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의 사춘기(思春期) (여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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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바람이고 싶다.
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스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 싶다. 스테이크 피자가 맛있더라도 조용한 음악이 없으면 허전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를 청결하게 멋진 사람이면 마음이 흐뭇한 아름다운 여인이고 싶다. 아주머니라고도 부르지 마라.
질풍노도 같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여인의 치맛자락을 살짝 흔드는 산들바람으로 저무는 중년을 멋지게 살고 싶어하는 언니라고 불러다오. 시대의 첨단은 아니지만 두 손으로 핸드폰 자판을 누르며 문자 날리고 길가에 이름 없는 꽃들을 보면 핸드폰으로 담아 단톡방에 올릴 줄 아는 센스 있는 여자이고 싶다. 가끔은 술은 못하지만 취해 다음날까지 개운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통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밤늦게 노닥거리는 재미를 느끼는 여자이고 싶다. 아직은 멋진 남자를 보면 가슴에 잔잔한 파동을 일으키는 나이, 세월은 어느덧 저물어 가지만 머물기 보단 바람 부는대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나이, 이제는 아줌마라고 부르지 말고 젊은 언니라고 불러 주면 좋겠다.
황혼의 사춘기(思春期) (사내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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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휘날리는 바람이고 싶다.
조용한 정원에 핀 꽃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아니하고 꽃잎을 살짝 흔드는 바람으로 살고싶다.
비프스테이크가 맛 있더라도 음악이 없으면 허전하고 언제 보아도 머리가 청결한 아가씨가 써빙해야 마음이 흐뭇한 노년의 신사이고 싶다.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마라.
질풍노도 같은 바람은 아닐지라도 여인의 치맛 자락을 살짝 흔드는 산들바람으로 저무는 노년을 멋지게 살고 싶어하는 오빠라고 불러다오.
핸드폰으로 카톡을 날리고, 독수리 타법이지만 컴퓨터도 다루고, 길가에 꽃들을 보면 핸드폰에 담아 단톡방에 올릴 수 있는 센스있는 노년이고 싶다.
가끔은 소주 한병에 취해 다음날까지 개운하지 않더라도 마음 통하는 여인과 함께라면 밤새도록 이야기 나누는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
아직은 립스틱 짙게 바른 여자를 보면 가슴에 잔잔한 파동이 일으키는 나이,
세월은 어느덧 황혼이지만 머물기 보단 바람 부는 대로 가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나이.
아저씨라고 부르지 말고 이제 젊은 오빠라고 불러주면 좋겠다.
= 늦은밤 톡으로 받은글 =
漢陽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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