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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직장 생활
요즘은 일거리가 많다. 벌써 몇 달째 야근이다. 시설은 한정되어 있는데 주문량이 밀린다. 눈에 보이는 돈을 마다 할 사람 어디 있겠는가? 지금은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이다. 나라 전체에 몇 대 되지 않은 직기는 대구 경제의 시발이며 부의 상징이기도 했다. 몇 대 되지 않은 직기이다 보니 한대도 놀리지 않고 풀가동이다. 그러다 보니 사장도 사람인지라 이때 한 목 챙겨야지 하는 마음 없지 않다. 주는 오다(주문생산 order production)는 설비는 생각지 않고 오는 데로 받아놓고 보니 많이 먹어 소화를 못 시켜 탈이 나는 몸 같이 고생을 하지만 고생 끝에 낙이 있다는 말을 믿는 것이다. 사장은 일에 겁을 낼 사람은 아니다. 일로 잔뼈가 굵은 사람이고 일로 인해서 지금의 사장이 있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고 보면 일이라면 그 자체가 사장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사장은 일찍 일을 하다 죽은 사람은 못 봤다면서 일을 독려한 장본인이다. 그리고 직원에게 일을 하라 시켜놓으면 되는 것이다. 어떻거나 시켜놓으면 되기 마련이란 것을 그는 몸으로 터득한 경험을 갖고 있다. 아무리 많은 일을 한다 해도 일하다 죽는 법은 없다는 것을 그는 믿는 것이다. 자기가 그렇게 살아왔고 지금도 말짱하게 살아있는 것은 이를 증명하고도 남음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지금 생산 작업은 사람이 옛날같이 발을 북채에 묶어놓고 손으로 북채를 잡고 닿기며 밀며 힘을 써서 하는 일은 아니다. 베틀에 실을 걸어만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 개찰구로 탑승한 승객이 꾸역꾸역 밀며 자기 발로 걸어 나오는 것과 같이 실이 천이되어 가만히 두어도 물 같이 흘러나온다. 그리고 일한 만큼 시간 외 수당을 준다. 그게 다 어디야? 생각하는 것이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돈이 생기나 떡이 생기나 밥이 생기나 몸을 조금만 움직이면 돈이 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조금 더 일을 시키는 것은 자랑이면 자랑이었지 하등 문제 될 일은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 할 일이다. 일 많이 시킨다고 불평하지 말라며 불평하는 직원은 고생 모르고 자라 포시로워(손에 물을 묻히지 않고 고생을 모르고 자란 사람을 빗대어 하는 말 )서 그런다는 것이다. 돈이 무엇인지 몰라서 그런다는 것이다. 돈의 중함을 깨닫지 못해서 그런다는 것이다. 자기와 같이 시골에서 살면서 코딱지만 한 텃밭 하나 없는 집안에 장남으로 태어나 일찍이 배고픈 설움을 맛봐야 돈의 중요함을 절실히 깨닫는다는 것이다. 이 회사 사장은 허리 한 번 펴지 못하고 뼈 빠지게 일을 해도 여덟 식구 입에 풀칠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초등학교만 마치고 입 벌이 하려 대구로 나와 직물공장에서 그나마 월급 한 푼 받지 않고 일을 했다. 밥 먹여주고 잠재워주며 일을 배우도록 해주는 것으로 감지 득지 했다. 월급이란 말 입에 올리지도 않았다. 그만두라고 말하지 않는 것으로 만족했다. 스스로 일을 찾아서 일하기를 십여 년 처음에는 월급을 한 푼 도 받지 않았지만 세월 흐른 후에는 사장이 알아서 통장을 만들어 매월 얼마간 넣어주었다. 2. 3년 동안은 자기 월급이 얼마인지 통장에 얼마가 매월 들러 오는지? 몰랐다. 추석이나 설 명절에 시골 갈 때는 사장이 차비도 넉넉하게 쥐어주었으며 부모님께 드리라며 선물이며 심지어 몇 해 전부터는 재사 상까지 봐주시어 감지덕지 하며 자랑하며 시골 다녀왔다.
