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으로 돌아갑시다 (2583) ///////
2015년 영주신춘문예 / 김태운, 최연수
칠색조七色鳥 / 김태운
빈첩의 조짐이라 했다
미실과 제6대 풍월주 세종
둘 사이의 종자라는데
한 뿌리에서 자라 잘 뻗친 나뭇가지인 셈
이 새가 처음 이 세상으로 다가왔을 땐
그 이름이 하찮으면서도 아주 도도했다
어느 돌섬으로 비친
이도 저도 다 아우르는 소리의
며칠 지나자 그의 이름이 오선지로 오르내리기 시작했다
‘도’에서 ‘레’로 ‘미’로 차분히 오르는가 싶더니
감흥에 따라 윗줄 ‘파, 솔’로
붕 뜨거나 아래 빈칸 ‘시, 라’로
착 가라 앉는 날이면
대충 겉치레만 헤아렸다
속내의 리듬을 짐작할 수 없었다
한 두 음을 건너뛰는 건 기본
날마다 악보를 따라 날뛰며 오선지 위아래는 물론이요
산새들 음역을 짓밟은 채 덧칠하며 색칠하고 있으니
하루가 다르게 치장한 제 이름 속으로 비친 색색 거동
수상한 저 새!
구색을 갖춘 봉황이라면 좋으련만
애간장을 녹이는 저 본색이 이도저도 아니라면 더욱이
그냥 보통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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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칠색조"는 김태운의 시에서 나오는 표현입니다.
이 새는 빈첩의 조짐이라고 묘사되며, 미실과 제6대 풍월주 세종 사이의 종자로 비유됩니다.
처음 세상으로 나왔을 때 그 이름은 하찮지만 도도한 존재였다고 합니다12.
이 새는 한 뿌리에서 자라 잘 뻗친 나뭇가지처럼 생각할 수 있겠네요. 🐦
[당선소감]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다시 고치고...
그럼에도 끝내 완성 되지 않은 글들이 나의 시였다.
시가 곧, 아직 끝나지 않은 삶이어서 그렇겠거니 막연한 생각들뿐이었다.
늦게 시작한 것, 시험공부마냥 시간이 없다싶어 빨리 따라잡아야겠다싶어 씨부렁거리며
서두르던 것, 다작 다작하던 글들이 모두 초고인 상태다 싶었다.
다듬으면 다듬을수록 어설픈 흠결이 내비치던,
몽당연필로 뒤죽박죽 갈겨버린 것 같은 내 글에서
또 다시 고치고 싶어 안달난 내 글에서
축하한다는 메아리로 귀청이 울렸다.
올해는 어찌어찌 운수의 행보가 운율로 메아리치나싶다
주름진 감정으로 파장이 일고 심장이 고장 난 것처럼
한동안 안절부절한 설렘으로 부둥키더니
잠시 나이마저 잃는 듯했다.
우연히 인연을 맺은 [시마을]이라는 사이버공간을 접하면서부터 시를 접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이 곧 나의 스승이며 동료이며 내가 아는 시인들 대부분이다.
고향선배 시인이신 강경우 선생님과의 첫 인연이 여기서부터,
가끔씩 꼭꼭 꼬집어주시는 시마을동인 최정신 시인님,
시마을 운영위원장이시며 갑장인 김선근 시인님,
그 외에 김부회 시인님, 작소 시인님과의 만남과
동료로 공부하다 먼저 등단하신 이진환 시인님,
그리고 지난해 시마을문학상에 빛나는 향호 시인님,
그 외에 지금은 원로이신 한기팔 시인님 등 많이 계시지만
지면상 또는 이런저런 이유 등으로 생략하게 됨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일일이 거명하지 못한 분들 모두가 값진 인연들이다.
끝으로, 오늘의 영광에 기회를 주신 영주일보사와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울러 우리 시문학의 발전에 한 몫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더불어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큰솔, 대영에게
이래저래 걱정꾸러미만 잔뜩 안겨준 것 같아
이 기회를 빌어 미안한 마음 전한다.
재봉골목 / 최연수
시접 좁은 집들이 답답한 그림자를 벗어놓은 골목
봄볕이 은밀한 속살까지 훔쳐보자
눈치 빠른 꽃다지가 보도블록 틈으로
한 뼘 여유분을 풀어놓는다
걸음들이 서둘러 시침과 박음질을 오가고
안경 쓴 민들레가 골목입구부터 노란 단추를 채운다
꼬박 달려온 노루발이 숨을 고르는
지퍼 풀린 시간
바짝 죄던 마감이 커피를 뽑아 내리면
잠시 농담 속을 서성이는 슬리퍼들이 붉은 입술을 찍는다
고단한 품이 넘쳐 돌려막기에 바쁜 카드들
골목이 느릿느릿 바람 쐬러 나가면
쪽창을 열어젖힌 채 갖가지 공정에 바쁜 꽃밭,
마감에 채 눈꼽을 떼지 못한 꽃도 있다
뒤집은 오후에 납기일을 접어 넣고 체불을 오버로크해도
자꾸만 뜯어지는 생의 밑단들
한 톨 한 톨 땀방울을 꿰면
낡은 목장갑처럼 올 풀린 하루도 말끔해질까
손이 입을 먹여 살리는 골목
날짜는 지문 닳은 둥근 거울 속에서 풀리고
한겨울 맥문동처럼 쳐져있던 사람들 다시,
하청으로 일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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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용
보낸 사람 Copilot:
“시접 좁은 집들이 답답한 그림자를 벗어놓은 골목. 봄볕이 은밀한 속살까지 훔쳐보자.
