면 즉시 용기를 얻고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겠나이다. 저는 제 자신의 무게로 끊임없이 아래로 내려가는데도 이렇게 갑자기 올라가게 되고 자애롭게도 주님께서 저를 품어 주시는 것은 과연 이상한 일이 아니옵니까?
2. 이는 당신 사랑의 작용이오니, 제가 잘한 것이 없어도 저를 찾아 주시는 것이나, 여러 가지 긴급한 사정에 돌보아 주시는 것이나, 큰 위험에서 저를 보호해 주시는 것이나 또 실상 말하자면 그 무수한 재앙에서 저를 구원해 주시는 것은 과연 주님의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옵니까? 제가 저를 잘못 사랑함으로 저를 잃었더니, 제가 당신 하나만 찾고 당신만 순전히 사랑함으로 저도 얻고 당신도 겸하여 얻었사오며 그 사랑으로 말미암아 저를 더 허무한 것으로 여기게 되었나이다. 오! 지극히 선하신 분이여, 당신이 제게 하시는 일은 다 저의 공로를 초월하는 것이오며, 당신은 제가 감히 바라지도 못하고 구하지도 못하는 것을 주시나이다.
3. 저의 주님, 찬미를 받으소서. 저는 무슨 은혜를 받기에 부당하오나 당신은 고상하시고 한없이 착하시므로 은혜를 모르는 자들에게도 항상 많은 은혜를 베푸시고 당신을 싫다고 멀리 달아나는 사람들도 돌보아주시니 당신은 찬미를 받으심이 마땅하도소이다. 저희를 돌이켜 당신께로 향하게 하시고, 은혜를 갚고 겸손하고 신심 있게 하소서. 저희의 생명은 당신이요, 저희의 힘과 용맹도 당신밖에 없나이다.
제39장 그리스도 안에서의 변화
인간을 죄와 죽음에서 구원하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를 우리가 점점 더 알게 되고 더욱 충실히 따르고자 한다면 우리는 점차 그리스도 안에서 변화되어 갈 것이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에 의한 삶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우리의 영적 사정과 성장에 대해 마리아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1) 요한 복음 15, 1-17
1 “나는 참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2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다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모두 깨끗이 손질하시어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신다. 3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한 말로 이미 깨끗하게 되었다. 4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한다. 5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너희는 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6 내 안에 머무르지 않으면 잘린 가지처럼 밖에 던져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런 가지들을 모아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7 너희가 내 안에 머무르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무르면, 너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청하여라.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 8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내 제자가 되면, 그것으로 내 아버지께서 영광스럽게 되실 것이다. 9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10 내가 내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11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12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13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14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 15 나는 너희를 더 이상 종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종은 주인이 하는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나는 너희를 친구라고 불렀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16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을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시게 하려는 것이다. 17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베드로 1서 1, 13-19
13 그러므로 마음을 가다듬고 정신을 차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받을 은총에 여러분의 모든 희망을 거십시오. 14 이제는 순종하는 자녀로서, 전에 무지하던 때의 욕망에 따라 살지 말고, 15 여러분을 부르신 분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모든 행실에서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16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17 그리고 여러분은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각자의 행실대로 심판하시는 분을 아버지라 부르고 있으니, 나그네살이를 하는 동안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지내십시오. 18 여러분도 알다시피, 여러분은 조상들에게서 물려받은 헛된 생활 방식에서 해방되었는데, 은이나 금처럼 없어질 물건으로 그리된 것이 아니라, 19 흠 없고 티 없는 어린양 같으신 그리스도의 고귀한 피로 그리된 것입니다.
2) 참된 신심 218-221항
218. 만일 그대가 이 신심에 충실함으로써 생명의 나무인 마리아가 우리 영혼 안에서 잘 가꾸어지면, 마리아는 제 때에 훌륭한 열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실 것이다.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 그리스도를 찾는 신심 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선생님, 저희가 밤새도록 애썼지만 한 마리도 못잡았습니다”(루카 5,5)라고 자주 말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우리는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들은 많이 노력했으나 조금밖에 잡지 못했다”(하까이 1,6). 그대의 영혼 가운데는 그리스도의 모습이 너무나 약하다. 그러나 마리아의 티없이 깨끗한 길을 걷고 내가 가르치는 이 신심을 충실히 실천하면 한낮에 힘들이지 않고 거룩한 장소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다. 죄의 그림자조차 없는 마리아에게는 어두운 밤이란 있을 수 없다. 마리아는 성스러운 지성소이다. 그곳에서 성인들이 이루어지고 형성된다.