지금의 사장 일하는 모습을 보고 어느 날 사장이 지금 사장을 불러 자기는 나이도 많고 이젠 기력도 딸리고 기역 또한 예전같이 못하여 이젠 손을 놓으려 하는데 알다시피 아들놈은 공장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는 것을 자네도 잘 알지 않느냐? 아무리 생각해도 공장을 맡을 사람은 자네밖에 없어 자네가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내가 일감을 줄 터이니 공장을 한 번 맡아해 보라는 것이다. 자네가 공장 돌아가는 사정을 다 파악하고 혼자서도 공장을 잘 돌릴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그때 나는 물러나겠네. 서로 지나온 세월 동안 나나 자네나 어디 숨긴 것 없이 지내 와서 공장 사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보다 더 잘 알지 않느냐?
뺄 것도 보탤 것도 없다. 지금 있는 그대로 맡아 한번 해보겠나? 하시는 것이다. 사장의 제안을 받고 어떻게 할까? 하루 밤을 꼬박 세워가면서 고민을 했다. 그때 생각하기를 지금까지도 월급이라고 제대로 받은 적도 없었다. 내공장이라고 맡아 하다가 망한다 해도 잃을 것이라고 없는 몸이다. 망한다 해도 겁 날 것이 없다. 그래서 마음을 굳히고 예하고 대답을 하고 시작한 공장이다.
처음에는 그렇게 하겠습니다. 하고 야드 당 단가는 물론 계약서도 없이 시작했다. 한 달 일을 하고 결산한 후 이것이 남은 돈이다 하며 주시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월급 통장으로 사용했던 통장에는 전과같이 돈이 매월 입금되었으며 또 다른 통장에는 한 달 결산 후 여러 가지 경비 공제 후 생산 활동비라면서 적지 않은 금액이 입금되었다. 통장을 들어다 보니 동그라미가 여러 개인 숫자가 기록된 것을 보면서 혼자 생각했다. 고맙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또 이것이 공장인가? 생각되기도 했었다.
그때 사장은 자기 아들에게 공장을 물려주려 했었다. 사장도 나이가 어느 정도 되어가니 이 공장을 어떻게 할까? 여러 가지 궁리를 했다. 내가 어떻게 해서 지금까지 키워온 공장인데 남에게 물려주어 당연히 아들에게 물려 주려했으나 하나 뿐인 아들은 예초부터 먼지가 풀풀 나는 먼지 구덩이에서 일하기를 싫어했다. 먼지가 날지 못하게 깔아 앉힌다고 습도를 맞춘다고 물을 뿌리기도 한다. 언제나 공장 안은 눅눅하고 칙칙하다. 그러니 처음 공장 안에 들어가면 몸을 휘감는 습기가 기분을 나쁘게 했었다. 더욱 여름에는 몸을 휘감는 옷이 착 달라붙어 걸어 다니기 불편할 정도이니 가끔은 속옷을 잡아당겨주어야만 감겨 올라간 속옷을 제 위치를 찾는 공장 안이고 보니 사장 아들은 공장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그리고 처음부터 사장이 아들 가르치기를 잘못했다. 오냐오냐 하면서 서면 날아갈 세라 안으면 부서질세라 키웠다. 고생이란 전혀 몰랐다. 힘든 일이랑 걱정이랑 자기 아들 사전에는 없었다.
보통 있는 집 자식은 빗나가는 경우가 많았다. 못 입고 못 먹고 자기들은 고생고생하면서 이룬 재산이기 때문에 자식들에게는 그런 고생을 시키지 말아야 하겠다는 가기의 아픈 과거가 족쇄가 된 이 고정관념 즉 나만 고생했으면 되었지 자식에게만은 결단코 물려줄 수 없다는 하는 자식 사랑하는 이 아버지 마음이 결국 자식들이 빗나가는 잘못된 교육으로 이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집 아들은 그렇지 않았다. 오냐오냐하며 키워도 게으름 한번 피우지 않았다. 거기다 공부도 곧 잘했다. 그러니 돈은 있겠다. 무엇이나 아들이 말하는 것은 크게 사리에 어긋나지 않으면 들어주었다. 하나뿐인 아들이겠다. 매사가 긍정적이며 말썽 부리는 일 없으니 귀여움을 줄만하고 받을 만하였다. 단지 흠이라면 공장 일에는 취미도 없었고 관심 또한 없었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 유학생활 중에도 있는 집 자식이지만 빗나가지 않고 열심히 공부를 하였다.
