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568) ///////
2017년 영남일보 문학상 / 김한규
공복 / 김한규
당신이 하고 있는 무엇
가만히 있게 가만히 두지 않는 시간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나왔네요.
아니면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 왔습니다.
먼지가 부풀며 피에 섞인다
아스팔트가 헤드라이트를 밀어내기 시작하고
한 마디를 끝낸 입술이
냉동고 속에서 굳는다
언 것이 쌓이기 시작하자
흔들리던 빈속이 쏟아져 내린다
무엇을 하기 위해 당신은
약봉지를 잊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찾고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보인다
죽은 나무 위에서 늦은 밥을 먹을 때
문은 닫히는 소리를 낸다
밝아올 것이라는 말을 지워버린
아침에는 감꽃이 떨어지고
눈물을 말리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하고 나면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
끝났습니다.
아니면 이런 말을 들을 수도 있다
연락하겠습니다.
[당선소감]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벗들에게 안부 전한다
마치 나라를 잃어버린 것 같은 참담함에 젖어 있었다.
차라리 떠나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도 없었다.
피하는 것이 능사는 될 수 없고,
그래서 어떻게든 살아남아 저들과 맞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다.
먼 곳으로 가신 어머니가 꿈에 오시곤 했다.
깨고 나면 “제가 잘 살고 있지 못한 거 같아요.
죄송해요”라고 말씀드렸다.
지난 여름, 무지무지한 햇볕과 끝까지 대결했던 노동으로 몸이 자꾸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무엇보다 시를 쓰지 못한 날이어서 더 혹독하게 여겨졌다.
추스르면서 열기가 옅어진 햇살 속에 앉아 있곤 했다.
살고 있는 동네의 천변에는 코스모스가 오랫동안 흔들렸고,
사람들은 억지로라도 힘을 내야 한다는 듯 열심히 걷곤 했다.
역시 참담했던 1980년대의 여러 해를 감옥과 거리를 오가며 살았던 벗들,
그 후에도 어떤 영예나 보상 같은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내고 있는 벗들에게 안부를 전한다.
나도 더 힘을 내겠다는 말과 함께. 또 ‘오랜 시간이었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 전에 부끄러워졌다.
단단해지고 싶다면 더 깨져야 할 것이다.
나보다 더 좌절하면서 견뎌온 아내, 그리고 채영, 승훈에게 다시 쓰겠다고 약속한다.
손을 잡아 일으켜주신 김소연 선생님, 뵈러 가겠습니다. 이기영 시인님, 이제야 갚아드리게 되었네요.
‘진주작가’의 벗들, 계속 버티며 살아남자고요. 이성모 교수님,
다시 한 번 고맙습니다.
정진하겠습니다.
[심사평] 평이한 언어로 생의 뒤틀림을 끄집어내다
본심에 올라온 시의 독후감은 심사위원들에게 마치 한 사람의 시집을 읽는다는 느낌을 주었다.
느낌과 느낌들이 손쉽게 공유되는 이유는 짐작할 수 있지만 참람하다.
문학의 기술과 기교는 독창성이나 변별성보다 더 높은 가치가 결코 아니다.
그나마 네 사람의 가편을 만난 것은 다행이랄 수 있다.
시 ‘삼각형 누드’는
옷걸이와 옷에 대한 천착이다.
“옷을 벗기면 너무 마른 삼각형이 나오”곤 하는 옷걸이라는 상징은
“옷의 속마음을 걸어두”는 곳이다.
그렇다고 ‘옷의 속마음’이 다 걸리는 것은 아니라는 성찰의 안팎에는 옷과 옷걸이의 불화와 화해,
측은함과 격려가 맵씨 있게 걸려 있다.
이후 옷과 옷걸이의 서로를 확장시키면서
“옷걸이의 마음을 닮은 삼각형이/ 옷을 벗으면 내 몸에도 몇 군데는 있다”라는 몸의 윤리학에 도착한다.
가장 아름다운 시를 선택해야 한다면 선자들은 이 시가 아닐까 하고 의견을 모았다.
또 다른 시 ‘답장 사이로’는
서사가 떠받치는 시편이다.
한 계절의 이야기를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 펼쳤다면 그 속의 고통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그러기에 시는 울림이 크고 높다.
시 ‘5분의 꼬리’는
시간의 비극성을 희극에 기대어 혹은 희곡성에 기대어 진술하고 있다.
