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풍부동(八風不動)
희로애락에 일희일비하지 말라
"견고한 큰 바위가 폭풍에 흔들리지 않듯이,
현명한 사람은 칭찬이나 비난의 바람이 불어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比如厚石 風不能移 智者意重 毁譽不傾
비여후석 풍불능이 지자의중 훼예불경 법구경》
인생, 삶에는 많은 바람이 불어온다.
순풍이 있는가 하면 역풍도 있고, 온풍이 있는가 하면 냉풍도 있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도 있고,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도 있다.
이와같이 삶에는 희로애락이 교차한다.
팔풍부동(八風不動)은 희로애락 등 여덟 가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산시(寒山詩)》,《종용록(從容錄)》, 《굉지어록(宏智語錄)> 등 선어록에 나오는데, '팔풍취부동(八風吹不動)'이라고도 한다.
팔풍(八風)은 칭찬(稱, 칭송)과 비난(譏, 비난ㆍ중상ㆍ모략), 낙(樂, 즐거움)과 괴로움(苦, 고통), 이익(利)과 손해(衰, 정신적ㆍ육체적ㆍ경제적 손실), 명예(譽, 훌륭하다는 칭송)와 불명예(毁)를 말한다.
이 가운데 칭찬(稱), 낙(樂), 이익(利), 명예(譽) 이상 네 가지는 누구나 다 원하는 것이지만 비난(譏), 괴로움 (苦, 고통), 손해(衰), 불명예(毁)는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이 팔풍은 이승과 이별하는 그날까지 싫든 좋든 함께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은 팔풍만큼이나 변화무쌍하다. 몇 년 동안 아파트와 주식시장에 불이 붙어서 영끌까지 동원했는데, 올해 들어 계속 내려가 거의 반토막이 났다. 올라갈 때는 극락이었는데 내려갈 때는 지옥, 암흑이다.
러시아의 시인 알렉산드르 푸시킨(Alexandr Pushkin. 1799년~1837)을 대표하는 시가 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고 하는 시인데 그 시에도 팔풍이 드러난다. 이렇게 좋은 시가 70년대에는 주로 싸구려 술집, 이발소, 다방 등에 걸려 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슬픔의 날을 참고 견디면
머지않아 기쁨의 날이 오리니
현재는 언제나 슬프고 괴로운 것.
마음은 언제나 미래에 사는 것.
그리고 또 지나간 것은
항상 그리워지는 법이니."
푸시킨의 시는 괴로움, 고난을 승화시키고 동시에 희망을 주는 시(詩)라고 할 수 있다. 남을 속이지 않고 진실한 삶을 산다면 당연히 그 결과도 좋아야 하겠지만, 삶이라는 것은 노력과 동행하지 않는 때가 굉장히 많다.
마음씨 착한 사람이 갖가지 고난을 겪는 경우도 있고, 나쁜 사람이 잘 먹고 잘 사는 경우도 있다. 학창시절 나를 괴롭히던 날라리가 텔레비전에 나와 인기를 얻기도 한다. 그러나 원망하지는 말아야 한다.
원망은 스스로 마음을 괴롭히고 홧병을 유발한다.
푸시킨은 매우 아름다운 시를 썼지만, 그는 정작 분노를 극복하지 못하고 38세의 젊은 나이로 죽었다. 사연은 이렇다.
그의 아내 나탈리아 곤차로바(1812~1863)는 미인이었다. 러시아의 사교계를 뒤흔들 정도로 아름다웠는데, 프랑스인 젊은 장교 당테스와 바람을 피웠다. 두 사람의 염문은 러시아 정치계, 외교계, 문학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이 사건으로 푸시킨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 증오심, 자존심, 배신감을 견디지 못하고 그는 당테스에게 공개 권총 결투를 요구했다.
둘은 광장에서 만났다. 서부 영화의 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결국 푸시킨은 치명적인 총상을 입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틀 만에 죽었다. 악이 총에 맞고 쓰러져야 정의가 살아 있는 것이 되는데, 원통스럽게도 세상은 그렇지 못했다. (참고로 당테스는 이 사건후 프랑스로 도망갔다고 한다.)
팔풍이 칠 때마다 우리의 마음은 일희일비한다. 희로애락에서 초연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기쁜 일이 생겼다고 해서 너무 기뻐하지 말고, 슬픈 일이 있다고 해서 너무 슬퍼하지 말아야 한다.
기쁨이 넘치면 슬픔을 잉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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八風不動明長夜 팔풍부동
八 여덟 팔. 風 바람 風. 不 아니 불(부). 부정사. 動 움직일 동.
無 없을 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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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팔풍(八風)을 세간팔법(世間八法)이라 하셨습니다. 수많은 경전에서 팔풍에 흔들리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을 정도로 팔풍은 우리를 흔들고 있습니다. 세간에는 이 세간팔법이 돌고 도나 지혜로운 사람은 마음이 장중한 바위와 같아 흔들리지 않는다 하였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팔풍에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습니다.
흔들리지 않는다면 최상이지만 흔들리며 사는 것이 중생의 삶이 아닌가 합니다. 다만 흔들리되 꺾이지는 말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