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23일 동녘교회 주일예배 - YouTube
한 번에 한사람씩 / 마더 테레사 마태복음 4장 23절
난 결코 대중을 구원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 번에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아 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난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는다면
난 4만 2천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마더테레사 수녀님은 인도 캘커다라는 빈민지역에서 한센병 결핵 에이즈 환자를 위한 요양원, 극빈자와 고아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와 상담소, 학교를 세워 그들을 교육하고 임종하는 자들을 위한 집을 세워 죽음조차도 불평등한 세상에서 임종하는 자들의 위한 인권을 지켜주셨던 분이십니다.
그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처음부터 가난한 자들을 위한 집을 짓고 급식소 상담소 요양원을 운영할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단지 자신 앞에 있는 한 사람 한사람에게 충실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는 것 뿐이라는 겁니다.
청량리의 다일공동체는 지금은 세계 곳곳에 다일 밥퍼공동체가 세워지고 천사병원이 만들어져 많은 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매우 작은 것이었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유학을 준비하고 계시던 최일도 목사가 춘천에 바람쐬러 갈 요량으로 청량리 역으로 갔는데 아침에 어떤 할아버지 한분이 역근처에 쓰러져계셨던 거지요. 누군가 도와주겠지 싶어 그냥 지나쳐 춘천을 다녀왔는데 저녁무렵에 다시 돌아오는 길에 보니 그 할아버지가 그 장소에 똑같이 엎어져 계시더라는 겁니다. 그날 아마도 설렁탕을 사드렸었나봐요. 설렁탕을 사드리면서 이렇게 밥을 굶는 분들이 계시면 내일 또 모시고 오라고 했더니 6-7분을 모시고 오시더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거 설렁탕으로는 안되겠다 싶어서 청량리 역에서 라면을 끓이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애시당초 천사병원을 만들고 다일공동체를 만들고 그럴 요양으로 이 일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원래는 유학을 염두해두면서 공부를 준비하고 계셨는데 그 청량리역에서 그 한사람을 지나치지 못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 한사람 그 사람이 처한 현실에 점점 깊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결국은 길이 이쪽으로 열리된 것이라는 거죠.
지난주에 칼럼 하나를 읽게 되었습니다. 어느 성공한 한 여성 CEO에 대한 글입니다. 글로벌 미디어기업 컨설턴트에 대표까지 지낸 어떤 여인(전 허스트중앙 대표 김소영)이 어느날 회사를 그만둡니다. 시작은 자식 때문이었지만 그러면서 병원에 누워계신 아버님을 위해 책을 읽어드리기 시작합니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부터는 녹음화일을 만들어 보내드렸고 그것은 지금까지 이어져오게 되었고 그가 일을 하지 않으면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했던 그 분이 책을 통해 어머님을 이해하고 아버님의 인생을 들여다보기 시작하면서 삶을 이해하고 자기를 이해하고 가장 기초단위인 가족을 이해하면서 존재의 뿌리를 이해하게 됐다고 말합니다. 매일 있어 왔던 흔한 관계지만 그 관계가 깊어지면서 삶이 깊어지고 사람에 대한 사랑에 대한 인생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인생의 가장 큰 숙제였던 <나는 누구인가?> 그것을 위해 수없이 많은 일에 대한 욕심이 있었고 그것을 위해 수없이 많은 일에 파묻혀 나돌았는데 어느날 깊은 관계안에서 인생의 모든 숙제들이 풀리더라는 겁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질병과 아픔을 돌보셨다고 나오지만 우리가 성서를 통해 알 수 있는 진실 하나는 예수님께서는 병자든 죄인이든, 여자든, 어린아이든 한사람 한사람에 최선을 다하셨을 뿐입니다. 기후 위기로 세계가 난리입니다. 지구평균온도 최고치 경신으로 연일 언론은 대서특필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한쪽은 국지성 폭우로 한쪽은 가뭄으로 한주간 사망자가 1만명이 연일 넘고 있습니다. 거대담론이 필요한 때이지만 일상의 작은 것 하나하나에 심신을 담을 때입니다.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작은 일상(자연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을 변화시켜나가는 힘에서 시작될 뿐입니다. 오늘은 지속가능한 여행입니다. 그 어느 것이든 진정성을 담지 못하면 하나의 행사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지만 태도와 삶을 변화시키는 힘을 담아내면 세상을 변화시켜가는 정신입니다.