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장소에서 새벽을 응시한다
ㅡ진주ㆍ통영 2박3일 여행중
새소리가 요란하다
다복한 새들이 둥지에서 깨어나서 맑음을 토해내나 보다ㆍ
유난히 짧고 밝은 음들이 섞인 것을 보니 새끼들도 여럿은 있을 듯 짐작된다ㆍ
이곳은 남쪽의 나포리라는 별명을 가진 통영이다ㆍ
왁자한 중앙시장과는 떨어진 산속에 깊숙한 곳에 위치한 ES리조트 ㆍ
두 달전부터 시간을 모아서 여행을 계획해서 온 것이다ㆍ
장남이 몸담고 있는 서울시 연수원으로 올해 새롭게
편입한 지역이라고 신청해 준 덕분이다ㆍ
다정한 아들이 고맙다ㆍ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부터는 남남이려니 생각하고 사는 중인데,
마법 같은 손녀의 탄생은 삶을 환희에 차게 만드니 아들이 효자다.
신이 나서 이 지역을 사전에 조사하고 계획해서 왔다ㆍ
물론 우리나라 여행은 구석구석 틈틈이 다니기 때문에 이곳도 여러 번 왔던 경험이 있어서
중앙시장이며 역사문화터는 비교적 익숙하다ㆍ
산을 좋아하는 지인들과 더불어 샤랑도를 오르기도 했고, 친정의 언니들과 피서를 온적도 있다
모든 여행을 우리가 구심점이 되어 일정. 숙소, 먹거리 등을 계획하고 대부분 경비를 지출했다ㆍ
무엇보다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불편하지 않게 신경쓰느라 제대로 즐기지 못하던 시절이었다ㆍ
특히 친정 식구들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 이끌고 다녔는데, 좋은 소리는 듣지 못했다ㆍ
주는 사람은 늘 주고, 받는 사람은 세월이 가도 형편이 좋아져도 받기만 원한다ㆍ
어쩌다 소홀해지면 원망까지 한다ㆍ
이제는 내려놓고 내가족에게 집중하니 편안하다ㆍ
그럴 나이가 되었다ㆍ
이쪽 저쪽 분주해서 남편과 아들 형제에게 미안했던 시절이었다
이제는 그런 것에서 벗어나 동지와 둘이서 다니니 자유롭다ㆍ번잡합을
경험했기에 훌훌이 다 떨구고 온전히
다니니 홀가분한 자유가 참좋다ㆍ
새벽 6시에 출발해서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실컷 놀면서 왔는데도
진주의 부자마을에 도착하니 9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ㆍ
고속도로가 새롭게 생긴 덕분이다ㆍ
작은 나라에 동서 남북으로 핏줄처럼 연결된 도로는
먼거리 여행을 가능하게 한다ㆍ
삼성의 이병철, 엘지그룹의 구인회, 허씨ㆍ효성의 창업주를 배출한 승산
부자마을, 특별할 것이 없는 흔한 시골 마을의 모양새인데
한나라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기업가가 되었으니 특별한 뭔가가 있을까 싶었다ㆍ
집안 형편이나 부모님의 사랑과 관심, 그리고 좋은 은사님들의 역할도 컸을 것이다ㆍ
지수승산 부자마을을 둘러싼 얕으막한 보양산을 맨발로 걸었는데 대나무가 많았다ㆍ
농사짓느라 바쁜 사람들이 일일이 산길을 돌보지 못해선지 숲길 전체가 야자매트가 깔려있었다 ㆍ
흙을 밟을 수 없음이 안타까웠다ㆍ
산위에서 바라보니 뜰도 편안하고 집들이 옹기종기 사이좋게 자리하고 있었다ㆍ
논에는 5월에 심겨졌을 벼가 뿌리내리고 연두의 환호성을 질렀다
'금계포란형'이란다 ㆍ
닭이 알을 품고 있는 형상ㆍ
그랬다 편안한 어미닭의 마음이 되었다ㆍ
대한민국의 경제를 움직이는 대인들을 배출한 지역이라 거창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편안하다ㆍ
자연스러운 겸손한 지역이다ㆍ
조금 떨어진 곳의 이병철 생가는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많았었는데 이곳은 그냥 집과 나무와
정원이 전부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하다ㆍ
엘지그룹의 분위기처럼 말이다ㆍ
정직한 기업이라 신뢰를 하기 때문에 오로지 Lg폰만 써왔다ㆍ
더이상 만들지 않아서 할 수없이 삼성폰으로 바꿨지만ㆍ
부자마을에는 더이상 아이들이 없어 대기업 총수들이 다니던 초등학교는 도서관.카페,기업쎈타로 바뀌었다ㆍ
독특한 것은 그냥 도서관이 아니라 경제관련 책들로만 구비한 곳이라는 사실이다ㆍ
내가 가장 많이 머문 곳이기도 했다ㆍ
아이들을 위한 책이나 문학관련은 구색으로 2층에 놓여 있었는데,
그런 책조차도 경제를 다룬 내용이라서 하하 웃었다ㆍ
상도나 단편소설들도 배경이 시대의 경제를 다룬 것들이었다ㆍ
그곳의 사서와 한참이나 이야기를 하며 유쾌했다 ㆍ
자부심이 대단했다
학교 운동장가에는 이순신장군 동상,
호랑이 ㆍ사자 등이 아주 오랫동안 서 있었는지 세월의 이끼를 고스란이 몸에 옷처럼 입은 채로
온화한 모습으로 바뀌어져 있었다ㆍ
100년이 넘은 작은 학교는
대단한 일을 한 것이다ㆍ앞으로도 나라를 좌지우지 할 인물이 나올 수도
있는데 이곳에 아기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니 안타까운 마음이다ㆍ
"이런 시골에 경제도서관이 제대로 운용이 될까 싶은데요ㆍ"
" 의외로 많답니다ㆍ진주시에서 오고 학자들도 오시기도 합니다ㆍ"
한여름의 폭염이 무색하게 더운데도
신나게 들길과 산길을 걷고 낯선 문화를 즐겼다ㆍ여행하는 기쁨이다
경남수목원도 들러 맨발걷기도 했다
메타스콰이어가 즐비한 멋진 곳이었다
통영의 왁자한 중앙시장
팔팔 뛰는 생선들, 아낙들의 날랜 솜씨
저녁의 음악회! ㆍㆍ
여행 첫날은 빼곡하게 놀았고
이쁜 숙소에서 코를 골며 잤다ㆍ
내일은 통영에서 놀아야지
박경리 문학관은 원주 문학관과 어떻게 다를까?