219. 내가, 성인들이 마리아라는 거푸집에서 형성된다고 말하는 것에 유의하기 바란다. 망치와 끌을 가지고 석상을 조각하는 것과 녹인 쇳물을 거푸집에 부어서 형태를 만드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전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지만 후자는 적은 노력과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마리아님, 당신은 하느님의 주형이라 불러 마땅합니다.”라며 마리아를 ‘하느님의 주형’이라고 부른다. 이 하느님의 주형 속에 넣어진 사람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가지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형태를 가지시게 된다. 그 사람은 빠른 시간 안에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하느님의 형상을 입게 된다. 그것은 하느님을 형성한 똑같은 주형 안에 넣어지기 때문이다.
220. 이 신심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자기 자신 안에나 다른 사람 안에 형성하려고 하는 영신 지도자나 신심 깊은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과 능력과 노력으로만 단단한 돌이나 거친 나무토막을 망치로 무수히 두들겨대고 칼로 깎아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만들어보겠다는 조각가들과 아주 적절하게 비교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리스도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고 혹은 서투른 솜씨로 인해서 그리스도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 그와 반대로 내가 제시하는 이 은총의 비밀을 택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으로서 그리고 사람으로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형성되신 마리아라는 아름다운 주형을 발견하고는 자신의 능력에 의존하지 않고 오직 그 주형의 우수성에만 의지하여 마리아 안에서 그대로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이 되기 위하여 마리아 안으로 뛰어들어 사라져버린다.
221. 아! 이것은 얼마나 아름답고 훌륭한 비유인가? 그러나 누가 감히 이를 완전히 이해하겠는가? 친애하는 형제여, 마리아 신심가인 그대가 이것을 깨닫기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그러나 녹아서 액체가 된 것만이 주형에 부어 넣어진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즉 쇠가 불에 녹아 액체가 되는 것처럼, 마리아 안에서 새로운 아담이 형성되려면 그대 안에서 낡은 아담을 녹여버려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3) 준주성범 제3권 5장 1-4항
1. 제자의 말 하늘에 계신 성부여, 저의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여, 가난한 저를 생각해 주시니 당신을 찬송하나이다. “인자하신 아버지이시며 모든 위로의 근원이 되시는 하느님으로서”(2코린 1,3) 부당한 죄인인 저를 여러 가지로 위로해 주시고 어떤 때에 친히 위로해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당신 독생 성자와 안위하시는 성령과 더불어 세세에 당신을 찬미하고 끝없이 당신의 영광을 노래 하리이다. 오! 주 하느님이시여, 저를 사랑하시는 거룩하신 분이여, 당신이 제 마음에 이르시게 되면 저의 모든 내장은 즐겨 뛰리이다. “주님은 저의 영과, 제 마음의 기쁨, 저의 희망, 어려움을 당할 적마다 저의 피난처”(시편 3,3 ; 119,111 ; 59,16)이로소이다.
2. 그러나 저는 아직도 사랑에 연약한 자요, 덕행이 변변치 못한 자이오니, 주님의 격려를 받고 주님의 위로를 받을 필요를 느끼나이다. 그러므로 저를 자주 찾아 주시고 거룩한 훈계로써 저를 지도해 주소서. 악한 사욕에서 저를 구해 주시고 제 마음의 모든 절제 없는 정을 없애 주소서. 그리하여 제 안의 병을 고치고 저를 조촐케 하시어 사랑할 자격을 얻고, 괴로움당하는 데 용맹하고, 시작한 일에 항구하게 해주소서.
