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에 입문한지 1년
그동안 풀코스 9회, 60킬로 1회 완주하였으나, 100킬로는 첫 도전이다. 중마 이후 왼쪽 종아리의 통증이 계속되다가 다행히 대회 1주일 전부쯤부터 통증이 없어 졌고 컨디션도 매우 좋았다. 대회전 마지막 1주일, 이제 이 1주일만 무사히 지나면 몸은 잘 만들어 지겠는데 생각하면서 될 수 있으면 술자리에 가지 않을려고 노력을 했으나, 대회 3일전 잘 아는 지인의 처가 사망하였다는 비보를 듣고 슬푼 분위기에 휩싸여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어( 꼭 안 먹으면 역적이 될 것 같아)한잔하구 그것이 부족 하였던지 좋은친구들에서 늦게까지 쭉.....
근데 불행하게도 노동부 체육대회가 금요일에 갑자기 잡혀 족구팀을 꾸려 참석하기로 하였는데 이놈의 체육행사도 웬통 술판이고,,,, 저녁 11시경에 끝이 났다....완전 만취... 그 다음날 일어나 보니 오른쪽 발목이 삐였는지 통증이 심하다. 큰일 나겠다는 생각으로 약국에 가서 먹는 소염진통제, 파스 등을 사가지고 와서 발목에 붙이고, 잠을 한숨 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울 마나님이 오늘 처가에서 김장을 하는데 데려다 달라 한다. 나는 휴식이 반드시 필요 한데 울 마나님이 이런 사정을 알리 없고, 김장한다는데 지 혼자 마라톤 한다고 가는놈 봐줄리도 없고 하여, 저녁에는 못가니까 갈려면 빨리 가자구 재촉하여 오후 3시경 마눌, 처형을 싣고 이천의 처가로 갔고, 처가에는 동서가 흑염소를 잡아놓고 구어 먹으면서 한잔을 권하는데, 고기만 먹구 새벽 마라톤에 가야한다며 뒤로 돌아 서는데 그놈의 흑염소가 눈에 선하데요.(장모님께서 못 먹구 갔다고 싸서 보냈어요)
맛있게 몸보신 하면서 한잔할 수 있는 기회를 뒤로 한 채(아마 가족들이 나를 다 미쳤다고 ....)안산으로, 집에 도착하니 저녁 9시, 가방에 운동복 등을 챙겨놓고 알람을 새벽2시30분에 맞쳐놓고 잠을 청하니 그래도 다행히 스스르 잠이 든다. 감깐인 것 같은데 어느새 알람은 울리고, 벌떡 일어나 운동복 입고, 먹을 것 챙기고 있는데 불돌이 형님한테 전화가 온다. 집 앞 도로 앞에서 불돌이 형님을 만나 차를 타고 대회장소에 도착하니 4시20분,, 물품을 맡기고, 비닐 옷을 하나씩 구해 입고, 깁 밥에 오댕 국물에 요기를 하니 뱃속은 든든한데, 반바지 입은 사람이 없다. 난 울트라가 처음이라 반바지 입고 계속 달리면 괜찮겠지 하는 마음으로( 긴 바지를 준비 하지도 못하여)출발선으로 가니 불돌이 형님께서 앞쪽은 63킬로 달리미들 이니까 우리는 뒤로 가자구 한다.
정각 5시 드디어 출발 신호는 울리고 올림픽공원을 지나 아산병원 뚝방을 지나 한강쪽으로 나가니 강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무릅 아래로는 점점 감각을 못 느낄 정도로 차가워지고 7킬로 정도 불돌이 형님과 동반 주.....
근데 이놈의 다리는 더 빨리 갈려고 하구 컨디션도 괜찮은 것 같아서 조금 속도를 높여 본다. 10킬로 쯤 가서 뒤를 보니 불돌이 형님은 보이지 않고 다리가 가자는 데로 계속 양재천을 달리고 시계를 보니 1시간2분, 페이스를 조금 더 끌어 올려 킬로당 5분40 ~ 6분페이스로 계속 달리고 20킬로 지점에 당도하니 1시간58분,,, 이때부터 마음속으로 욕심을 부려본다.(속없이 이제 20킬로 밖에 뛰지 않았는데)
30킬로, 40킬로 까지 예상대로 잘 달렸다. 여의도 63빌딩 앞을 지날 때 급수대에 영민이가 있다. 반갑게 인사하구 바나나, 따뜻한 물을 마시고 달리는데 영민이가 조금 같이 뛰어 준다. 드디어 50킬로 시계를 보니 4시간 56분, 이대 루 쭉 가면 좋은 기록으로 완주할 것같은 기분이 든다. 근데 마음뿐, 안양천 쪽으로 달리는데 점점 다리가 무거워 지고 힘도 빠져 오고, 안양천 반환점을 지나 한참 달리니 불돌이 형님이 힘차게 달려온다.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다시 한강으로 나와 방화대교 쪽으로 새찬 바람을 가슴에 맞으며 달린다. 벌써 반환점을 돌아오는 주자들이 조금만 가면 맛있는 전복죽이 있으니 힘내서 달리라고 이야기 해준다. 힘을 다시 내어 한참을 달리니 65킬로 지점의 반환점에 도착,
시간은 예상시간보다 30분이 넘어 버렸다. 춥고 배고파 전복죽 2그릇과 따뜻한 커피를 한잔 마시고 다시 출발. 이제부터는 쭉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바람도 뒤에서 부니까 힘도 훨씬 적게 들고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다리는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았다. 킬로당 7분정도 소요 되었다.
