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창작강의 - (496) 시 합평의 실제 5 - ⑬ 박영애의 ‘핸드폰’/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
시 합평의 실제 5
Daum카페/ 핸드폰 중독 자가진단
⑬ 박영애의 ‘핸드폰’
<원작>
핸드폰/ 박영애
침대 왼쪽으로 돌아누워
살며시 어루만지니 화색이 돈다
톡톡,
금세 뜨거워지는 손과
따로 노는 희미한 눈꺼풀
안 돼요 안 돼요
애만 태우다 놓치는
이불 속 절정
툭,
<합평작>
핸드폰/ 박영애
왼쪽으로 돌아누워
살며시 어루만지니 화색이 돈다
톡톡,
손은 금세 뜨거워지는데
따로 걸어가는 희미한 눈꺼풀
안 돼요 안 돼요
애만 태우다 놓쳐버리는 절정
툭,
<시작노트>
잠들기 전에 들여다보다가
눈치 보여 이불 속에서 들여다보다가
잠이 오면 핸드폰을 얼굴에 떨어뜨리지요.
웃음이 나오고 부끄럽기도 하여
얼른 수습하는 나와 핸드폰 간의
절정을 표현했답니다.
<합평노트>
애들만 핸드폰을 들고 사는 줄 알았더니 요즘은 어른들도 문제가 많군요.
핸드폰을 사랑하다 보면 옆자리 지킴이의 눈치가 보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요.
잠자리에서까지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핸드폰과 사랑으로 표현해낸 발상은 아주 신선합니다.
제1연에서
“침대”라는 어휘는 삭제합니다.
삭제하고 읽어보면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을 인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3연은
원작을 살짝 바꿔 “손은 금세 뜨거워지는데/ 따로 걸어가는 희미한 눈꺼풀”이라는 구절로 형상화합니다.
제4연의 “애만 태우다 놓치는/ 이불 속 절정”은 “애만 태우다 놓쳐버리는 절정”이라는 표현으로 수정합니다.
합평작을 소리내어 읽어보세요.
아주 간결하고 아름다운 시가 탄생했습니다.
< ‘안현심의 시창작 강의노트(안현심, 도서출판 지혜, 2021)’에서 옮겨 적음. (2023.12.11. 화룡이) >
[출처] 시창작강의 - (496) 시 합평의 실제 5 - ⑬ 박영애의 ‘핸드폰’/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 안현심|작성자 화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