3. 주님의 말씀 사랑이란 위대한 것이요, 극히 좋은 보배다. 이것만 있으면 모든 짐이 가벼워지고, 모든 고르지 않은 것도 고르게 되어 잘 참게 된다. 사랑은 짐을 무게 없이 지게하고 쓴 것은 달고 맛있게 만든다. 예수의 고귀한 사랑은 위대한 일을 하게하고 일을 항상 더 완전히 하기를 사모하게 한다. 사랑은 위로 오르려 하고 세상의 무엇에 잡히려 하지 않는다. 사랑은 자유스러우려 하고 세상일에 도무지 정을 들이지 않는다. 그는 안으로 자기를 살피는 일에 장애가 될까, 세상의 무슨 편익으로 인하여 거리낌을 당할까, 무슨 괴로움을 좀 당한다고 타락할까 염려한다. 사랑보다 더 유쾌한 것이 없고 더 재미있고 더 원만한 것도 없고 하늘과 땅에 더 좋은 것도 없으니,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요, 조물에는 만족을 누리지 못하고 하느님께만 안정하여 있는 까닭이다.
4. 사랑이 있는 자는 날아가고 달음질하고 즐거워하며, 자유스럽고 또 거리낌에 붙잡히지 않는다. 모든 것을 위하여 모든 것을 주고 모든 일에 모든 것을 초월하여 고요히 잠겨있는 까닭이다. 사랑은 예물의 가치를 헤아리지 않고 모든 좋은 것을 초월하여 주시는 분을 향한다. 사랑은 가끔 한계를 모르고 모든 계량을 넘쳐 이루어진다. 사랑은 짐을 져도 무게를 모르고 수고를 헤아리지 않고, 자기 힘에 넘치는 것도 하려하고, 할 수 없다는 핑계를 안하니 못할 것이 없고, 가하지 않은 것이 없는 줄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랑은 무슨 일에든지 적당하고, 무슨 의무든지 다 채우고, 사랑이 없는 사람이 기진하여 넘어지는 그러한 일에도 좋은 결과를 낸다.
제40장 마리아를 통하여 그리스도께로
이제 우리는 마리아께 봉헌됨으로써(예수 그리스도께 이르는 가장 확실하고 빠른 길이신) 마리아를 통하여 예수 그리스도와 언제나 함께, 예수 그리스도의 뜻대로 살아가는 은총의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의식적이고 또 온전한 자유의지로 하느님의 사랑에 합당한 봉헌을 하기 위한 준비로서, 그리스도께로 나아가는 데 있어 마리아를 통해야 하는 의의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확신하도록 해야겠다.
1) 요한 복음 19, 25-27
25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는 그분의 어머니와 이모, 클로파스의 아내 마리아와 마리아 막달레나가 서 있었다. 26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27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2) 참된 신심 120-125항
120. 우리의 완덕은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고 그분과 일치하고 그분께 봉헌되는 데 있다. 그러므로 모든 신심 중에서 가장 완전한 신심은 그리스도를 완전히 따르며, 그분과 일치하고 그분께 자신을 봉헌하는 신심이다. 그런데 모든 조물 가운데 마리아께서는 예수 그리스도와 가장 친밀하게 일치하셨다. 따라서 모든 신심 가운데에서도 우리를 예수님께 가장 잘 봉헌하게 하고 친밀하게 일치시키는 신심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이신 마리아께 대한 온전한 신심이다. 그래서 마리아에게 봉헌하면 할수록 예수 그리스도께로 봉헌하는 것이 된다. 그러므로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완전한 봉헌은 마리아께 전적으로 봉헌하는 것 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가르치려는 신심으로서, 바꾸어 말하며 세례 때에 발한 서약과 맹세를 갱신하는 것이다.
121. 그러므로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은 어머니 마리아를 통해서 완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것이 되기 위해서 어머니 마리아에게 자신을 완전히 바치는 데에 있다. 우리가 마리아께 바쳐야 하는 것은 첫째, 우리의 몸과 몸의 모든 기능, 둘째, 우리의 영혼과 영혼의 모든 능력, 셋째, 우리의 외적인 재화, 즉 현재와 미래에 갖게 될 모든 물건 및 재산, 넷째, 우리의 내적이고 영적인 재화, 즉, 과거, 현재, 미래의 우리의 모든 공로와 덕행과 선행이다. 다시 말하면, 자연의 질서에서 그리고 은총의 질서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마리아께 티끌 하나 남김없이 전부 바쳐야 한다. 즉 한 푼의 돈, 머리카락 한 오라기, 손톱만한 작은 선행도 우리는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 또 우리가 이러한 희생과 봉사를 한다 하여 마리아에 의해 마리아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께 속해 있다는 영예 이외에 그 어떤 다른 보수를 요구하거나 희망해서도 안 된다. 설사 마리아가 모든 피조물 가운데서 가장 너그럽고 자애로운 분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럴 리는 없지만- 우리는 모든 것을 무조건 바쳐야 한다.
