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단취장(有短取長)

[漢陽 Jun.]

유단취장(有短取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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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실학자 성호 이 익 선생댁의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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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루는 대봉 감나무지만 일년에 겨우 서너 개 열렸고,
​다른 한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나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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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그늘도 많아지고
장마 때면 늘 젖어 있어
마당이 마를 날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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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으로 한 그루를 베어 내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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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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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비록 서너 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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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 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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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참 맞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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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선생은 둘 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 다 좋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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밉게 보면 못 났고
좋게 보니 예쁜 것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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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을 창고에 넣고 나오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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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유단취장(有短取長) 이구나.
​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취할 것이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어떤 사람이든
장점만 갖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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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단점이 있으면 장점도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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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장점은 보려 하지 않고
보이는 단점만 지적하여 그를 나무라고 비난한다면
​그 사람의 장점은 빛을 잃고 더욱 의기소침 해질 것임이
분명합니다.
​
有短取長이라!.
단점이 있어도
장점을 볼 줄 알고 취할 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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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호 이익 선생이 들려주는
양면을 모두 볼 줄 아는 통섭(統攝, consilience)의
가치관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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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건강하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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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옮겨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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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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