특이하게도 전혀 관심을 가질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중학교에서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는 미술반에 들어가서 실제로 그림을 그리며 특별활동을 하면서 두 어 번상도 받았다. 그러나 아들은 아버지가 환쟁이는 싫다 하시는 말씀을 들은 이후로는 그림에 대해서는 일절 말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서 미래 꿈을 키워갔다. 언젠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그때 아버지의 허락을 받을 것이다 마음에 각오를 다지면서 자신의 꿈의 길을 포장하기 위해 필요한 공구며 기구며 기계며 도구를 갖추어 갔다. 한마디로 실력을 쌓아갔다. 그때까지는 그는 아버지 눈 밖에 나지 않도록 열심히 공부에 매달렸다. 어렸지만 무엇을 어떻게 하는 것이 미래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아는 학생이었다. 자기 길을 가는 방법이 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알았다. 가장 근본이며 기본인 소질도 물론 있었지만 그 보다도 그림 그리며 보는 그 환경을 좋아했으며 취미가 맞았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베레모를 쓰고 파이프를 입에 물고 화랑에서 그림을 감상하는 화가가 된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보는 것만으로도 벌렁벌렁 가슴이 펄렁 그렸다. 그런 자신의 모습에 그 멋에 그 맛에 반한 것이다. 그림을 보는 그리는 자신을 그 자리에 올려놓는다. 너무나 좋은 것이다. 꿈이 나래가 되어 창공을 훨훨 날며 무지개를 쫒아 넓은 하늘 길을 가르는 것이다. 긴 머리를 휘날리며 파이프를 든 손으로 그림을 가리키면서 회랑(回廊)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웃으며 그림을 가리키며 설명을 하는 자신의 모습에서 전율을 느끼는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풍성하고 무엇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부르듯이 두근두근 가슴 설렘은 황홀 그 자체이다. 그런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불란서에서 본격적으로 그림 공부를 하였고 돌아와 졸업한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공장은 어쩌면 안중에도 없는 것은 당연하다.
사장에게 다른 아들이나 딸이 있다면 별 고민이 없겠지만 씻고 닦고 봐도 딱하나 뿐 인 무여 독남 외동아들이고 보니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거기에다 아들이 몰두하여 그린 그림 몇 점은 이젠 값나가는 명화가 되어 애호가들이 제일 갖고 싶어 하는 소장품 순위에서 언제나 상위권에 올라 있다. 값도 많이 나가지만 팔려고 내놓은 적도 없었다. 좋은 그림이지만 살 수 없는 그림으로 소문이 나니 사람이란 구하기 쉽지 않으면 가치는 더 올라가기 마련이었다. 그러니 더더욱 공장을 한다는 것은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걸치는 것과 진배없다는 판단이며 예술가의 자존심에 먹칠하는 명예를 더럽히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아들에게 여러 번 공장을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물었다. 그때마다 아들 대답은 한결같았다. 아버지가 하시고 싶은 대로 뜻대로 하시라는 것이다. 공장을 어떻게 하시던 자기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단지 바람이라면 아버지께서 한평생 몸 받쳐 이룬 사업이니만큼 더 발전할 수 있는 어떤 조치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말을 잘 듣고 지금까지 거역 한 번 한 적 없는 지금 사장에게 공장을 물려준 것이다. 공장을 매물로 내놓고 값을 흥정하면 자기에게 돌아오는 몫은 지금 사장에게 물려주는 것보다 좀 더 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팔고 나면 할 일이 없는 자기로서는 뒷방 늙은이가 되는 것 또한 싫었다. 적어도 지금 사장에게 공장을 물려주면 매달 얼마씩 매각대금 및 운영경비를 받으면서 공장에 출근하면서 앞으로 한 칠팔 년간은 아니 십여 년을 내 공장이다 할 정도로 공장에 나올 수 있는 자기로서는 명실상부한 사장 위에 회장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지만 그러한 성품은 또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냥 공장을 그만두었지만 매일 출근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이 자기가 바라는 확실한 매력이었다.
