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 생각 : 수선(修繕)1,2 ! ◈
수선 1(사진)
등산을 다녀온 후 신발을 갈아 신다 잠깐 평상에 놓아 둔 등산 모자를 걸침이 놈이 잘근잘근 씹어 구멍 두 개를 뚫어 놓았다. 아들 신발은 뒤꿈치와 코를, 아내 신발은 완전 분해 수준으로 씹어 놓은 전력이 있는 놈이라 조심한다 하면서도 깜빡했다.
모자도 버리라는 아내의 말에 적당한 수선만 가해지면 오히려 멋진 모자가 될 것이라며 슬쩍 앞에 두었더니, 아내는 양복 밑단과 자투리 천으로 깁고 덧댄 후 단추를 달아 장식하여 정말 멋진 등산 모자로 변신시켰다.
난 요즘 산보다 등산 모자가 맘에 들어 신나게 산을 오른다.
“어디서 그런 모자를 샀소?” 누가 내게 물었다.
“구이면 구이로 1696에서 샀소!” 나는 신나게 말해주었다.
수선 2(사진)
스킨, 로션, 그리고 샘플 화장품 서너 개만 졸졸이 있는 우리 집 화장 방 옷걸이에 몇 주 전부터 검정색 바람막이 잠바 하나가 걸려 있었다. 그것도 메이커인 나0키 상표를 부착하고서...
가만히 들여다보니 배 부분에 담뱃불 구멍처럼 보이는 상처가 두 개나 있었다.
분명 조심성이 덜한 작은놈이 입고 있다가 불씨에 의해 난 구멍일 것이다.
누워서 텔레비전을 보는 아내에게 갑자기 등산 모자 수선을 치하하며, 예술적으로 잠바구멍을 메워보라고 내려놓았다. 아내는 연신 투덜대면서도, 매주 목요일만 하는 애 시청 연속극 “슬기로운 00생활”을 건성건성 보면서까지 구멍 난 바람막이 잠바를 수선하기 시작했다. 연속극이 끝남과 동시에 잠바를 내가 입고 있었다. 그런데 마치 꽃 두 송이가 핀 것처럼 바람막이 잠바에서 향기가 피어오르는 현실...
난 오늘도 95사이즈 바람막이 잠바를 입고 외출을 룰루랄라 나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