이제 목표시간을 10시간대 후반에서 11시간대 초반으로 수정하고 있는 힘을 다하여 달리고 또 달렸다. 78킬로 지점 영민이가 자봉하고 있는 여의도에 다시 도착했다. 영민이가 반갑에 맞이해주고, 아이공주가 반갑에 맞이해주니 다시 힘이 나고, 영민이가 83킬로 지점인 동작대교까지 페이스를 해 주었다.
초금반감독님, 윤셈, 태풍성님, 스마일, 사무장, 하니사랑, 안산짱도 응원 전화하여 응원을 하니 떨어졌던 페이스가 6분30초 페이스로 살아났다. 영민이가 이페이스 쭉 유지하면 11시간 20분 ~ 40분에 도착할 수 있을 거라 했다. 영민이는 동작대교에서 돌아가고 나는 다시 한번 11시간대 라도 완주하기 위하여 죽을힘을 다하여 달린다.
드디어 96킬로 지점을 통과하였다. 이제 호공 1바퀴,,, 7분30초 페이스만 유지 하여도 넉넉히 11시간대에 도착할 수 있는데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다리가 앞으로 가지 않는다. 올림픽공원 안으로 들어가니 산책 나온 시민들로 가득하다. 다른 때 같으면 시민들이 쳐준 박수소리에 힘이 날법도 한데 도져히 힘이 나지 않는다.
99킬로 지점 어떤 시민이 언제부터 뛰기 시작하였냐고 묻기에 아침 5시부터요. 하니까 고개를 절래절래 흔든다. 마지막 1킬로 그래도 조금 페이스를 올려본다. 저 앞에 평화의 문이 보이고 음악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린다. 핸드폰이 올려 보니 회장님전화다. 회장님 잘 뛰었는지 물어볼 겨를도 없이 200미터 남았다고 외치고 전화를 끊고, 빨간 레드카폐위로 달리니 앞에 결승테이프가 쳐져 있고, 멋있게 골인하라 주문한다. 양손을 높이 들고 환호를 지르며 골인.. 완주메달을 목에 걸고, 월계관을 머리에 쓰고 기념촬영을 한 후 덜덜덜 떨면서 불돌이 형님을 기다렸고, 한참 후 불돌형님도 무사히 완주...
고문님께서 전화하여 자봉 하려 했는데 못하였다고 저녁 사준다고 그냥 안산으로 오란다. 안산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리려는데 왼쪽 다리가 말을 듣지 않고(불돌이 형님 왈 뭐 고래잡은 사랍 같다나...) 식당으로 가 맛있게 저녁 먹구, 시원하게 맥주한잔 하는데 오늘 따라 맥주는 들어 가지 않는다. 얼릉 집에 가서 푹 쉬고 싶은 마음뿐.... 다음날 자리에서 일어 날려구 하는데 두 다리가 잘 움직이지 않는다. 다리 질질 끌면서 출근준비 하는데 울 마나님 다음 주에도 말톤 한번 가보시지..... 진짜 갈까 한 이틀이면 다리 다 풀리는데.....하니까 그냥 웃는다... 마지막으로 첫 도전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하여 주신 회원님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첫댓글 마라톤입문한지 1년 밖에 안된사람이 100키로 울트라라?~~~지금부터의 과욕과 용기에 그저 혀만 나올뿐이네 그려~다행이도 무사하게 완주하였으니, 다음엔 한반도 종주한단 소리 나오겠구만? ㅎㅎㅎ 하여간 발에 발동기 걸었으니 내년엔 더욱 매진하여 좋은 기록과 함께 건강도 함께하기를 기원하네~~~
지금부터님 미안합니다 다음대회엔 꼭보답해드리다...추운날씨에 고생했습니다 빠른회복하세요
형님, 다리가 천근만근 이겠네요....빨리 회복하시고....주말내내 정신없어 전화도 못드렸네요...지송...ㅠㅠ
대단 하십니다.... 형님 빠른 회복 하세요...^^
호랭이친구?>????참말로 대단하구먼.........장하네그려. 회복주좀 길~~게잡고 빠른회복기원하네^&^
수고하셨습니다....지는 상상도 못하는걸 ~~~존경합니다...바른회복하세요~~~~~^&^
감동의 도가니탕이네^^^감동적인 글인데 왜 이렇게 재미있고 웃기지??? 그넘의 술만 자제 했어도 목표달성하는 건데..그지? 그래도 장하네요. 난 5년동안 겨우 풀 6번에 종쳤는데...1년만에 울트라를 정복하다니 근성과 끈기 알아줘야 겠구먼...축하해요. 얼릉 회복해서 다시 회복주나 한잔 쭉~~ㅋㅋㅋ
정말 대단하십니다.. 절로고개가 숙여지네요..
완주를 축하드립니다...형님...체중 많이 줄었겠네요~~~..., 빠른 회복 기원합니다... 형님이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신것은 처음인듯한데요..감동이 깊으셨나봐요..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이완주기는 울트라 문체인 것 같은데요!
무사완주드리고요 빠른 회복 바랍니다 화이팅
인간승리~!돌쇠~재두님의 승부욕과 할수 있다는 자신감.. 도전정신에 깊은 감흥을 받았습니다~~
암튼 대단한 공력입니다...다시한번 진심으로 완주를 축하드리며...빨리 회복하시고...씩씩한 모습 보여주세요...힘!
재두 성님 축하합니다...
재두형님 철인으로 인정합니다!...글구 완주 축하드립니다...
12시간동안 우리나라에서 몇사람들이 완주할수있을가요..사진으로 본 지금부터님은 사진발 죽입니다요..그런맛에 울트라뛰시나봅니다.정신력과 체력 존경스럽네요,완주축하드립니다........몸관리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