“약속장소가 5분 먼저 와 있었다./ 내가 늦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5분이라는 시간이 먼저 가 있었다”라는
구절을 본다면 5분이라는 시간은 나를 검색하려는 무의식과 의식의 의도이다.
건조한 5분들은 계속 나를 간섭하고 배반하면서 나를 돌이키게 한다.
독특한 시각이 이채롭다.
당선작인 시 ‘공복’은
“죽은 나무 위에서 늦은 밥을 먹을 때/ 문은 닫히는 소리를 낸다”는
쓸쓸하고 텅 빈 허기라는 감정을 낯설게 묘사한다.
게다가 뒤틀지 않은 평이한 언어로 생의 뒤틀림을 끄집어낸다.
공복이라는 발화는 화자에 의하면 “당신이 하고 있는 무엇”을 “가만히 있게 가만히 두지 않는 시간”이다.
이것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다”와 “이런 말을 할 수도 있다”의 사이에 존재하는 감정의 시작이자 재현이다.
“밝아올 것이라는 말을 지워버린 아침”과 “할 수밖에 없는 것을 하고” 난 뒤의 망설임들 모두 같은 공복감이다.
그러한 공복감은 자신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는 사람들만이 가지는 개량의 감정이다.
또한 그 공복감은 우리 시에서 드문 서정이기도 하고 단순하되 겹을 가진 문장 역시
쉽사리 발견하기 힘든 재능이다.
심사위원들은 최종적으로
‘공복’과 ‘5분의 꼬리’ 사이에서 한참 논의를 해야만 했다.
게다가 이 두 분의 나머지 시편들도 고른 수준을 유지했기에, 결정은 힘들었고 결론은 행복했다.
결국 우리 시의 전망이라는 측면에서 개성이 더 도드라진 ‘공복’을 당선작으로 합의했다.
당선을 축하하며 나머지 세 분의 시적 역량에도 심사위원들이 오래 고민하면서
찬사를 보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심사위원 송재학,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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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낸 사람 Copilot:
"공복"은 김한규 시인의 시입니다.
이 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가만히 있지 않는 시간을 묘사하며,
먼지와 아스팔트, 입술, 냉동고, 빈속, 담배, 죽은 나무, 감꽃, 눈물 등 다양한 상징적인 요소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시의 끝에서는 “끝났습니다” 또는 "연락하겠습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는 시의 주제와 관련하여 각자의 해석을 할 수 있습니다.
김한규 시인은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
시의 상징적 요소들은 어떤 의미일까요?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김한규 시인의 "공복"에서 사용된 상징적 요소들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각 요소는 시의 주제와 감정을 표현하며,
독자는 이를 자유롭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상징적 요소를 살펴보겠습니다:
- 먼지와 아스팔트: 먼지는 삶의 무거움, 고단함, 불완전함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아스팔트는 현실적인 세계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 입술: 입술은 말하지 않는 감정, 억눌린 감정, 소통의 부재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 냉동고: 냉동고는 감정이 얼어붙은 상태, 감정의 억눌림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 빈속: 빈속은 공허함, 무기력, 우울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담배: 담배는 스트레스, 타락, 타락한 선택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 죽은 나무: 죽은 나무는 희망의 부재, 죽음, 끝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감꽃: 감꽃은 변화, 새로운 시작, 아름다움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 눈물: 눈물은 감정의 흐름, 슬픔, 감사함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징들은 시를 통해 감정과 인간의 내면을 깊게 탐구하고 있으며,
독자는 자신만의 해석을 통해 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
시의 주제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Copilot
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공복"은 김한규 시인의 작품으로, 다양한 상징적 요소를 통해 인간의 삶과 감정을 묘사합니다.
이 시의 주제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며, 여러 관점에서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습니다:
- 내면의 공허와 탐색: "먼지가 부풀며 피에 섞인다"와 같은 표현은 내면의 공허와 불안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시인은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깊게 고민하는 시간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 삶의 선택과 고뇌: "가지 말아야 할 곳이 보인다"와 같은 구절은 삶의 선택과 고뇌를 표현합니다. 담배와 같은 상징은 타락한 선택을 나타내며, 문은 닫히는 소리는 결정의 순간을 상징할 수 있습니다.
- 변화와 새로운 시작: "감꽃이 떨어지고 눈물을 말리고"와 같은 표현은 변화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합니다. 감꽃은 아름다움과 희망을 상징하며, 눈물은 감정의 흐름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해석은 독자의 경험과 감정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김한규 시인의 작품은 각자의 내면과 연결되어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