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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475거실 스크랩 물은 죽음이다?????
문작가 추천 0 조회 68 10.04.27 21:09 댓글 6
게시글 본문내용

<물은 생명이다>는 상업방송인 SBS가 개국할 때 공익성을 내세우면서 '대국민 10년 약속'이라는

단서를 달고 2001년에 시작했다.

<물은 생명이다>는 서스테이닝 프로그램(sustaining program)이다.

상업방송은 광고료 수입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이 원칙이나, 공익의 필요상

광고주에게 부담시키기가 부적당하거나, 광고주가 나서기 어려운 양심적인 프로그램을

자체 부담으로 제작하는 경우를 말한다.

상업방송이 주종을 이루고 있는 미국에서 방송국의 공익성 반영의 척도로 발전된 개념이다.

 

나는 2005년 말부터 이 프로그램에 작가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제 이 프로그램을 한지 5년이 되었고 올해는 10년 동안 방송한다는 약속의 마지막해인 셈이다.

외주 제작사 두곳에서 나눠서 제작하는데 나는 격주로 한 달에 두 편 꼴로 원고를 써왔다.

1년이면 25편 내외니까 결방된 것을 빼더라도 100편 이상 되지 않을까 싶다.

주간물 정규 프로그램을 몇 번 해보았지만 1년 이상 계속한 경우는 별로 없다.

제일 오래 한 프로그램이 2년 반 정도 된다.

같은 포맷으로 비슷비슷한 아이템을 다루는 정규 프로그램은 그만큼 싫증이 잘 나기때문이다.

하다 보면 정말로 지겨워진다.

<물은 생명이다>는 두 가지 이유로 나를 오래 붙들어 두었다.

하나는 꼭 필요한 방송이라는 생각, 또 하나는 쉽게 달라지지 않는 환경 불감증에 대한 걱정이다.

두 가지 이유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이니 결국 한 가지라고 봐야 할까?

나 자신도 이 프로그램을 하기 전에는 환경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었으니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공익성 반영을 이유로 이 프로그램을 편성한 SBS는 생색은 많이 냈지만 그리 성의있게 제작하지는 않는다.

외주 제작사에게 주는 제작비가 최저 수준인 것은 물론이고 편성시간도 시청률이 거의 나오지 않는

사각지대로 잡아 놓고 종일방송 시대가 되자 더욱 불리한 시간대로 밀어 놓았다.

오후 4시 20분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의 숫자가 가장 적은 시간이다.

그나마 상업방송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하는 게 어디냐, 그리고 인터넷 무료 방송 보기 서비스가 있으니까,

하는 식으로 위안을 삼고 있었다. 

제작 여건 상 깊이 있게 문제에 접근하기는 어려워도 누군가 꼭 방송에서 다뤄야 할 것을 다룬다는 데

보람을 느끼면서 제작에 임해 왔다.

 

작년부터 <물은 생명이다>는 이런 저런 이유로 결방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방송 마지막 해가 될거라는 예상을 하고 있는 올해로 접어들면서 <물은 생명이다>는 더욱 활기를 잃고 있다.

결방은 계속되고 현재 가장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는 4대강사업에 대한 비판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한계 때문이다.

그래도 방송은 계속될 것이고 종방되는 날까지 방송에 참여할 것이다.

물은 생명이다, 라는 타이틀이 주는 강렬함 때문에 선뜻 참여를 결정했을 때의 그 느낌을 아직

간직하고 있다.

스탭들끼리 농담삼아 우리 프로그램의 이름을 '물은 죽음이다'로 바꿔 부르기도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물은 생명인 것이 맞다.

물은 생명이다.

생명의 물을 지키지 못하는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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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0.04.28 09:23

    첫댓글 내 가끔 흥분하다가도,... (문작가는 현장에서 알것 다 알고도 조용한데... ) 하고 위안받곤 합니다. 흥분 꾹 참고 얍 !

  • 10.04.28 09:32

    물은 생명이 맞지요.... 물이 생명의 근원이니까..... 그런 물을 단지 사는데 필요한 하나의 도구로 요소로 생각하여 그 물조차 효율의 개념으로 보는 천박한 의식이 문제이겠지요668

  • 10.04.28 09:52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짓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지. 죽음으로 내몰리는 땅과 물과 생명들에 대하여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틀어막는 짓을 정말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뭐든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입니다.

  • 10.04.28 16:44

    그 프로그램을 한 편이라도 보았더라면...문작가님의 어느 글에서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지만, 그 방송국의 박수택 기자를 지칭한 걸로 기억합니다. 고등학교 선배여서 오래전 부터 관심있게 지켜보았는데, 환경 프로그램을 제대로 방영 못하게 하면서 환경 전문기자는 왜 만들었는지 원...

  • 10.04.29 00:21

    국책의 제 1순위가 환경보존이 되야는데 안아무인으로 뭉개버리고 파헤치고, 오직 꼴통집단의 이익을 위해
    개발차익에 눈이 어두운 이 더러운 정권하에 그래도 문작가님처럼 깨어있는 파수꾼들이 있음에 위로와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10.04.29 15:38

    [강추]물은 생명이다101/삽질은 물의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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