122. 이런 관계에 있어서 소위 우리가 행하는 선행에 있어 두 가지의 관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보속과 공로이다. 다시 말하면, 우리의 선행으로 죄벌을 없이하고 새로운 은총을 얻는 보속적 또는 청원의 가치와 우리의 선행으로 은총을 증가시키며 영원한 영광을 얻게 되는 공로적 가치, 이 두 가지이다. 그런데 마리아께 대한 우리의 이 봉헌에서는 보속적 또는 청원의 가치와 공로적 가치를, 즉 우리의 모든 선행의 보속과 공로를 마리아에게 바치는 것이 된다. 우리가 마리아에게 우리의 공로, 은총 및 덕행을 드리는 것은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공급하기 위해서가 아니다(왜냐하면 우리의 공로, 은총 및 덕행은 양도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며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하느님 대전에서 우리의 보증인으로서 당신의 공로를 우리에게 나누어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말하겠지만, 그것은 마리아께서 우리의 은총과 공로를 우리를 위해서 보관하고, 증가시키고, 아름답게 꾸미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마리아에게 우리가 보속과 선행을 드리는 것은 그것을 마리아께서 당신이 원하는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시도록 하기 위해서 그리고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서이다.
123. 그렇게 함으로써 이런 결과가 나온다. 즉 첫째로, 우리는 이 신심에 의해서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께 드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다른 신심으로 드리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드리는데, 마리아의 손을 통해서 드리기 때문에 더 완전하게 드린다. 다른 신심은 우리의 시간과 선행과 보속과 희생의 일부분만을 예수 그리스도께 바치게 되지만 이 신심으로는 우리의 내적 재산과 우리가 매일매일 실천하는 선행으로 얻는 보속을 분배하고 처분할 권리까지도 마리아에게 위탁하고 봉헌하는 것이 된다. 이것은 어느 수도회에도 없는 것이다. 수도회에서는 청빈의 서원으로 재산의 행복을, 정결의 서원으로 육체의 행복을, 또 순명의 서원으로 자신의 의지를, 때로는 봉쇄의 서원으로 육체의 자유를 하느님께 드린다. 그러나 자기 선행의 가치를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하느님께 바치지는 않으며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 특히 아주 소중하고 귀중한 것인 공로와 보속의 가치를 포기하지는 않는다.
124. 둘째로, 이러한 신심의 방법으로 자발적으로 자신을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께 바친 사람은 자기 선행의 가치에 대해서 더 이상 마음대로 처분할 권리를 갖지 못하며, 그가 겪는 모든 것,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이미 마리아의 것이 되어 마리아는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뜻에 따라, 또 당신 아드님의 가장 큰 영광을 위하여 이를 자유로이 처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모든 것을 마리아에게 바쳤다고 해서 현재나 미래의 자기 신분에 따르는 의무에 조금도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 예컨대 어떤 사제의 의무에 있어서 그가 바치는 미사의 보속적 가치 혹은 대신 간청하는 기도의 가치를 어느 특정된 개인의 의향에 맡기는 것은 사제의 의무이다. 의무라고 해서 이 신심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신심에 의한 봉헌은 어디까지나 하느님의 뜻과 신분상의 의무가 따르는 범위 안에서 실천되기 때문이다.
125. 셋째로, 그 결과로 우리는 자신을 마리아와 예수 그리스도께 동시에 봉헌하게 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당신과 결합시키고 우리가 당신과 결합하기 위한 완벽한 수단으로서 마리아를 선택하셨기 때문이다. 또 우리의 전 존재를 이루는 모든 것은 우리의 구세주이시고 우리의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이며, 그분은 우리의 최종 목적이시기 때문이다.
3) 준주 성범 제4권 9장 1-6항
1. 제자의 말 주님, 하늘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은 다 당신의 것이옵니다. 저는 자유로이 저를 당신께 제물로 바치기를 원하오며, 영원히 당신의 것으로 머물러 있기를 원하나이다. 주님, 저는 오늘 순진한 마음으로 저를 당신의 영원한 종으로 바치오며, 순명의 희생과 영원한 찬미의 제사로 저를 당신께 바치나이다. 눈에 보이지 아니하는 천사들이 두루 모시는 대전에 제가 드리는 당신의 존귀한 성체의 제사와 더불어 저를 받아 주시어, 저와 모든 백성의 구원에 도움이 되게 하소서.
