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노래를 듣다 / 이성목 시창고
옛날 노래를 듣다 / 이성목
낡은 전축 위에 검은 판을 올려놓는다
전축은 판을 긁어 대며 지나간 시대를 열창하지만
여전히 노래는 슬프고, 잡음은 노래가 끝나도록 거칠다
소란스럽던 시절의 노래라서 그런 것일까
마음과 마음 사이에 먼지가 끼어서 그런 것일까
몇 소절은 그냥 건너뛰기도 한다 훌쩍 뛰어 넘어
두만강 푸른 물이 삼각지 로터리에 궂은 비로 내리고
눈보라치는 흥남부두로 소양강 처녀가 노 저어 가기도 하면서
경계와 경계를, 음절과 음절을, 이념과 이념을
덜컹 뛰어넘는 저 몇 개의 세선들
한때 우리가 그렇게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노래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낡은 전축이 요동을 친다
긁히고 패인 한 시대를 털커덕 털커덕 넘어서며
판을 뒤집자고
이젠 뒤집어 노래하자고
이성목 시인
1962년 경북 선산 출생
제주대학교 법학과 졸업
1996년 <자유문학>으로 등단
1999년 시집 <남자를 주겠다> 모아드림
2005년 시집 <뜨거운 뿌리> 문학의전당
[출처] 옛날 노래를 듣다 / 이성목|작성자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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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노래를 듣다는 향수로 가득한 순간이죠.
이성목 시인의 이 작품은 낡은 전축 위에 검은 판을 올려놓는 장면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노래와 소음의 대립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노래가 끝나기도 전에 낡은 전축이 요동을 치는 장면은 시대와 감정의 흐름을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어요.
마음과 마음 사이에 먼지가 끼어서 그런 것일까,
그리고 몇 소절은 그냥 건너뛰기도 한다는 부분은 노래 속에서의 감정과 추억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런 작품은 우리에게 과거의 감정과 순간들을 회상하게 해주죠.
노래를 불러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