전임 사장의 됨됨이나 지금의 사장 즉 설이의 친구 아버지 되시는 분이나 사람이 고만 고만하여 무리하지 않고 분수를 아시는 분들이므로 사리에 어긋남이 없으므로 어찌 보면 누이 좋고 매부 사이로 발전할 수 있었다. 설의 친구 아버지는 이렇게 하여 공장을 물려받는 행운을 얻었다. 행운이라기보다 자신의 노력의 결과물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근면성과 우직함 그리고 무엇보다 매사에 정직한 마음 그리고 부지런한 몸놀림이 지금의 사장을 있게 한 것이다. 지금 사장이나 앞으로 되실 사장이나 두 분 모두 다 뿌린 대로 거두었다. 입사할 때 어설프던 몸가짐이었지만 살아있는 또렷한 눈빛을 보고 이 친구 다듬으면 무언가 해낼 것이다. 싹수를 보고 키운 지금 사장의 혜안이 미래를 예측한 또 하나 작품이었다. 지금 사장은 직원들 일 시키는 방법도 꾸지람은 일절 하지 않는다. 아무리 큰 잘못을 저질러도 사람 죽이는 일만 아니라면 무엇이던 사람이 해결하지 못할 일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단지 돈과 시간이 더 들 뿐이라는 지론을 갖고 계신 분이다. 돈과 시간을 어떻게 사람하고 견줄 수 있느냐는 사고방식을 가지신 분이라 사람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신 분이다. 사람 중심의 경영을 몸소 실천하시는 분이시다. 언젠가 직원 한분이 빔을 트럭에 싣고 가다 잘 못하여 빔을 떨어 떨었다. 빔이 망가진 것은 물론 원사 작업을 다시 해야 정도로 감긴 실은 엉망이 되었다. 실은 찢어지고 흩어져서 도저히 정상적인 작업을 할 수 없는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얘기다. 이 사고를 보고 받으신 후 제일 먼저 물음이 운반하던 직원은 다친데 없느냐 하는 물음이다. 다행히 괜찮다는 보고에 그러면 되었다. 하시면서 환한 얼굴을 하셨다. 빔이나 원사를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싣고 가다 떨어 떨려 무용지물이 된 빔을 다시 싣고 돌아온 직원을 붙들고도 다시 한 번 어디 다친데 없느냐며 진정으로 직원을 사랑하는 사장의 안쓰러워하는 그 모습에서 사장의 마음을 읽는다. 사고가 낫다는 소문에 함께 모여 있든 직원들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빔을 다시 감아야 하고 납기도 맞춰야 하는 쉴 사이 없이 바쁜 일정이 계속될 것이니 그 수고로움이나 일정에 무척이나 화가 나실 것인데도 다시 빔을 하나 감는데도 수월찮게 돈도 들어갈 것인데 직원 잘못으로 인해 자기 생돈이 들어가는 것은 엄두에도 없었다. 혹 직원이 몸이라도 다쳤을까? 걱정하시는 사장이 직원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이렇게 다른 공장의 사장과는 다를 수가 있을까? 그날 퇴근 후 술자리에서 안주는 사장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이런 사장이라면 한 몸 바쳐 충성을 해도 될 만한 그릇 큰 사람이었다. 그저 돈만 아는 버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미를 갖춘 기업가이다. 앞으로 잘 되며 혼자만 잘되려고 하실 분은 분명 아니다. 인품에 대한 비약은 날개를 달고 훨훨 하늘을 수놓는다. 회사 경영은 이젠 걱정하지 않아도 직원들이 일머리만 틀어주면 척척 알아서 할 것이다. 그 이후도 꾸지람은 없었다. 그 대신 적절한 칭찬이 그 자리를 차지하였다. 이러한 모습은 꾸지람보다 몇 배 직원들을 두려워하게 했으며 일에 대한 책임감을 엄청 키웠다.