태어난 곳과 말년에 그 분이 머물던
곳과의 차이는 무엇일지!
,2024.6 15
진주에서 시작한 여행 첫 날
진주의 지수 승산부자마을. lg. 삼성.
나즈막한 산이 뒤에 있고, 뜰은 넓지도 작지도 않게 펼쳐진 소박하고 정스러운 동네였다.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없어 폐교가 되고, 경제도서관이 있는데, 이색적이었다.
문학이나 아동책도 2층에 비치가 되었는데, 그 책들 조차도 경제가 주제가 된 작품들이었다
흥미로웠다.
한 달전부터 틈틈이 계획해서 만든 여행
산을 한바퀴 맨발로 돌고 부자마을 동네앞을 거닐며 신이났다.
따뜻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나를 춤추게 한다.^^
책장앞에서는 진지해진다.
오!
경제책이라 더욱..^^
경남 산림 박물관도 들렀다. 걷기를 좋아해서 산을 한바퀴 맨발로 돌았는데
돌이 많아서 힘들었다. 이쪽 지역은 토질이 안좋은 편이다. 흙은 없고 돌이 대부분이니..
숲 박물관 앞에서!
우리 둘이 찍힌 사진은 모두 낯선 여행객들의 작품이다.
우리보다 훨씬 더 잘 찍는다.
이곳은 메타스콰이어 가로수가 유난히 많다.
수목원은 더더욱 장관이다
심심해서 한 컷!
저녁에 통영에 들러 수산시장부터!
회를 뜨려다가 두명이 먹기에는 좀 과해서 그냥 회정식을 먹었다.
1인당 25,000 비싸지 않았다.
물회, 성게비빔밥. 생선전까지 나왔는데, 회를 더 먹고 물회나 비빔밥은 안나오는 게 좋을 뻔.
너무 섞이니 맛을 모르겠다.
중앙시장 앞의 거북선
숙소의 수영장. 참 멋지다. 멀리 바다가 손짓한다.
es리조트에서 바라본 남해
바다인지 호수인지 헷갈릴 만큼 섬들이 조롱조롱 많기도 하다
8명이 정원이지만, 대부분은 같은 단체를 중심으로 태워주더라.
눈이 질리지 않는 남해의 바다
예전에 언니들과 왔던 곳인데, 나무와 꽃들은 전혀 다르다.
남쪽의 냄새가 물씬 나는 나무와, 꽃들이 지천이다.
특히 수국과 산수국은 어디를 가든 장관을 이룬다.
청마문학관!
우리 대문에 걸린 시가 이곳에서도 이곳 저곳 걸려 있다.
오오! 깃발
태어나신 곳이 통영이었다. 원주에 문학관이 있어서 그곳인 줄 알았는데..
묘지도 있고, 그녀의 생애와 작품들이 정교하게 배치되어 있었다.
부럽다.
문학을 꿈꾸는 내게...
유고시집까지
우리집에 있는 익숙한 시어들..
약간 흐른 둘쨋 날
아침 이슬이 배어있는 잔디밭을 신발을 신고 걷기에는 아깝지!!
ㅎㅎ
대규모로 만난 여행자들에게 서비스 차원으로 사진을 찰칵찰칵 찍어줬다.
화르르 웃는다.
여행의 또다른 기쁨, 낯선 사람에게 말 걸고, 행동 표현하기!
낮은 것 같지만, 무지무지 더워서 힘듦.
통영앞바다!!
돌아오는 길
마지막으로 들린 다솔사!
시간이 많지 않아서 안타깝다.
만해의 시가 있고, 그의 독립운동의 집결지가 되었던 곳.
절 앞에 산책길
절 뒤에 녹차밭
얕으막한 산을 맨발로 걸었다.
돌이 참 많다.
와불이다.
그리고 적멸보궁의 절이란다.
진신사리탑을 돌았다.
손을 세 번 담갔다다가 시계방향으로 세바퀴!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간절함을...
우리 남편은 뉘를, 무엇을 기원했을까?
꼼꼼하고 진실인 이 남자,
존경한다.
다솔사를 걸어서 내려왔다.
다솔사!
바로 곁에서 고속도로를 탈 수 있었다.
298밀로에 3시간 30분 걸린다.
양호하다.
여수. 순천..이런 곳에서는 5시간였는 걸...
**여행 참 좋았다.
일상에 돌아가서 신나라 살 것이다.
첫댓글 신나게 놀다 왔다.
한동안 일상의 힘이 될 것이고, 언뜻언뜻 사진의 한 컷이 되어 그곳을 떠올릴 것이다.
단짝지기 남편이 참 고맙고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