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도 한쪽으로 눕는다 / 박남준 시창고
나무들도 한쪽으로 눕는다 / 박남준
대관령에 이르러 눈을 뜬다 높은 곳에 이른 귀 고막의 외마디 소리 때문이다 그래, 가벼운것들이 위를 향하지 문득 몸무게를 떠올려 본다 왜 지나온 나이들은 무거워지는 것일까 능선에 가까울수록 나무들은 한쪽으로만 몸이 기울었다 수평을 잡지 못하는 저들의 마음도 바다쪽으로 향하는가 순간 나무들의 비명이 가파르다
그래 넋이 나간 게야 한쪽으로만 쓰러진 마음이 고개를 끄덕인다 나는 과연 동해로 가는가 아름다운 것들은 스스로 대칭을 이룬다지만 대칭의 건너편에 늘 멀리 있는 사람이 있다
안개속을 헤매인다 안개속에서는 모든 풍경이 먼 휘파람처럼 손짓한
다 꼭 그만큼의 거리가 여기까지 날 내몰은 것이다 수평은 아득하다 넘어갈 수 없는 선이 수평선을 이룬다 결국 저 숨가쁘게 달려온 철길처럼 나는 끝내 바다에 이르지 못할 것이다
박남준 시인
1957년 전남 법성포 출생. 1984년 시 전문지 <시인>을 통해 작품 활동 시작.
시집으로 <세상의 길가에 나무가 되어> <풀여치의 노래>
<그 숲에 새를 묻지 못한 사람이 있다>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 <적막>등
[출처] 나무들도 한쪽으로 눕는다 / 박남준 |작성자 마경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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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대관령의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높은 곳에서 느끼는 고요함과 나무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을 통해 인생의 무게와 균형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은 마치 인생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한쪽으로 쓰러지는 우리의 모습을 상징하는 듯합니다.
이 시의 배경은 대관령의 자연 풍경과 시인의 내면적 성찰이 결합된 것으로 보입니다.
시인은 자연 속에서 자신의 삶과 감정을 투영하며,
인생의 무게와 균형을 고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