2. 주님, 저는 저의 모든 죄악과 모든 과실을, 즉 제가 처음으로 죄를 범할 줄 알게 된 때로부터 이 시간까지 당신과 천사들 대전에 범한 모든 잘못을 속죄하며 이를 당신 제대 위에 바치오니, 당신 사랑의 불로 이 모든 것을 다 태워주시고 제 죄의 모든 더러움을 없이하시며, 제 양심을 모든 죄악에서 씻어 주시고, 완전히 사하시어, 범죄 함으로써 잃어버린 은총을 회복케 해 주시며, 자애로이 저를 받아 평화의 친구로 삼아 주소서.
3. 저의 죄악을 겸손되이 자백하고 울며, 그침 없이 당신의 너그러우신 속죄를 간구하는 것 외에 다른 것을 행할 수 있나이까? 저의 하느님이시여, 당신께 간구하오니, 당신 대전에 서 있는 저를 관대히 들어 허락하소서. 저의 모든 죄악을 극히 원통히 생각하오며, 다시는 범하지 않으려 하오며 그 죄를 울고, 또 제가 사는 동안까지 울며 회개하고자 하오며 될 수 있는 대로 보속하려 하나이다. 하느님이시여, 저를 사하여 주소서. 당신의 거룩하신 이름을 위하여 제 죄악을 사하여 주소서. 당신의 보배로운 피로 구속하신 제 영혼을 구해 주소서. 보소서, 당신 인자에 저를 맡기오며, 당신 손에 저를 부탁하나이다. 저의 악과 내 죄대로 제게 하시지 마시고, 당신 인자대로 하소서.
4. 저의 모든 좋은 것은 비록 극히 작고 불완전하오나, 다 당신께 바치오니, 씻어 주시고 거룩케 하여 주소서. 제가 드리는 것을 당신 마음에 흡족하고 당신이 즐기시는 것이 되게 하시며 항상 더 나은 데로 이끌어 주시며, 게으르고 쓸데없는 저 같은 사람이라도 행복스럽고 찬송하올 목적으로 인도하여 주소서.
5. 또한 신심 있는 자들의 정성된 원의를 다 당신께 바치오며 부모와 친구와 형제와 자매와 저의 모든 사랑하는 자들과 또 당신 사랑을 위하여, 저와 또 다른 사람들, 은혜를 입은 그 모든 사람들의 요구를 품달하오며, 또 자기와 자기 모든 친척을 위하여 기도하여 주고 미사 지내 주기를 제게 원하고 청한 자들을, 아직 살아 있든지 이미 죽어 세상을 떠났든지 당신께 추천하오니, 다 당신 성령의 도움을 받고 위로의 보존을 받고 위험 중에 보호되고 벌을 면하게 되는 것을 깨닫게 하여 주시며, 모든 불행에서 구원되어 당신께 즐겨 장엄한 감사를 드리게 하소서.
6. 또한 제 마음을 어느 방면으로든지 상하게 하고 근심을 끼쳐 주고 저를 비난하고 혹 무슨 해나 괴로움을 끼쳐 준 자들을 위하여서도, 화해의 제물과 기도를 바치나이다. 또한 제가 전에 말로나 행실로나, 또 알고 모르고 근심을 끼쳐 준 자와 걱정을 시킨 자와 괴롭게 한 자와 좋지 못한 표양을 준 자들을 위하여도 이 제사와 기도를 당신께 바치오니, 저희의 모든 죄악과 서로 서로의 잘못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기를 구하나이다. 주님, 저희 마음에서는 모든 의심과 원한과 분노와 쟁론과 그 외에 무엇이든지 애덕을 거스르고 형제적 사랑을 더는 그 모든 것을 다 없이해 주소서. 주님, 당신의 인자를 구하는 저희를 너그러이, 불쌍히 여겨 주시고 긍련히 여겨 주소서. 모든 것이 궁한 저희에게 은총을 주소서. 또 저희가 당신 은총을 누리고 영원한 생명에 이를 자격이 될 만한 그러한 사람이 되게 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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