나이 들어 회사를 그만둘 때도 회사를 처분(물려줄)할 때도 자기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서 외부에서 찾지 않고 내부에서 자기와 함께 일한 마음을 나눈 직원 중에서 찾은 인간적인 모습에서 사장의 인품을 한 번 더 직원들은 느낀 것이다. 그리고 보니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스스로를 알아본다. 즉 영웅은 영웅을 알아본다. 아니 사장은 사장을 알아본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친구 외삼촌은 공장을 하게 되었으며 지금에 왔어 설에게 내일을 위한 조그마한 울타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해 겨울 설은 다른 친구들은 다들 대학 입학시험이다. 졸업이다. 변하는 환경 속에 바삐 움직이느라 같은 친구이지만 설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설이 자신도 직물공장에 소개 해준 친구 외에는 소식을 끊고 오직 일에 매달렸다. 경리 언니가 그만두기 전에 경리를 잘하려면 현장을 알아야 한다면서 오전에는 경리 옆에 책상을 두고 경리 언니에게 경리 일을 배우고 오후에는 흰 모자를 쓰고 흰 앞치마를 질끈 동여매고 직수 언니와 함께 배틀 사이를 끓어진 올을 찾아 쉬지 않고 다니며 현장 일을 배우는 중이었다. 입사 후 보름이 지났다. 설이 회사는 매달 25일이 월급날이다. 토요일이지만 오후에 첫 월급을 받는 날이다. 일요 일도에도 월 첫 주 셋째 주일에는 일을 한다. 내일은 넷째 주일이라 모처럼 쉬는 일요일이다. 토요일에 점심시간에 현장에서 같이 일을 하는 직수 언니가 설을 보고 자기 집이 촌인데 절도 있고 하니 함께 자기 집으로 놀로 같이 가자는 것이다. 직수 언니에게 나 돈이 없어 못 간다며 거절을 했다. 직수 언니 하는 말이 오늘이 월급날이니까 너도 월급을 받을 테니까. 돈 걱정은 안 해도 된다며 자기 말을 믿으라는 것이다. 그러면 월급을 받으면 같이 가자 약속을 하고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월급을 주시지 않으면 가지 않으면 될 것이고 만에 하나 월급을 받게 되면 함께 가도 나쁘지 않다 생각하면 퇴근 시간까지 열심히 일을 했다. 아애 받을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생각도 않은 첫 월급을 받은 것이다. 많지 않은 월급이지만 보통 첫 월급을 받으면 어머니 속옷을 사서 입으시라고 용돈을 드린 다는데 설은 집을 뛰쳐나와 혼자 자취하는 신세이고 보니 어머니께 용돈 드릴 방법도 없고 하여 내일은 휴일이지만 별로 할 일도 없고 하여 머리도 식힐 겸 현장 직수 언니를 따라 시골 언니 집에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로 했다. 어디서 몇 시에 만나자 하고 자취집으로 돌아왔다.
집을 뛰쳐나오고 첫 외출이라 마음이 설레다. 함께 자취하는 친구에게는 회사 내 모임이라며 적당히 이야기를 한 후 일찍 시외버스 정류장에 왔다. 직수 언니 집이 있는 시골 행 버스와 고향 행 버스가 바로 옆에 정차해 있다. 마음이 이상해진다. 저 차를 타면 한 시간이면 고향에 도착할 수 있다. 어머니도 뵈올 수 있을 것인데 겨우 집을 뛰쳐나온 지 한 달 반 정도인데 무척이나 많은 세월이 흘러간 느낌이다. 나중에 시집을 가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엉뚱한 생각을 하면서 직수 언니와 함께 버스에 몸을 실었다. 고향 행 버스가 먼저 출발하고 이내 뒤따라 직수 언니가 있는 고향의 차가 출발한다. 차가 가는 방향이 고향과 같은 방향이다.
한 시간 반쯤 달리다 보니 시골 절 입구에 도착했다. 주차장 바로 뒤쪽 구멍가게가 직수 언니 집이다. 가방을 들고 가게에 들어가니 나이 어수 잡수신 아주머니가 혼자 앉아있다 손님이 들어오시는 줄 알고 뭘 드릴까요? 하며 일어서더니 딸을 보고 반긴다. 아무 기별 없이 온 딸을 보시니 더 반가운 모양이신지?
“야야 어쩐 일이고” 하시며 가방을 받으시다.
뒤 따라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아시고 설을 보고
“웬 처자고” 하신다. 어아한 눈으로 바라보며 딸에게 묻는다.
“어무(어머니)같이 일하는 아 아인교 (입니다)” 그러면서 설을 보며
“서라(설) 인사해라 우리 어무다(어머니다)”
설이 꾸벅 머리를 숙인다.
“안녕하십니까?”
“언니와 함께 일하는 설입니다.”
“오야 잘 왔다.”하시면서 먼저 방으로 들어가신다.
둘은 뒤 따라 들어간다.
조그마한 점포에는 날 일자(日) 방으로 통하는 방문과 출입문이 마주 보고 있으며 그 외 벽 쪽으로 물건이 진열되어 있다. 점포 중앙 작은 장소에 테이블을 중심으로 몇 개의 의자가 놓여있다. 혼자 가게를 꾸려 가시며 생활하신다. 주차장을 이용하시는 시골 버스 손님들이며 기사분이며 회사 관계자들에게 담배며 음료수며 간단한 문구류 등을 파신다. 외지에 다녀오시는 손님이나 외지로 나가시는 손님들이 차 시간에 맞춰 잠깐 동안 물건을 진열해 놓은 곳 의자에 앉아 쉬시다 가시기도 하고 혹 여러 부류의 손님을 받을 시는 간혹 바깥방을 이용하시기도 한다.