눈치 빠른 꽃다지가 보도 블록 틈으로 한 뼘 여유분을 풀어놓는다.”
이 시는 골목의 일상적인 장면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네요.
꽃다지의 작은 행동이 골목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
[당선소감]
詩가 곁이 된지 오래입니다.
껴안고 쓰다듬어 키웠지만 늘 이름 하나 붙여주지 못했습니다.
유산流産된 생각들은 어디론가 구름처럼 흘러갔습니다.
수없이 만났던 좌절, 제게 주어진 무게를 습작이란 이름으로 위로했습니다.
문턱에서 다음을 기약하며 돌아서야만 했습니다.
끝이 없는 터널에서 다짐으로 출구를 향해 걸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쁘고 감사한 시간입니다.
이제 이름 하나 붙여 세상으로 보냅니다.
기도로 힘을 주신 마경덕 선생님, 숨 가쁜 길에서 손을 맞잡아준 문우님들 고맙습니다.
심지에 불을 붙여주신 심사위원님과 귀한 자리를 마련해준 영주일보에 감사드립니다.
긴 시간 믿고 기다려준 가족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다시,
겸손하고 치열하게 시의 길을 가겠습니다.
[심사평] 모더니즘과 서정의 스밈으로 만들어가는 시의 맛
올해도 영주신춘문예에 응모한 작품들의 응모자들은 다양했다.
삐뚤빼뚤 쓴 손글씨 원고를 비롯해 잡지의 편집을 보는 듯한 프로다운 편집이라든지,
제주에서 공모를 함에도 불구하고 전국 각지에서 보내온 원고들뿐만 아니라,
국제우편으로 보내온 원고까지 각양각색이었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의 눈길을 끌 만한 작품은 확연히 구분되었다.
아직 기초훈련이 덜 된 응모자들은 막무가내 원고를 보내기보다는 기본에 충실할 것을 권하고 싶다.
우선 심사위원들은 현대시의 흐름을 반영하되,
그 중 새로운 감각을 지니되 완성도가 뛰어난 작품을 가려내기로 하였다.
그렇게 해서 본심에 부쳐진 작품으로는
임지나, 엄정숙, 오경(오미현), 송복련, 최연수, 김태운 씨의 작품들이었다.
각각 일장일단이 있는 작품이면서도 오랜 세월 습작의 이력을 찾아볼 수 있는
작품들이라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약점이 적은 작품을 고르기로 합의하였다.
엄정숙의 시들에서는
세 편 모두 산문시 형식인 듯한데, 평이한 언어로도 개성을 살린 시편을 만들어냈다는 장점은 있으나,
컴퓨터 사용의 미숙일지는 모르지만,
행갈이의 불완전함과 맞춤법이 틀린 부분들이 제일 먼저 눈에 거슬렸다.
엄정숙과 오경의 시들은
공통적으로 독특한 상상력을 구사하여 맛깔스런 시들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상의 초점을 흐리게 하는 산문적 어법이 아쉬웠다.
송복련의 시들은
응모한 네 편 중 산문시 형식이 아니어도 좋을 작품들이 산문시로 씌어
형식과 내용의 필연성을 다시 생각하게 하였다.
뿐만 아니라, 가슴이 아닌 머리로 쓴 시라는 느낌으로,
흔히 모더니즘시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정서의 휘발이 아쉬웠다.
김태운의 시들은
그리 도드라지는 표현이 없으면서도 읽고 나면 뒷입맛이 달짝지근해지는 느낌이 있는 시였다.
최연수의 시들은
앞에서 지적한 시들의 단점을 거의 지니지 않고 있어 맛깔스런 느낌을 주는 시들이었다.
현실을 바탕으로 하되 현실에 치우치지 않고,
상상력의 유희를 즐길 줄 알면서도 시적 이미지가 난삽하거나 산만하지 않은 장점이 있었다.
최종적으로 남은 작품으로는
김태운과 최연수 두 사람의 작품이 남아, 심사위원들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였다.
그러다가 결국 어느 한 사람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쉽다는 의견에 이르러,
공동 수상자로 결정하였다.
신춘문예에 공동 수상이 마땅한 일일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쪽을 선택하고 다른 쪽을 제외하는 것은 너무 큰 아쉬움이었기 때문이다.
낙선한 분들에게는 격려를,
당선하신 수상자들에게는 큰 박수로 우리 시단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심사위원 : 김영남(시인) 변종태(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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