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매년 전시회때 꼭 출품하는 작품중에는 맹금류에
속하는 새 그림이 꼭 있습니다. 그동안 밤의 제왕이라
불리는 (수리부엉이)를 그려서 전시회장을 찾아오는
꼬맹이손님(동료 화백님들의 손자.손녀)들의 호평을
받아왔었는데, 이번에는 독수리를 그리고 싶었습니다
모든 조류의 제왕답게, 우선 그 크기도 1~1.5m 정도
로 어마무시 한데다가, 하늘을 날때면 펼쳐진 날개의
길이가 무려 3m에 이를 정도라고 하니 거저 입이 딱
벌어질 수 밖에요.
이 독수리도 검독수리,참수리,대머리수리,흰머리수리
등 다양하지만,멀리 시베리아나 몽골지역에서 겨울철
이면 파주,철원,연천 지역으로 날아와서 월동을 하는
검독수리가 제게는 제일 멋있게 보였습니다.
이따금씩 이지역 사람들은 무리지어서 멋지게 창공을
활공하는 독수리 무리들을 볼 수가 있답니다.
천리안을 가진 예리한 눈, 하늘을 덮고도 남을것 같은
거대한 날개, 그리고 한번 움켜쥐면 사람도 꼼짝 못할
것같은 날카로운 갈고리 발톱,그리고 상승 기류를타고
멋지게 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은 과연 모든 날짐승의
제왕으로 손색이 없지요.
이 멋진 독수리를 어떻게 그려야 잘 그릴수 있을까요?
우선, 독수리의 비상하는 모습을 돋보이게하기 위해서
세로를 10cm정도 잘라내서, 그림을 그릴 종이의 가로
비율을 많이 높혔습니다.
암갈색의 펼쳐진 날개와 하늘을 나는 동세에 집중하고
특히 먹이를 향한 예리한 눈의 방향과 먹이를 곧 움켜
질려고하는 발톱의 모양에 신경써서 그렸습니다.
그리고, 배경이 되는 하늘은 조금 촛점을 흐리게하여
그림을보는 사람의 시선을 독수리에 모으려고 했지요.
근대요, 독수리가 너무 짙어져 버렸고, 조급한 마음에
거대한 날개부분이 조금 얇아져 빈약한 독수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크기나 멋진 활공능력에 비해서 민첩성이 떨어지다
보니, 주로 병약한 동물이나 죽은 사체에 의존할 수
밖에없고 이따금 체급이 비교도 되지않는 까마귀나
까치 나부랭이와 먹이다툼을 벌이는 모습은 조금은
않스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래도, 멋진 모습으로 더없이 높고 푸른 창공을 우아
하게 비상하면서 좁쌀만한 인간 세상을 내려다보는
독수리의 기상을 닮고 싶었고, "우와 독수리다" 하는
꼬맹이 손님들의 환호성을 듣고 싶었습니다.
( 610×355mm , 아르쉬황목 , 수채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