장사가 잘 된다고 할 수 없어도 딸과 단 두 식구이니 만큼 큰 욕심을 내지 않고 생활하니 어려움은 모른다. 이 장사로 그래도 다른 수입이 없어도 딸을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남녀 공학인 중학교를 나올 수 있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딸아이가 한 2여 년 어머니 심부름이다 아니면 잠깐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물건도 팔다 하더니 시골구석은 싫다 하고 더욱 치근덕거리는 기사 아저씨들이 가끔은 많이 컷 다며 은근설적 엉덩이를 만진다든지 농이지만 뽀뽀 하자며 입술을 내민다든지 짓궂은 행동이 싫다며 도회로 나간다며 지금의 직물공장에 취직을 하여 집을 떠 난지 벌써 해 수로 2년이다. 그러고 보니 직수 언니가 설이 보다 나이가 한창 위일 것이다 느꼈는데 겨우 한 살 차이다. 언니가 아니라 친구라고 하는 편이 서로에게 좋을 것 같다.
설은 언니 집에서 첫 밤은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러한지 좀체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바깥방에는 언니 어머님이 혼자 주무시고 설은 언니와 함께 나란히 요를 깔고 이불을 덮는다. 눈을 부치다 말고 생각이 나래가 된다. 동쪽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어머님이 계신다 생각하니 더욱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몇 시간이나 뒤척이다 겨우 새벽녘에야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먼저 일어난 언니가 깨웠다.
이튿날 아침 언니가 자기 어머니보다 일찍 일어나서 가게 문을 연다. 그리고 뒷방으로 들어와 설을 깨우려다 곤히 자는 모습을 보고 아마 늦게 잠든 모양이라 생각한다. 조금 더 자라며 이불을 어깨까지 올려주고 나간다.
아침 밤을 지어 자기 어머니와 먼저 식사를 하고 설거지까지 마쳐도 설은 일어 날줄 모른다. 그러고도 한참을 지난 후에야 잠을 자서 그렇지 아마 지금쯤은 배가 고플 것이다 생각해서 다시 깨우려 방문을 열고 보니 설이 이불을 말끔히 개어놓고 방을 훔치다 말고 들어오는 직수 언니와 눈이 마주친다.
설이
“언니 나 많이 잦지 하며 방긋 웃는다.”
직수 언니는 설의 얼굴을 바라보며 보조개도 참 예쁘다 생각한다.
“설아! 밖을 봐 온통 하얗게 눈 덮여 있다.”
다시 언니가 말을 한다.
“ 아침 먹고 우리 절에 가 보자.”분산을 뜬다.
설은 늦은 아침을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얼마 떨어지지 않은 절을 향해 직수 언니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길을 나셨다. 산사의 오솔길은 한 뼘 눈이 쌓여 있다. 나무들은 온통 밤사이 내린 눈에 덮어 눈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한 점 티끌도 없다. 푸릇푸릇 산에 백색의 눈이 뿌려져 온통 산을 하얗게 물 드렸다. 흰색으로의 완벽한 도배이다. 넓은 들에도 좁은 산골짝에도 신이 팔을 펼쳐 하얀 물감을 뿌리기 시작하더니 한순간에 온 세상을 완벽하게 일사불란하게 빈틈없이 눈이란 흰 벽지로 도배를 마친 것이다. 또 눈이 오는 가 싶더니 쌓인 눈에 또 눈이 내리니 더러운 것 하나 없는 흰 나라의 향연이라 할 정도로 온 세상천지가 하얗다. 한순간이다. 만일 사람이 이렇게 완벽하게 온 천지를 눈으로 덮으려면 얼마나 힘을 쏟아야 할까? 자못 궁금해진다. 아무리 인간의 노력을 기울이고 능력이 있다 한들 이렇게 완벽하게 온 세상을 흰 눈으로 덮을 수 없다. 많은 구름이 하늘을 나라 다닌다. 오늘은 한 뭉치의 구름이 몰려다니는가 하였더니 온데간데없이 살아지고 온 하늘이 희색으로 물 드려 있다. 설은 많은 생각에 잠긴다. 인간의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달에 인간을 보내고 하니 소련이 1959년 세계 최초로 달 탐사선 루나 1호를 발사 성공하였고 이어 1961년 4 월 12일 인류 최초로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하여 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인간의 무한한 힘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뒤질세라 이에 놀란 미국이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닐 암스드롱을 달에 보내었으며 달에 발을 디딘 최초의 지구인이 되었다. 실질적인 달 정복의 역사, 아니 우주 탐사의 역사를 구소련을 앞질러 다시 쓰게 한 것은 미국의 우주 탐사의 역사가 한 발 앞서 가는 것을 증명한 샘이다.
