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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제목은 늘어난 노후의 시간을 뜻하는 '잉여시간(extra time)'이다. 원제목이나 번역서에 새로 붙인 제목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평균 수명이 늘어난 만큼 노후의 '잉여시간'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담고 있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한 10가지 조언'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이, 저자는 모두 10가지의 사항을 통해서 노후에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들의 결혼을 회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그에 따라 출산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진단되고 있다. 하지만 사회구조의 측면에서는 50대 후반 혹은 60대 전반에는 산업 일선에서 은퇴를 해야만 하는 조건이 유지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노후의 '잉여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을 인지하면서 은퇴시점을 늦추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그것은 취업율이 갈수록 떨어지는 젊은 세대들의 격렬한 반대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자칫 새로운 정책은 세대 간의 갈등으로 비화될 위험성이 있음을 깊이 고민해야만 하는 이유라고 하겠다. 하지만 '나이가 우리를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프롤로그에 해당하는 '시작하며'의 글에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의료기술의 발달과 개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과거와는 다르게 인간의 수명이 크게 늘어났고, 앞으로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남은 '잉여시간'을 생산적이고 건강하게 보내는 것이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단언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나이를 먹었지만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가는 '젊은-노인'이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음에도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늙은-노인'이 있다고 전제한다. 결국 저자는 나이를 먹었지만 '젊은-노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라 이해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이에 대한 우리의 편견을 극복하고, 각자 '잉여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다양한 조사와 사례들을 통해서 고령화가 진행되는 현실을 진단하고, 여기에 대처하며 살아갈 방법에 대해서 차분하게 진단하며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신체적 나이에 얽매이지 말고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의욕과 방법을 찾아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신체적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각자에게 주어진 '잉여시간'을 건강하고 '젊은-노인'으로 살기 위한 저자의 조언은 모두 10가지이다. 물론 그 10가지의 내용이 모두 조언만이 아니라, 지금의 인구분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상황도 노령의 인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면밀한 검토로 시작한다. 1장의 '인구가 힘의 균형을 이룬다'라는 제목을 통해서, 바로 이러한 현상에 대한 진단을 제시하고 있다. 나아가 '당신은 생각보다 더 젊다'라는 2장에서는, 은퇴 이후에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여건임을 상기시키고 있다. 실제로 자신의 신체적 연령에 0.8을 곱하는 것이 과거의 사회적 연령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저자는 그래서 '젊은-노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그러한 생활 습관에 익숙해지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한 습관을 만들기 위해 '바로 시작하라'(3장)고 단언한다.
비록 직장에서는 나이에 밀려 은퇴를 하게 되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본업을 포기하지 마라'(4장)는 조언이 이어진다. 이러한 조언들에는 저자가 검토한 다양한 사례들이 제시되기도 하고, 때로는 여러 곳에서 실시되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에 대한 상세한 설명도 뒤따르고 있다. 비록 신체적 연령은 바꿀 수 없더라도, 각자 자신의 '정신 연령을 연장하라'(5장)는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해서 소개하기도 한다. 이 부분에서는 특히 활발한 정신활동을 통해서 노령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뇌세포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다. '유전자, 불멸을 위한 골드 러시'라는 제목의 6장에서는 유전학을 이용한 생명연장 사례들이 제시되기도 하지만, 그것은 경제력이 있는 소수의 특권층에게만 희망적일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저자가 생각한 대안은 바로 '모두에게 이웃이 필요하다'는 7장의 내용으로, 전통적 가족제도도 중요하지만 이와 함께 새로운 이웃 공동체를 형성함으로써 노후의 시간을 활기차게 보낼 수 있음을 예증하고 있다. 이러한 생활은 결국 '건강은 마음 씀에서 온다'(8장)는 조언이나, '목적 있는 삶이 중요하다'(9장)는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도 세대갈등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적되고 있는 연금제도는 노령 인구가 늘어날수록 후속세대에게는 혜택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문제를 야기하게 된다. 따라서 아제 과거와는 다른 노령 인구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새로운 사회계약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마지막으로 제시된다.
물론 '새로운 사회계약'에는 기성세대는 물론 후속세대의 동의와 공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저자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게 닥칠 현실에 입각해서 이러한 진단을 내리고 있지만, 지극히 타당한 결론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은 우리 사회의 새로운 세대갈등 요인으로 부상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만 한다. 당장 취업난이 극심한 젊은 세대들에게 이러한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기성세대의 '이기적'인 주장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는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해결할 방안에 대한 탐색과 제도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일종의 세대론이라고 할 수 있는 '노후의 생활'과 이에 대한 제도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위가 아닌, 정밀한 검토와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전제되어야만 한다고 생각된다.(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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