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비
'비가비'란 말의 어원은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무계출신을 '가비(甲)'라 하는데 무계가 아니니까 '非가비'라고 한데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아직까지 '가비'라는 말이 무계 출신을 가리키는 말임을 입증하는 예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사당패에서 거사의 우두머리 노릇을 하는 사람을 '모가비(某甲)'라 부른 예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갑(甲)'이라는 말이 어떤 독립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을 개연성은 상당히 높다.
두 번째는, 원래 기생방에서 일반인들을 '비가비'라 했다. 근대로 넘어오면서부터 권번(기생조합)이 판소리의 주요 전승 기반이었음으로 이러한 가능성도 매우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역사적으로 볼 때, 무계 집단에서 배출된 기생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에 두 집단에서 공통적인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 있다.
*비가비 광대의 등장배경
비가비 광대가 본래 광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사회적으로 천시 받는 길로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은 양반 중에서도 한량이었다. 양반으로서 직접 연행(演行)을 담당하지는 않지만 공연물을 감상하고 품평할 수 있는 안목을 가지고 있으며 풍류를 즐기는 자가 바로 한량인데, 그들 중에 직접 연행을 담당하는 광대의 길로 들어선 한량이 바로 '비가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