처음에는 도토리 키 재기하듯 비치던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 탐사의 역사는 많은 진전을 가져온 기회를 만들게 하였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개인흰 벽지로 도배를 마친 것이다. 또 눈이 오는 가 싶더니 쌓인 눈에 또 눈이 내리니 더러운 것 하나 없는 흰 나라의 향연이라 할 정도로 온 세상천지가 하얗다. 한순간이다. 만일 사람이 이렇게 완벽하게 온 천지를 눈으로 덮으려면 얼마나 힘을 쏟아야 할까? 자못 궁금해진다. 아무리 인간의 노력을 기울이고 능력이 있다 한들 이렇게 완벽하게 온 세상을 흰 눈으로 덮을 수 없다. 많은 구름이 하늘을 나라 다닌다. 오늘은 한 뭉치의 구름이 몰려다니는가 하였더니 온데간데없이 살아지고 온 하늘이 희색으로 물 드려 있다. 설은 많은 생각에 잠긴다. 인간의 능력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인공위성을 발사하고 달에 인간을 보내고 하니 소련이 1959년 세계 최초로 달 탐사선 루나 1호를 발사 성공하였고 이어 1961년 4 월 12일 인류 최초로 우주인 유리 가가린을 배출하여 우주를 탐사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인간의 무한한 힘을 과시하기도 하였다. 뒤질세라 이에 놀란 미국이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닐 암스드롱을 달에 보내었으며 달에 발을 디딘 최초의 지구인이 되었다. 실질적인 달 정복의 역사, 아니 우주 탐사의 역사를 구소련을 앞질러 다시 쓰게 한 것은 미국의 우주 탐사의 역사가 한 발 앞서 가는 것을 증명한 샘이다.
처음에는 도토리 키 재기하듯 비치던 미국과 구소련의 우주 탐사의 역사는 많은 진전을 가져온 기회를 만들게 하였지만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하등 도움이 되지 못하였다. 개인하지마라야 하는 짓을 한 군국주의 일본인 그들이다. 대한민국 분단의 역사 그 원인 제공자는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은 이북 김일성이며 그 집단이다. 그러나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한반도를 집어삼키지 않았다면 그들이 조선을 식민지로 만들지 않았다면 비극의 조국분단은 애초에 부터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소련이 북쪽에서 이 땅으로 내려올 일도 미군이 남쪽에 진주할 일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일본인데도 한국전쟁이 끝나고 세월 흐르고 나니 이제는 엄연한 우리 영토인 독도를 자기 내 영토라고 막말을 하는 철면피들이다. 아닌 이야기로 설혹 예전에 자기 내 영토라고 하더라도 한국동란의 처참한 동족상잔의 아픈 그 역사를 보았다면 또 분단의 역사 앞에 몸부림치는 이웃국가의 아픔을 함께 아파한다면 또 그 이전에는 자기 선조들이 저지른 임진왜란 정유재란 그 살육의 만행을 사죄하는 의미에서도 자기 영토라도 말 못 할 것인데 옛날부터 명백한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지금에 와서는 자기 영토라 우기니 이러한 조무래기 동내 깡패 같은 행동이 어디 있을까?
이 지구상에 있어서는 절대 않니 될 깡패 국가가 아닌가? 심히 의심이 간다.
설은 직수 언니와 함께 오솔길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에 잠긴다. 학교는 자퇴서를 쓰지 않았으니 아직 학생 신분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도 무한정 일 수 없을 것이다. 짬을 내어 담임선생님을 찾아 만나 뵙고 그간의 사정을 말씀드리고 의논을 드려야겠다. 어쩌면 잘 말씀드리면 졸업장은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간 밀린 공납금과 기성회비 정도만 내면 담임선생님께서 선처에 앞장을 서 주실 것이다. 그만한 돈은 앞으로 일을 하면 만들 수 있을 것이니 그리 염려할 일은 아니다. 걸어가면서 직수 언니는 계속 말을 걸어온다.
