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느질 수다, 천승희, 궁리.
* 정말 신기하게도 아기가 자라면서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둘째를 낳고 나서 전쟁 같은 두 해를 보내고 나니 거짓말처럼 조용한 시간이 생겼습니다. 출판사에서 일을 받아다가 집에서 책 편집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 일을 하는게 만만치 않았지만 차차 적응해갔습니다. 한 몇 주 바빴다가 다시 몇 주 한가하고 또 며칠 바쁘고 했습니다. 일을 다 해서 출판사에 갖다주고 나면 저는 바느질할 생각에 들뜨곤 했어요. 아이들이 자는 방 한구석에서라도 오롯이 저 혼자 천천히 숨쉬며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이 꼭 필요했습니다.(나의 바느질 수다, '시침질, 전체를 그리는 시작' 중에서)
=>이제 까마득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이 글을 읽으면서 아이가 태어났을 때 아내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는 추억의 한자락으로 여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그 시절 혼자 아이를 돌보는 일은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저자 역시 아이를 키우던 어려운 시절을 좋아하는 바느질을 하면서 이겨냈다고 담담하게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취미를 즐길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