“여기 참 조체” 라든지
“여기는 어떠니”
“저 나무 참 굵고 우람하다.”주위에 산재해있는 나무나 바위나 돌 풍경에 대한 단문이다 그때마다 보이는 대로 느끼는 대로 답을 한다. 그리고 자기 나름의 생각을 정리한다. 가을 미팅을 함께했고 외삼촌에게 얘기하여 설을 취직시켜준 은주에게 알아봐 달라 부탁했다. 선생님은 앞으로 계속 결석을 하면 출석일 수가 모자라 졸업이 어렵다면서 담임선생님께서 설이 계속 결석을 하는데 어디 큰 병이라도 들었나? 아니면 집에 무슨 일 있나? 어쩐 일이고 통 연락도 없으니 은주 보고 고향에 가 보든지 한 번 알아 바라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설은 옆에 직수 언니와 함께 나무 사이를 걸으면서 온갖 생각에 빠진다. 처음 몇 번을 언니가 계속 묻더니만 설의 대답하는 모습을 보니 진지함도 없고 앞만 바라보고 걸으면서 대답은 건성이며 단 답이다. 무엇을 골똘히 생각하는 눈치다.
그러다 보니 언니도 말을 걸지 않고 많이 생각하라는 듯이 미끄러운 눈길을 땅 만을 보면서 둘은 침묵으로 발길을 옮긴다.
하늘에서는 여전히 눈을 계속 뿌린다. 이제까지 내리지 않았으니 한꺼번에 모든 것을 다 내려 보내려는 듯 쉼 없이 눈은 내린다. 얼어붙은 개울물이 흐르든 곳에도 물은 얼어있고 어름 위에도 눈은 탐스럽게 소복하게 앉아 무엇인가 속삭이듯 얘기를 하는 것 같다. 나 같이 희어져라 깨끗해져라 왜 그렇게 지저분 한야? 더러운가? 너도 희고 나도 모두가 희지 않으냐? 어제까지만 해도 개울 근방에 바위들은 불에 탄 듯 시꺼멓게 볼품없었는데 무엇이 너로 하여금 이렇게 천지개벽하듯 하루아침에 이렇게 희어졌느냐? 깨끗해졌느냐? 잠깐 사이 새까만 구름이 하늘을 덮는가 하였더니 온 세상을 하얗게 변화시키는 모습은 인간의 힘 크다 하나 이러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보잘것없음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다. 한창 하얀 눈이 소리 없이 내릴 때는 눈을 지그시 감고 걸으면 얼굴에도 아니 눈 위도 눈이 잠깐 앉았다 없어진다. 떨어진 것 같기도 하고 녹은 같기도 하다. 손바닥에 물기가 있는 것을 보니 녹은 것 같기도 하다. 온통 천지가 하얗다. 이 풍경은 시가 되고 노래가 되고 정이 된다. 심한 바람이 한 움큼 눈을 쥐고 획 뿌리듯 하면 눈을 뗄 사이도 없이 시는 노래는 저 멀리 도망가고 얼굴을 돌리며 손으로 감싸고 피하기 바쁘다.
인간의 감정 변화란 주위 환경의 영향을 받기 십상이다. 고고한 측 거드름을 피우다가도 하루아침에 변한 환경을 만나다 보면 내 언제 그래서 하며 얼굴 붉히지도 않고 철면피같이 아양을 떠는 변심을 죽 끓듯 보는 인생도 많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은 종이 나부랭이 같은 돈 앞에 아양을 떨며 갖은 철면피 한 짓도 여사로 한다. 어떻게 하든 많이 가지려 한다. 어쩌면 죽으면 하나 쓸모없는 것들을 가지고 말이다. 허긴 내 몸뚱이도 죽고 나면 하등 쓸모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어른 같은 생각을 한다. 골똘한 생각 중에 어디서 왁자지껄 소리가 들린다. 앞을 본다. 조금 떨어진 곳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보인다. 자세히 보니 젊은이도 있고 약간은 세월 보낸 이도 있고 한 무리의 남녀가 (몇 명 여자들이 썩여있다.) 절을 돌아서 나오는지 떠들면서 걸어온다.
멀리서 봐도 사람의 윤곽이 잡힌다. 걸어오는 사람 가운데 훌쩍하니 키 큰사람이 한눈에 들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